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지유영 기자] 삶 속 소중한 기억이 스며든 물건을 소박하고 차분하게 화면에 담아내는 정대원 작가의 개인전 '버릴 수 없는 것들'이 12월 12일부터 서울 성수동 레이블 갤러리에서 열린다. 

아빠의 가방(1)_한지에 연필_62.5×67cm_2024
아빠의 가방(1)_한지에 연필_62.5×67cm_2024
독일빵은 먹어봐야지_종이에 연필, 색연필, _76×56.5cm_2024
독일빵은 먹어봐야지_종이에 연필, 색연필, _76×56.5cm_2024

그간 작가가 판화에 집중하여 일상적 소재를 담아왔다면 이번 전시는 작가 개인의 서사가 담긴 물건들을 연필을 소재로 담백하게 담아낸 작품에 주목한다.

아빠의 옷솔(1)_종이에 연필_57×38cm_2024
아빠의 옷솔(1)_종이에 연필_57×38cm_2024
좋아하는 것들(2)-책과 자와 연필_종이에 연필, 색연필_56.5×38cm_2024
좋아하는 것들(2)-책과 자와 연필_종이에 연필, 색연필_56.5×38cm_2024

'버릴 수 없는 것들'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이번 전시에 정대원 작가가 주목한 소재는 차마 버릴 수 없는 귀중한 물건들이다. 이를테면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옷솔과 서류 가방, 소중한 친구의 선물, 꿈꾸던 유럽 여행에서 얻게 된 종이 쇼핑백과 기념품, 동경하는 작가의 책, 자녀가 아기일 때 입혔던 옷가지 등이다. 모두 작가 개인의 소중한 기억이 담긴 것들로 꾸준히 들여다보며 마음을 쓰게 되는 애틋한 물건들이다. 

쪼끄만 다섯 살 셔츠_ 종이에 연필, 색연필, 과슈_79×108cm_2024
쪼끄만 다섯 살 셔츠_ 종이에 연필, 색연필, 과슈_79×108cm_2024
쾰른 기억_종이에 연필, 색연필_56.5×38cm_2024
쾰른 기억_종이에 연필, 색연필_56.5×38cm_2024

작가는 이러한 물건들을 기록하기 위한 주된 소재로 흐릿한 연필을 선택하였다. 마치 기억을 곱씹어 일기를 쓰듯 연한 연필을 매우 얇게 다듬어 세심하게 종이에 눌러 담았다. 얇은 선으로 면을 채우기도 하고 물건 고유의 질감을 섬세하게 묘사하기도 한다. 잊어버리고 싶지 않은 희미한 기억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또렷하게 담아내려는 작가의 의지처럼 희미한 연필선들은 점차 쌓아 올려져 선명한 개체가 된다.

파리에서 사고 싶었어요_종이에 연필, 과슈_76×56.5cm_2024
파리에서 사고 싶었어요_종이에 연필, 과슈_76×56.5cm_2024
파리의 문방구_종이에 연필, 색연필_51×37cm_2024
파리의 문방구_종이에 연필, 색연필_51×37cm_2024

작가는 그리는 행위를 통해 “소중한 기억들이 차곡차곡 가지런하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한다. 한 해의 가장 마지막 달을 맞아 이번 전시를 통해 각자가 버릴 수 없는 물건과 기억을 꺼내어보며 스스로의 방식으로 기록해보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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