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CE NAUMAN-기계의 시간 안에서 브루스 노먼
내가 파리에 있을 때 파리 14구에 위치한 Fo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 에서 미국 작가 브루스 노먼의 개인전을 2015년도에 프랑스 미술관 최초로 소개한바 있었다.
전시관 외부에 들어서면서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브루스노먼의 투명하고 확 트인 전시관과 거대한 스크린들을 통해 보여지는 그의 전시 스케일에 이미 기대감으로 부풀게 만든다.
전시관은 전체 통유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전시관 입구에서 전시관 내부의 작품 뿐만 아니라 전시관 뒷 편 외부의 초록 정원도 한눈에 들어 오기 때문에 또 하나의 거대하면서도 시원한 작품이 이루어 진다.
작가는 투명한 공간과 주변환경을 고려하여 전시에 멀티미디어설치, 사운드와 비디오작품, 조각 작품 등 신중하게 그의 다양한 작업들을 선택하여 선보인다.
무엇보다 전시관의 투명함과 외부의 자연의 조화로움 때문인지 거대한 스케일 안에서도 관객들은 편안함 또는 안락함을 느낄수 있다.
특히 전시관 뒷편의 자연으로 뒤덮인 초록정원에서는 노먼의 사운드조각 작업인 ‘ FOR BEGININERS, 2010’ 이라는 예술가이자 음악가인 TERRY ALLEN의 피아노곡이 정원 숲을 타고 관객들을 초대하고 있는데 매우 편안하고 인상적인 작업이었다. 피아노곡이 어디서 흘러 나오는지 분주한 시선으로 정원안을 찾고 있는데 감미로운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는 정원안에 설치된 스피커안에 숨어 있었다.
정원의 숲을 더욱 푸르게 느끼게 해주는 피아노곡 ‘FOR BEGININERS’은 관객들에게 자연속의 휴식을 선사하고 있다.
브루스 노먼은 자신의 퍼포먼스를 비디오에 기록하면서 비디오아트와의 접점을 찾기 시작했는데, 그의 ‘ANTHRO/SOCIO, 1991’ (인류학/사회학)은 지하1층 전시관에 벽을 둘러쌀 정도로 거대한 영상들을 통해 이미지의 공간화라는 비디오아트의 특성을 극대화하는 대표적 작품이라고 할수 있다.
노먼은 3대의 프로젝트와 6개의 모니터를 이용하여 삭발한 남자의 얼굴 모습을 방의 세 벽면에 클로즈업하여 투사시킨 이미지들은 단순하면서도 거대한 스케일로 공격적 언어와 함께 관객들에게 말을 건넨다. “밥 좀 주세요, 잡아먹어주세요, 인류학... 살려주세요, 때려주세요, 사회학...” 남자의 위협적으로 반복하는 이 문장들은 관객이 이미지를 감상자의 3자적인 전통적 영상개념을 벗어나게 한다.
그 공간안에 이미 흡수 되어 나의 자아와 소통하게 된다. 또한 거대하고 강렬한 이미지와 사운드의 외침은 긴장상태로 집중시킨다.
끝도 시작도 없는 노먼의 반복현상은 관객과 평행적 ,개방적 형식으로 소통하게 된다. 공간안에서 차가운 외침은 어느새 작아지는 내안의 울림이 된다,
노먼은 < ‘아무 것도 보지 않을려고 해 보세요. 그러면 당신은 모든 것을 인식할수 있게 될겁니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것이 현대작업을 감상할 때 시각적 또는 본인 개념으로 작품을 이해하려는 것이 아니고 모든 감각을 열어 놓을 때 우리는 잠재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공유할수 있다는 내용과도 일치한다고 본다.
노먼은 비디오 프로젝트를 이용하여 공간을 분열시키거나 같은 장소에 여러 이미지들을 동시에 투사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특성을 잘 활용하는데, 분열
되고 파편화된 이 공간은 관객에게 더 이상 ‘인간의 시간’이 아니라 ‘기계의 시간’에 대한 경험을 제공한다. 그가 선사하는 그만의 시간속으로 관객들을들을 초대하고 있다.
내가 방문했던 파리 Cartier의 전시는 외부 전시 이외에 세 전시관으로 나뉘어 스케일 있는 비디오 작업과 사운드 작업, 매체를 이용한 움직이는 조각설치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브루스 노먼의 다각적인 작품성향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었다.
현대미술가란, 현대작가의 자세란…, 작품의 재료나 전통형식에 메이는 것이 아니라 늘 새로운 방식을 창조할 수 있고 모든 조건에서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시선과 감각, 표현의 자유로움에서 시작한다고 보여진다.
노먼은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연구하여 자신의 세계를 자유롭게 표현해 나가는 현대미술을 선도하는 작가중 한사람이라고 볼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