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근 미술평론] 붉고 낯선 풍경화의 조신호
아주 낯선 그러면서도 예사롭지 않은 풍경을 앞에 두고 있다. 흔히 자연 또는 풍경화라고 했을 때 있는 대상을 특별히 꾸밈없이 그려내는 것이 일반적인 화가들의 풍경이다 . 그러나 여기 우리가 보고 있는 풍경들은 아름다운 산의 풍경도,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 풍경도 아니다.
눈여겨보면 그의 그림들이 어딘가 의미 있게 표현 된 부분들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 예를 들면 그냥 갯벌의 모습이라고 보기에는 믿겨지지 않을 붉은 황토풍의 바닷가 갯벌이 보인다.
조용하고 평안하게 배가 떠 있는 모습이 있지만 그것은 누군가 일부러 내버린 듯한 쓸쓸한 풍경으로 다가온다.
바다의 풍경도 그렇다 . 힘차고 희망의 바다이기보다는 적조에 시달리는 아프게 돌아누운 바다처럼 그것은 우울하다. 이러한 몇몇 풍경에서 우리는 조신호가 대상을 바라보고 자연을 표현해 내는 마음속 내면의 풍경을 명료하게 읽어 낼 수 있다 .
그것은 그가 오랜 시간을 지역 미술문화 운동은 물론 푸른 도시 만들기 등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활동 해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가 자연이나 갯벌 등을 묘사하는데 있어 예사스럽지 않은 그의 눈빛과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의 그림이 더 아름답게 그려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들의 탓이다 .
우리가 더 푸르고 아름답게 자연을 가꾸고 보호해야 하지만 우리가 그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신호는 우선 이러한 환경을 헤치고 있는 상황들에 대하여 매우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그림들에 보이는 붉고 거친 풍경들에서 그러한 그의 시각을 본다. 이러한 관심이나 시각이 그를 일반적인 풍경화가나 구상화가들과 구별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
물론 그러한 표현이 아주 강하고 거부감 있게 표현되고 있지는 않지만 격정적인 파도의 표정에서 우리는 그가 자신의 삶과 애정을 어디에 쏟아 두었었는지도 느낄 수 있다.
그러기에 그의 그림들은 단순한 풍경 이상의 힘을 느끼게 한다 . 여느 작가들이 가질 수 없는 격렬함이 그의 그림에 넘쳐나고 화면 전체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
나는 그의 풍경화가 보다 작가의 의식이 드러나 있으면서도 건강하고 독특한 그만의 표현 양식을 성취하기를 기대한다.
그가 화단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운동과 지역 가꾸기 운동에 적지 않은 열정을 불태우면서 그는 남다른 자연과 사회 그리고 환경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제 그에게는 부여된 것은 그가 걸어온 길을 바탕으로 그림 속에 담아내고 승화하는 몫이 남아 있다고 보여진다. 그의 굽히지 않는 정직함과 의식 그리고 남다른 열정과 노력으로 미루어 그가 추구하는 평화로운 세계를 이룩 할 것을 믿는다.그가 꿈처럼 기원하는 태평성대와 통일의 염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