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수열 기자] 갤러리가 나이가 먹어 간다는 증거일까?
잊을 수 없는 진한 추억만 남긴 채 떠나가시는 분들이 한 분, 두분 늘어 나신다. 
1년 전 즈음 정세훈 선생님께서 많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접했었다. 

정세훈 작가와 12년 전의 약속
정세훈 작가와 12년 전의 약속

선생님은 당신의 병세를 남에게 알리고 싶어 하지 않으신 터라, 내가 옆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 점이라도 더 많은 작업을 남기시길 독려 하는 일이었다. 

정세훈 작가와 12년 전의 약속
정세훈 작가와 12년 전의 약속

선생님은 남들이 알면 스스로 시한부 생을 인정하고 포기할까 싶어서인지, 주변을 끊고 조용히 병마와 싸우면서 매일 작업실에 나가서 미완성 작들을 정리 하시는데 모든 정신을 다 쏟으셨다. 

정세훈 작가와 12년 전의 약속
정세훈 작가와 12년 전의 약속

그렇게라도 작업에 매달려 애쓰시는 모습에 오히려 병세가 호전되는가 하는 희망마저 가질 즈음, 여기저기서 선생님의 병세를 묻는 연락들이 오면서 뭔가 싸한 느낌 마저 들었다.

정세훈 작가와 12년 전의 약속
정세훈 작가와 12년 전의 약속

그리고 비통한 소식을 접하고 말았다. 
선생님과 나는 12년 전 함께 한 약속이 있었다. 

작품을 3000점을 완성 하셔야만 내가 비로소 선생님을 위해 일을 할 것이고, 또 비로소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약속이었다. 

정세훈 작가와 12년 전의 약속
정세훈 작가와 12년 전의 약속

그런데 선생님의 병세가 그 약속을 가로 막았으니, 나는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했고, 보급 용으로 판화를 찍어 작가를 세상에 알리겠다는 생각이었다. 

정세훈 작가와 12년 전의 약속
정세훈 작가와 12년 전의 약속

그렇게 시작된 판화 작업이 작가로서 살아 남기를 원하는 선생님의 마지막 열정이었다.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