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27(금) ~ 2025. 1. 25(토) 서울 마포구 대안공간 루프
[아트코리아방송 = 송정훈 기자] <겨울 회화>는 1993년부터 2000년 사이 출생한 화가 7명이 그린 회화 작업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다. 이번 전시는 하나의 특정한 그리기 방식을 강조하기보다는, 다양한 소재와 방식이 여전히 새롭게 다가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입체주의, 추상표현주의, 팝아트 등 20세기의 다양한 회화 방식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거나 사라지지 않았다. 대신 참여 화가들은 이러한 기존 방식들을 재구성하며 자신만의 강조점을 제안한다. 디지털 테크놀로지, 특히 AI 생성형 이미지가 심화되는 오늘, 새로운 회화에 대한 질문은 오히려 시의적절해진 고민이 된다.
한편 회화는 가장 수집하기 쉬운 예술 형식이라 점에서 예술 실천이라기보다는 상품으로 다루어지곤 한다. 컬렉터의 공간에 걸려 전시되거나 수장고에 들어가는 순간, 회화는 예술적 실천을 멈추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조슬릿은 회화를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다양한 과정을 통해 의미와 관계를 만들어내는 동적인 존재로 보는 관점을 제시한다. 그는 이를 ‘타동적 회화 transitive painting’라고 부르며, 두 가지 시간적 과정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회화가 화가의 손을 거쳐 창작되는 시간이다. 두 번째는 완성된 회화가 전시나 유통을 통해 사회적 네트워크로 편입되는 시간이다. 이 과정에서 회화는 단순히 소유물로 고정되지 않고, 관객이나 시장과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지금 회화는 이러한 네트워크를 어떻게 작업 안에 통합할 수 있을지를 질문하며 디지털 기술과 AI 시대에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
‘타동적 회화’는 네트워크 안에 들어간다고 해도 완전히 속박되지 않으며, 새로운 물질적 순환을 만들어낸다. 이제 회화는 자신을 규정하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어떻게 작업 안으로 통합할 수 있는가? 우리는 회화의 본질과 미래를 다시 묻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