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이 얼굴을 제가 이렇게 큰 스크린으로 마주보고 있는 것 자체가 굉장히 처음에는 두렵고 부끄러웠어요. 영상 전체 스토리나 그 안에 담긴 사연을 보니 제 얼굴보단 사연자들의 이야기와 제 노래가 삶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어떤 이야기들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끝까지 비켜볼 수 있었어요" (김범수)
지난 4월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대전, 전주, 광주, 대구, 수원, 창원, 호주, 캐나다 등 12개 도시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김범수 데뷔 25주년 기념 투어 콘서트 '여행, 디 오리지널'은 약 6개월간의 대장정을 진행하며 국내외 팬들에게 선물 같은 시간들을 선사했다.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컬리스트 김범수가 데뷔 25주년을 기념하여 선보인 첫 번째 공연 실황 영화로 김범수의 25년 간의 음악 여정을 담은 콘서트 실황을 스크린으로 재현하며, 그동안 팬들에게 선물처럼 다가갔던 '여행, 디 오리지널'투어의 뜨거운 열기를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가수 김범수와 감독 고은경과 이주현이 참석했다.
김범수는 이날 "제가 제 자신을 모니터링 하는 것에 박했던 이유는 부끄러움이 있었던 같아요.이번에 스크린을 끝까지 보면서 그 안에 담긴 사연들과 제 노래가 지난 25년간 켜켜이 쌓여 이 영화의 주된 주인공은 바로 그분들이구나를 느꼈어요. 제 자신이 아무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도 제 스스로 칭찬해 주는 일이 25년간 없었는데 올해 활동하면서 생긴 변화는 제 자신에게 칭찬해 주는 습관이 생겼다는 것"이라며 "오늘만큼은 자신있게 지난 25년간 잘 살았고 또 올 한 해 열심히 잘해 이런 좋은 결과물을 가지고 여러분들께 인사드릴 수 있게 된 제 자신에게 고맙다고 하고 싶네요" 라고 말했다.
"황정민 배우님의 전설적인 수상 소감이 기억나네요. 스태프분들과 제작진들이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하나 얹었을 뿐이라는 수상 멘트요. 그 멘트를 들었을 때 저는 뼈저리게 느끼지 못했어요. 연기를 저렇게 잘하시고 왜 저런 말씀을 하셨을까? 그냥 예의상 하시는 말씀이거니 생각했어요. 전 정말 한 게 없는데 진짜 굉장히 풍부하게 감정 연기를 한 것처럼 촬영해 주셔서 민망하지만 결과로는 진짜 잘 나온 것 같아서 이 공은 두 감독님께 돌리고 싶습니다"
영화 중간 이병헌 배우의 내레이션이 나오는 부분에 대해 김범수는 "예전 병헌 형님이 결혼하실 때 축가도 해드리고 소속사 대표님 축가도 제가 불렀어요. 상부상조의 개념은 아니지만 오랜시간 잊고 지내다가 안부도 전할 겸 사연자 중 한 분의 사연에 눈길이 갔어요. 저의 오랜 찐팬이신 이 분의 투병하는 과정, 치유 그리고 재발 과정을 지켜봤던 사람으로 용기내어 이 사연을 써주셨기 때문에 정말 깊이 있는 목소리로 들려드렸으면 해서 부탁드렸고 정말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정말 값진 장면이 나온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영상 연출을 맡은 고은경 감독은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역시 비주얼 가수답게 저는 김범수 얼굴만 보고 촬영했거든요. 화면에 가득 차니 멋있었고 점점 임영웅 님처럼 보여 그런 느낌으로 촬영을 했어요. 처음 만남의 어색한 분위기 때 음악을 깔고 분위기를 만들어 가며 자유롭게 하시면 된다고 했어요. 음악에 맞춰 내면의 연기를 한 번 보여달라고 했더니 손끝을 되게 예쁘게 이렇게 막 연기하시더라구요"
"'지나간다'에 나왔던 그 장면이 제일 처음 찍은 장면인데 그걸 찍으면서 이제 김범수 님도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으시구나를 깨달았고 그 뒤론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쭉 비주얼 가수로 얼굴 믿고 나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 에는 영화 전반적으로 '성장' 이나 '성숙에 관한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번 자전적 음악 여행으로 가수 김범수가 어떻게 더 성장해 나갈지 궁금했다.
