[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조현화랑은 멕시코 출신의 현대미술 작가 보스코 소디(Bosco Sodi)의 개인전 <Dusks>를 2025년 1월 31일까지 조현화랑_서울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년 가을 조현화랑_달맞이에서 열린 <Dawns>에 이은 연속 전시로, <Dawns>에서 연보라빛 단색화와 황금색 화산암 조각, 대형 자루 작업의 강렬한 대비로 새벽녁의 빛, 에너지, 움직임을 은유하였다면, <Dusks>는 회색과 검정 부조 회화가 빚어내는 고요함, 사색, 침묵을 통해 내면을 성찰하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가을에 시작되어 겨울로 이어지는 두 전시는 낮과 밤이라는 주제로 연결되어 있으며, 짧은 삶과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감각을 일깨운다.

[Johyun Gallery] He Art Museum Installation View_ⓒ He Art Museum_Bosco Sodi_3
[Johyun Gallery] He Art Museum Installation View_ⓒ He Art Museum_Bosco Sodi_3

마치 대지의 일부를 떼어온듯한 독특한 질감의 부조 회화와 조각 작품은 보스코 소디가 작업 과정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우연성과 통제 불가능한 요소들로 이루어진다. 톱밥, 점토, 흙, 아교 등 가공되지 않은 천연 재료들을 수집하여, 무의식적이고 본능적인 표현을 통해 미니멀하고 단순한 작업을 완성하는데, 특히 각 재료의 결점과 특성이 작품을 독특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 이는 자연 속 시간의 흐름, 불완전함이 담긴 작품이 우주와 인간, 그리고 세상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Johyun Gallery] He Art Museum Installation View_ⓒ He Art Museum_Bosco Sodi_2
[Johyun Gallery] He Art Museum Installation View_ⓒ He Art Museum_Bosco Sodi_2

회화, 점토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진화해온 그의 작품은 선형적이라기보다 재료와 과정 속에서의 지속적인 탐구의 결과물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며 변화하는 과정은 그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소디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작품 역시 시간과 함께 변하며 그 과정에서 더욱 아름다워진다”라며, “작품이 점차 작가의 손을 벗어나 관객의 해석을 통해 각기 다른 의미로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Johyun Gallery] He Art Museum Installation View_ⓒ He Art Museum_Bosco Sodi_5
[Johyun Gallery] He Art Museum Installation View_ⓒ He Art Museum_Bosco Sodi_5

현재 소디는 중국 He Art Museum에서 2024년 11월 10일부터 2025년 2월 28일까지 대규모 개인전을 진행 중이다. 또한, 보스코 소디의 신작 초록색 패널 연작이 멕시코시티 아틀람파 지역에 위치한 사비노 336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는 2월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일년간 진행된다. 2023년에 설립된 사비노 336은 푼다시온 카사 와비(Fundación Casa Wabi)의 비영리 전시 공간으로 건축가 알베르토 칼라치가 설계한 이 공간은 갤러리와 옥상 테라스를 포함하며, 보스코 소디 스튜디오와 함께 운영되고 있다.

[Johyun Gallery] He Art Museum Installation View_ⓒHe Art Museum_Bosco Sodi_6
[Johyun Gallery] He Art Museum Installation View_ⓒHe Art Museum_Bosco Sodi_6

미국을 중심으로 멕시코, 독일, 일본 등 세계를 무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보스코 소디 (1970년, 멕시코시티)는 풍부한 질감과 선명한 색상을 지닌 거친 표면의 부조회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형식과 매체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다. 그는 캔버스를 지면에 수평으로 놓고 그 위에 안료, 톱밥, 목재 펄프, 천연 섬유질과 아교의 혼합물을 오랜 시간에 걸쳐 흩뿌리고 두껍게 쌓아 올린 후, 작업이 굳도록 내버려둔다. 보스코 소디가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은 하나의 퍼포먼스이다. 때로는 몇 달간 방치되기도 하는 이 시간 동안 작품의 표면에는 작가의 행위가 고스란히 드러나며 단층의 선을 따라 움직이고 멈춘다. 물질이 건조되면서 표면에 첫 갈라짐이 나타나는 순간 작업을  중단한다. 그의  작품은  일본의  이시카와현립미술관, 미국 매사추세츠의 하버드 박물관, 벨기에  앤트워프 현대미술관, 네덜란드 바세나르의 보르린던 박물관, 그리고 호주 멜버른의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등 다양한 공공 및 사립 컬렉션에 포함되어 있다.

