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지형을 그리다: 한국과 프랑스, 예술로 연결된 가상 지도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갤러리 조선이 오는 2024년 12월 5일부터 2025년 1월 25일까지 “새로운 지형을 그리다”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 비영리 예술단체 Le Wonder와 협력하여 한국과 프랑스라는 두 지역적·문화적 맥락에서 지도 그리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 전시는 2024년 상반기 교류전에 이어지는 두 번째 프로젝트로, 총 3회로 기획된 교류 프로그램 중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

Axl le
Axl le

 

Antonin Hako
Antonin Hako

이번 전시의 주제는 ‘가상성’이다. 참여 작가들은 지도가 단순히 영토와 힘의 경계를 나타내는 도구를 넘어, 미지의 공간을 상상하고 재구성하는 매개체임을 탐구한다. 지도는 기존의 질서를 형상화하면서도, 그 안에서 잠재된 가능성을 발굴하고 낭만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체로 기능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지도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들이 하나의 공동 지도 제작 과정을 시각화한다.

Francois
Francois
Jeong Jeongju
Jeong Jeongju

지도를 통해 세계를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행위는 과거부터 현실을 재현하려는 욕망과 미지의 장소를 상상하려는 열망 사이에 서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양가적 본질을 가진 지도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한다. 특히, 각기 다른 지형적 배경을 가진 10인의 작가들은 기존의 경계를 넘어서 틈과 균열을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로를 상상한다. 이 과정에서 전시는 현실에서 구체화되지 않은 힘이 잠재적으로 행사하는 영향력을 탐구한다.

Martha
Martha
Salim Santa Lucia
Salim Santa Lucia

Le Wonder는 파리 외곽의 폐공장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프랑스 예술가 단체로, 대안 공간 운영과 자생적 실험을 통해 독특한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이 단체는 개별 작가들의 독립성을 존중하면서도 공동체적 확장을 시도하며, 최근 체계적 운영 체계까지 갖춘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갤러리 조선은 이러한 Le Wonder의 독립성과 실험성을 주목하며, 전통적인 상업 갤러리와의 차별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예술적 시너지를 모색한다.

Yohan Hàn
Yohan Hàn
명료한 서술을 지우니 또 다른 지도가 드러났다 part2
명료한 서술을 지우니 또 다른 지도가 드러났다 part2

이번 전시에는 한국의 요한한, 정정주, 최수련을 비롯해 프랑스, 중국, 노르웨이 출신 작가들이 참여한다. 참여 작가로는 엑셀러(Axl Le), 마샤-마리아 르 바(Martha-Maria Le Bars), 살림 산타 루치아(Salim Santa Lucia), 안토닌 하코(Antonin Hako), 엘리아스 가마(Elias Gama), 프랑소와 뒤페(François Dufeil), 피에르 게너(Pierre Gaignard)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물리적, 문화적 차이를 초월해 서로 다른 힘의 지형을 탐색하며, 보편적인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세계를 상상한다.

갤러리 조선과 Le Wonder의 이번 협력은 예술이 상품화된 영역을 넘어, 공동체적 예술의 가능성을 실험하고자 하는 시도다. 이번 전시는 가상의 힘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탐구하며, 기존의 질서를 넘어선 새로운 공간적, 지정학적 상상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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