"네, 올 한해 포함해 지난 25년을 돌아보면 저는 정말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많은 분들이 모여 이렇게 이 필름을 함께 봐주시고 계신 것 자체가 저한테는 뭉클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올해 투어도 하고 공연도 했지만 콘서트 필름은 계획에 없었는데 올해 저에게 너무 큰 행운이 많이 찾아오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연말에 이렇게 개봉을 할 수 있게된 것 자체가 너무나 큰 축복이자 영광이라고 할 수 있어요"
김범수는 이어 "성장, 성숙 이런 말씀을 언급하셨는데 제 인생에 있어 큰 변화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10년 또는 20년 후 저를 돌아보면 지금의 미성숙함이 보이겠지만 그때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으리라는 어떤 기대감도 있기에 지금의 성숙함보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더 나은사람이 되기 위해 앞으로 25년을 잘 활동하는 그런 마음으로 개봉하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이런 가수의 성장형 콘서트 필름을 기획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주현 감독은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콘서트는 기본적으로 발산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에너지라고 한다면 홀에서 펼쳐지는 콘서트는 수렴되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 김범수 님은 중력이 가장 센 가수라고 생각했고 그렇기 때문에 공간의 분위기라든지 이런 것을 다 빨아들이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돌 콘서트 같은 경우 화려한 퍼포먼스가 있기에 필름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충분히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지만 (김범수 콘서트 같은 경우)이 현장의 느낌을 어떻게 필름화시켜서 보여드릴까에 대한 고민이 컸습니다. 김범수 님과 함께 아이디어를 하는 과정에서 진정성이라는 부분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라며 기획에 대한 고충을 설명했다.
"25년 동안 노래와 함께 해온 팬들의 이야기들을 모아서 그 안에 있는 공연의 SR적인 연출을 통해서 노래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연출을 하게 됐어요. 뭔가 팬들과 함께 여행하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게 말이죠"
확장현실 기법 즉 XR 기법을 이번 콘서트 필름에 적용한 부분에 대해 고은경 감독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에요. 김범수 님 콘서트는 굉장히 사운드적이나 내용적으로 좋기 때문에 저희들이 확장 현실기법을 써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우려도 있어 최대한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뭔가 더 재미를 둘 수 밖에 없었어요. 콘서트가 메인이기에 관객분들이 보시면서 더 감동적인 부분을 어떻게 가져갈까? 해서 곡 구성에서 어떤 부분은 콘서트 실황을 쓰고 어떤 부분에서는 또 다른 세계로 점프시키는 듯한 분위기를 위해 곡 해석과 몰입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구성에 중점을 뒀습니다"
"'여행' 같은 곡은 노래 가사와 들어가는 구성에서 어떤 부분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계산을 많이 했어요. 무대 연장선인 부분을 만들려고 노력한거죠. 미디어아트도 이미 공연에서 많이 쓰고 있기에 그런 부분의 활용도 잘 된 거 같습니다"
이번 콘서트 필름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김범수는 "저는 제 작품을 보고 막 감탄하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제작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의 노고가 있어 좋은 결과물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계로 킬링 포인트들이 사실 너무나 많습니다. 병헌 형의 목소리, 각자의 사연들이 쭉 나열되는데 사실 제 사연도 하나 있어요. 5년 전 무대에서 공연을 하지 못하고 내려왔던 그 사건 후 제가 슬럼프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사연이요. 그리고 '지나간다'까지 이어지는 중간의 감정 연기 뭐 이런 것들. 제 이야기임에도 이미 본 것임에도 좀 뭉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그런 장면들까지 가장 마지막에 '보고 싶다'라는 사연은 한 남매의 이야기에요.
"누나가 세상을 떠난 동생에게 하는 그 짧은 사연이 촬영하면서 정말 눈물이 계속 울컥울컥 실제로 울었죠. 이유는 너무 담담해서였어요. 현실남매의 이별은 저런 것이구나. 담담하지만 애정이 없는 담담함이 아닌 주체할 수 없는 슬픈 마음을 참고 던지는 툭 던지는 말 같은거죠. 여러분들의 사연 하나하나가 별이 되어 하늘 위로 올라가고 나중에 합창을 하면서 메아리처럼 울려퍼지고 가수로서 그냥 그리고만 있었던 많은 분들에 좋은 것들을 전달하고 싶은 그런 것들이 여러분들의 삶의 일부가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던 것들이 형상화되어 그려졌어요. 콘서트장에서 느끼는 감동과는 또 다른 감동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범수는 "저는 이 영화의 주인공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5년간 제 노래를 사랑해주신 그 노래에게 담긴 사연자 모두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오늘 사연은 한 4~5개정도 밖에 실리지 않았지만 제 노래를 통해 많은 사연을 가지고 계신 그런 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게 된다면 함께 제가 해온 음악 여행을 되돌아보면서 좀 소중한 시간들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분들에게 작은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감사함을 표했다.
이주현 감독은 "'노래가 있어 내가 있었고, 팬들이 있어 25년을 노래할 수 있었다'는 오프닝의 문장처럼 이 필름 하나로 김범수 님의 25년의노래에 대한 애정들을 모두 경험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무대가 새롭고 노래에 더 몰입할 수 있는 새로운 그림으로서 다가오기 때문에 새로운 엔터테인먼트로서 여러분들이 즐길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많이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며 성원을 당부했다.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은 12월 11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