[Johyun Gallery] Sabino 336, Process Images_ⓒ Studio Bosco Sodi_1
[Johyun Gallery] Sabino 336, Process Images_ⓒ Studio Bosco Sodi_1

Q: 조현 갤러리의 ‘Dawns’ 전시는 보라색 단색화와 황금색 조각을 통해 강렬한 에너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열린 ‘Dusks’ 전시는 검정과 황금의 대비가 돋보이는데요, 이 시리즈와 색상이 지닌 의미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Johyun Gallery] Sabino 336, Process Images_ⓒ Studio Bosco Sodi_3
[Johyun Gallery] Sabino 336, Process Images_ⓒ Studio Bosco Sodi_3

A: ’Dawns’ 전시는 빛, 에너지, 움직임을 주제로 삶의 아름다움을 표현합니다. 반면 ‘Dusks’ 전시는 고요함, 사색, 침묵, 내면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저에게 검정은 명상의 침묵을 상징하는 색입니다. 회색과 검정으로 표현된 이 작품들은 회화라기보다는 오브제에 가깝습니다. 두 전시는 낮과 밤이라는 주제로 연결되어 있으며, 삶의 일부로서 서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는 짧은 삶을 경험하고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감각을 일깨워줍니다.

[Johyun Gallery_Seoul] Bosco Sodi Installation View_1
[Johyun Gallery_Seoul] Bosco Sodi Installation View_1

Q: 유기적인 재료와 미니멀리즘 스타일을 사용하여 시간과 우연성을 강조하는 작품을 작업하고 계십니다. 작업에 대해, 그리고 작업 과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Johyun Gallery_Seoul] Bosco Sodi Installation View_2
[Johyun Gallery_Seoul] Bosco Sodi Installation View_2

A: 제 작품은 전적으로 과정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것은 재료와 그 과정의 탐구입니다. 저는 의도적으로 멕시코 전통을 반영하려고 하진 않지만, 멕시코와 그 전통이 저의 피와 영혼에 스며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영향은 무의식적이기에 설명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우연이나 통제 불가능한 요소를 통해 독특한 결과를 만들어 내며, 의식적인 것보다는 무의식적인 표현을 통해 미니멀하고 단순한 작품이 완성됩니다. 제 작업의 진화는 유기적이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무의식적 작업 과정은 그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라, 저도 끝난 후에는 기억하지 못할 때가 많고 본능에 의해 진행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 작품이 시간이 흐르며 변화하는 과정은 저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Johyun Gallery_Seoul] Bosco Sodi Installation View_3
[Johyun Gallery_Seoul] Bosco Sodi Installation View_3

Q: 무의식적인 요소나 예기치 않은 요소들이 어떻게 작용하길 바라시나요?

A:  우리는 인간으로서 짧은 시간을 여기서 살고 있으며,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저는 작품이 변화할수록 더 아름다워진다고 믿습니다. 결국 작품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지점에 이르게 되죠. 각 재료는 고유의 결점과 특성을 지니고 있어 작품을 독특하게 만듭니다. 저는 통제의 불가능성, 시간의 흐름, 그리고 불완전함을 이야기하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예술은 자연과 삶의 근본적인 요소를 드러내며, 우리가 우주, 인간성, 그리고 세상과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관객이 작품을 보고 각자의 방식으로 느끼고 해석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각자만의 의미를 찾는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Johyun Gallery_Seoul] Bosco Sodi Installation View_4
[Johyun Gallery_Seoul] Bosco Sodi Installation View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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