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권민진의 청색과 흰색 점을 이용해 빛과 생명의 탄생을 주제로 세상과 사물과 인간의 모든 역사와 기억을 아우르는 'From the light'가 전시를 시작했다.

비채아트뮤지엄, 권민진 특별초대전 'From the light'
비채아트뮤지엄, 권민진 특별초대전 'From the light'
김광명 교수 축사
김광명 교수 축사
비채아트뮤지엄, 이유리 큐레이터 사회
비채아트뮤지엄, 이유리 큐레이터 사회

 ‘빛과 생명’의 화가 권민진의 특별초대전이 2024년 11월22일~11월30일까지 열린다. 
‘From the light(빛으로부터)’라는 부제의 전시에서 권 작가는 ‘무제(無題)’라는 이름의 작품 16점을 서울 서초구 방배동 비채아트뮤지엄 1층에서 관객에게 선보인다.

전시 작품은 청색과 백색 두 가지 색을 사용함으로써 일종의 단색화처럼 보이는 추상화이다. 추상성 속에서도 빛은 거시적인 이미지로, 때로는 미시적인 점묘 기법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해두고 있는 점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이 그림들은 한지를 세 겹 붙인 삼합지에 호분, 분채, 포스터컬러, 자개 등을 이용해 작업한 작품들이다.

비채아트뮤지엄, 권민진 특별초대전 'From the light'
비채아트뮤지엄, 권민진 특별초대전 'From the light'

권 작가는 전시 출품작 16점의 제목을 ‘무제’ 하나로만 붙였다. ‘제목 없음’은 작가에게는 ‘말하지 않겠다’라는 생각의 표현일 수 있다. ‘구상화는 답, 추상화는 질문’이라는 담론을 작가가 따르려 했는지도 모른다.
그의 작품에서 첫 번째 다가오는 이미지는 빛이다. 
세상에는 숱한 빛이 있고, 이 순간에도 빛이 발생하고 소멸한다. 
그런데 권민진 작품 속의 빛은 아주 오래된 빛의 느낌을 지닌다.

권민진 무제2-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45.5×53cm
권민진 무제2-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45.5×53cm

마치 태초부터 있던 빛, 세상의 기원에 대한 모든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빛과 같은 이미지다. 권민진의 작품 속 빛은 세상과 사물과 인간의 모든 역사와 기억을 아우르는 빛이다. 
그 오래된 빛은 끝없이 달려 나가고 있으며, 우리를 멀찌감치 앞서가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권 작가는 보고 있다.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45.5×53cm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45.5×53cm

권 작가는 “청색과 흰색 점을 이용해 빛과 생명의 탄생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었는데 나중에 과학자들의 말을 들어보니까 양자역학 적인 현상으로 설명이 되더라”라며 “작품 속의 흰 점은 빛이면서 동시에 기(氣)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작품에서 빛은 생명의 근본이며, 생명은 빛을 흡수해서 생존한다는 점도 나타내고 있다고 말한다.

권 작가는 이화여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그리고 한동안 붓을 놓고 이론 공부에 매달렸다. 이대 대학원에서 한국화 석-박사과정을 마쳤고, 백석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학(이론) 박사과정을 마쳤다.
그리고 다시 붓을 잡고 작품 활동을 하면서 좀 더 근원적인 것, 생명에 대한 관심에 집중했다.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45.5×53cm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45.5×53cm

동양화의 경험과 서양 미술 이론이 결합하면서 권 작가는 추상 미술에 대한 탐구에 나선다. 그의 박사 학위 논문 제목도 ‘생명 현상의 조형적 표현 연구’이다. 생명 현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권 작가의 화가로서의 사명(mission) 중 하나가 되었다.

권 작가는 “추상 미술 공부와 작업을 통해 인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53×45.5cm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53×45.5cm

권 작가는 현재 작업 중인 빛과 생명을 다루는 추상화에서 다시 꽃으로 돌아가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자주 지나던 산책로에서 마주쳤던 만개한 꽃의 생명력에 깊이 빠져들었을 때 작품이 ‘좁은 길’ 등이다. 이들 꽃 작품은 나중에 ‘붉은색 원형의 군집Ⅰ’ ‘초록색 원형의 군집Ⅰ’등의 추상 작품으로 이어졌다.
권민진 작가는 그동안 수십 차례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품했다. 

미술 세계 뉴프론티어전 동양화 부분 특선(2001), 한국 기독교 미술대전 특선(2002), 이화여대 양자역학 공모전 예선 통과-도록 수록(2021) 등 여러 경력을 쌓아왔다.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80×100cm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80×100cm

Interview

Q. 이번 전시를 설명해 주세요.
A.  보시는 것 같이 점이 좀 많은데요.

이게 지금 재료는 전부 한국화 재료고 그리고 기법은 한국화에서 굳이 말씀드리자면 점묘화'라고 할 수가 있어요.
그런데 이 점이 의미하는 것은 그냥 일단 보시고 이 그림을 통해서 본인들이 느껴지시는 심상대로 느끼시면 되지만 그걸 제가 의도하기 위해서 다 ‘무제’로 제목을 정했습니다.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80×100cm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80×100cm

그렇지만 제가 주로 표현하고자 했던 건 뭐냐면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 그 순간에 어떠한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러한 것들을 구조적이나 점, 이런 것들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했거든요.

그래서 보시면 직선  수직과 수평이 많이 있고 또 그런 구도 가운데 어떤 흰색 점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들이 보이실거에요.
이 흰색 점으로 둘러싸여 있는 그 중간에 있는 것들 중간에 있는 것들이 생명으로 탄생하는 순간에 생명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이 생명은 꼭 인간이다.

이렇게 국한하지 않고 저는 표현했지만 뭔가 좀 이 생명이라는 존재는 소중하고 소중한 생명이 탄생이 될 때 보시는 분의 입장에 따라서 이게 뭐 물질적인 생명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정신적인 생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거는 제가 관람자의 시선과 그 심상에 제가 맡겨 놓고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80×100cm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80×100cm

Q. 작품에 점, 선, 특정 주제나 재료, 배경을 선택한 이유는?
A.  일단 처음에 점을 찍게 된 것은 굉장히 우연하게 시작이 되었는데 그거는 제가 원래 구상 작가였어요.
꽃을 화려하게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때도 꽃을 통해서 생명이 탄생되고 있는 순간을 만개한 순간을 표현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꽃을 제가 의도하지 않게 꽃을 그리다가 화면에 우연히 떨어진 물방울 그걸 통해서 이 화면에 사실 구상적인 어떤 묘사나 이런 거 보다는 이 점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점을 찍기 시작을 했는데 이 점을 통해서 저는 일단 생명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빛'을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니까 빛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할 때 직선으로 뻗어나간다. 이런 식의 생각을 갖고 있지만 저는 그런 것들을 다 내려놓고 일단 이 점을 통해서 이 점이 찍힘 부분과 찍혀있지 않는 부분 간의 상호관계가 형성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점을 무수하게 찍으면서 그 점의 흐름을 통해서 그 흐름 안에 존재하는 물질들이 생명으로 탄생되는 순간을 표현한 것이고 이 점의 흐름은 지금 화면에서 보시면 흰색 흐름을 많이 보실 수 있을 거예요.
흰색의 흐름은 제가 이제 어느 정도 의도한 것은 빛의 흐름을 표현한 거라고 보시면 되요.
여기서 빛은 그냥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일반적인 빛으로 제가 굉장히 포괄적으로 표현한 것이고...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80×100cm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80×100cm

Q. 본인의 작품 감상 포인트를 설명해 주신다면?
A.  감상 포인트라고 하시면 일단은 그냥 보시고 느껴지시는 대로 한번 쭉 느끼시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정확한 구상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일단은 먼저 딱 보시고 느껴지시는 대로 느끼시면 되고 그다음에 포인트는 이 하얀 점의 흐름이 어디에 중심을 두고 있는지를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보통 이 하얀 흐름들이 사각프레임 수직과 수평으로 연결된 사각 프레임이나 그것들을 중심으로 지금 이 흐름이 형성되고 있거든요.

제가 그 산책을 하거나 일상적으로 볼 때 발견했던 것은 빛이라는 것은 하늘에서 밑으로 수직적으로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어떤 직선적인 의미가 있고  또 이 물질 체계에서는 수평적인 어떤 체계가 있다라는 것들을 수직과 수평이라는 구조로 조금 정리해 나가면서 이렇게 수직과 수평선들이 작업에 많이 표현이 되었었거든요.
그래서 수직과 수평선이 만나는 점, 만나는 사각프레임을 둘러싼 그 빛의 흐름, 그것들을 중심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96×116cm
권민진 무제-2024 3합 장지에 분채, 호분, 포스트 컬러 96×116cm

Q. 작품을 제작하면서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은?
A.  일단 저는 이 작품을 하면서 뭐가 제일 중요했냐면  이 작품에서 저희가 작업을 하면서 생명력을 느끼는 게 가장 중요했거든요.

제가 그 이 작품을 하면서 기뻐야 되고 또 가장 제가 이 작업을 표현하면서 편안했던 것은 그 이 흰점으로 된 흐름 그것들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표현을 했었어요.

그래서 이 힘 점의 흐름들을 표현하면서 생명의 환호성 같은 것, 그런 것들을 저는 들리진 않지만 그런 것들을 관람객들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함성을 그러면서 이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과 이 청각적인 게 전혀 괴리감이 있는 것은 아니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표현을 했습니다.

Q. 이 작품들은 어디에서 영감을 얻어 오시나요?
A.  영감을 얻은 것은 제가 주로 양재천에서 산책을 많이 하거든요.

그럼 양재천에서 이렇게 햇빛이 비치는 가운데 산책을 하다보면 그 양재천 물이 이렇게 흐르면서 반짝반짝 햇빛에 반사가 돼요.

그러면서 그 특히 봄에 보면은 그 반짝반짝 빛나는 물결하고 햇빛하고 그 주변에 이렇게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면서 굉장히 그 공기 자체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생명의 기운이 굉장히 강한 것 같다’라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러면서 그 그 공간 자체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라고 생각을 하면서 그 양재천을 걷다 보면 나무들도 다 이렇게 수직적으로 서 있고 또 이렇게 양재천 자체는 굉장히 수평으로 길게 이렇게 늘어서 있고, 그래서 이 공간의 보이지 않는 생명들이 앞으로 탄생을 할 텐데 그거를 표현할 때 제 눈에 계속 보이던 그 나무의 어떤 수직적인 구조라든가 또 양재천 수평적인 구조라든가 또 그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곳의 햇빛이나 또 반짝반짝 거리는 그러한 것들을 제가 흰 점으로 표현을 하면서 그러면서 그 이렇게 좀 나오게 된 것 같아요.

제가 원래 꽃을 그리던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좀 다시 꽃을 그리게 될 것 같아요.
꽃을 다시 그리지만 예전 같은 구상적인 꽃을 좀 넘어서서 이 구상과 추상을 좀 더 접목해서 어떻게 어우러지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걸 지금 작업에 시도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작업들을 꽃이 들어가지만 추상적이면서 또 이런 흰 점의 어떤 흐름이나 숨결, 이러한 것들이 표현된 그러한 것들을 할 것 같아요.

비채아트뮤지엄, 권민진 특별초대전 'From the light'
비채아트뮤지엄, 권민진 특별초대전 'From the light'

Q. 아트코리아방송 독자들에게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A.  네, 안녕하세요?
저는 권민진 작가라고 하고요.
이제 저는 사실 계속 이렇게 작업을 해왔지만 중간 중간에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작업에서 그러니까 구상으로 표현한 작업도 굉장히 열심히 했었고, 또 이런 추상작업도 했었는데 이 구상에서 추상으로 넘어가는 기점이 있어서 굉장히 제가 구상과 추상이 밀접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밀접하다는 것은 우리가 눈에 보이는 것들을 보이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구상이라고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표현 했을 때 추상이라고 하는 점이 많이 있는데요.

제가 구상에서 작업이 추상으로 넘어가면서 실제로 인간 시각의 기능에는 굉장히 보이지 않는 것들을 포착하는 시각의 기능이 있다’라는 것들을 깨닫게 되었고 제가 앞으로도 작업을 계속 하겠지만 제가 표현한 추상이나 구상이나 그 모든 것들이 제가 사람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심상에서 깨닫고 보이는 것들을 그것들을 이미지화 할 수 있다’라는 어떤 깨달음을 굉장히 깊이 갖고 작업하는 작가’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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