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조현화랑이 교토 국제센터에서 개최하는 아트 컬래버레이션 교토에 참가한다.

조현화랑은 2024년 11월 1일부터 3일까지 교토 국제회의센터에서 개최되는 아트 컬래버레이션 교토(Art Collaboration Kyoto, ACK)에 참여한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하는 아트 컬레버레이션 교토는 일본 갤러리가 해외 갤러리를 초대해 부스를 같이 사용하는 독창적인 컨셉으로 단기간에 일본의 대표 아트페어로 떠올랐다. 전세계 19개국의 69개 갤러리가 참가할 예정인 이번 페어에 조현화랑은 교토와 독특한 인연을 맺은 작품을 소개하는 ‘교토 미팅(Kyoto Meetings)’ 섹션에 참여하여,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박서보, 김종학, 이배의 작품을 교토만의 특색과 엮어 소개한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박서보, 이배, 김종학은 동양 전통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자연에서 얻은 영감과 정화의 에너지를 고유한 조형 언어로 표현하는 공통점을 가졌다. 작년 10월 향년 92세의 나이로 타계한 박서보는 ‘묘법(描法·Écriture)’ 시리즈를 통해 서양의 추상미술과 구분되는 단색화를 소개한 주역이다. 그의 묘법 시리즈 중 자연을 그대로 화폭에 옮겨놓은 듯 우아하고 오묘한 컬러 묘법은 자연의 포용을 닮아 작가가 생전 강조해온 치유의 예술의 정점을 보여준다. 2000년대에 들어서 제작되기 시작한 이 컬러 묘법은 전시를 위해 방문한 일본에서 새빨갛게 불타는 단풍을 보고 탄복한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이번 교토 페어에 박서보의 레드 묘법을 선보이는 이유이다.

수묵 세계의 정신성을 숯이라는 매체를 통해 다채롭게 풀어내는 이배는 이번 페어에서 신작 붓질 회화와 브론즈 및 화이트 라인 시리즈를 선보인다. 작가는 2019년 LA카운티미술관에서 열린 한국의 서예전에 감명을 받은 것을 계기로 필법 추상에 도전하게 되었다. 숯가루가 담긴 먹물로 이끌어내는 유기적 전개는 회화에서 조각으로, 시간에서 공간으로 순환하며 침잠의 심연으로 초대한다. 작가는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의 공식 병행전에 참여하여 빌모트 재단에서 11월 24일까지 대규모 개인전을 진행 중이다. 현재 조현화랑_서울에서 개최 중인 개인전 <Between>은 11월 10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자연과 계절 색채의 기운생동을 화폭에 옮겨담는 김종학은 깊은 산에서 조우한 야생화를 담아낸 회화 작품 세점을 선보인다. 단순히 자연을 묘사하기 보다는 작가만의 애정을 바탕으로 재해석하여 추상이 뒷받침된 구상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그리는 김종학은 1980년대부터 자연을 그리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 실험적 추상미술에 몰두했던 그가 산 풍경을 그리게 된 것은 절망감에 시달렸던 젊은 날 자연을 통해 치유했던 경험 때문이었다.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김종학은 내년 5월과 6월에 조현화랑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미국 아틀란타의 하이 뮤지엄에서는 4월부터 10월까지 개인전을 진행한다.

작가소개 
박서보 

단색화의 기수로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했던 박서보의 작업세계는 크게 네 가지 시기로 구분 지을 수 있다. 57년에서 60년대 중반까지의 원형질시대, 60년대 중반에서 70년까지의 유전질시대, 70년대 초반에서 80년대 후반으로 이어지는 묘법시대, 그리고 80년대 후반에서 현재까지의 후기 묘법시대이다. 묘법(猫法)이란 ʻ 그린 것처럼 긋는 방법’이라고 풀이되며, 프랑스어 ‘Ecriture’는 ʻ쓰기’란 의미를 지닌다. 

제목과 같이 묘법은 선을 긋는 행위의 결과물이다. 캔버스를 물감으로 뒤덮고 그것이 채 마르기도 전에 연필로 선을 긋고, 또 물감으로 지워버리고, 다시 그 위에 선을 긋는 행위를 되풀이하는 과정과 결과가 바로 작품이다. 여러 겹의 축축한 한지를 젤 미디움을 써서 캔버스에 정착시킨 뒤, 표면을 다시 수성안료로 촉촉하게 만든 후, 손이나 막대기로 수차례 긋는다. 손이나 막대기로 그어 내려간 한지 작품은 가까이서 보면 한지 특유의 질감이 자연스럽고 우연적으로 나타나 있다. 회화의 행위성이 끝나면서 작품도 끝난다는 서구의 방법론을 넘어 시간이 개입되면서 변화의 과정을 거친 뒤에 비로소 완성에 이른다는 동양 회화의 세계를 잘 담아냈다. 

작가는 랑앤 파운데이션(Langen Foundation), 화이트 큐브(White Cube) 베니스 비엔날레(Biennale di Venezia), 삼성미술관 리움, 부산 시립미술관, 리버풀 테이트 갤러리(Tate Liverpool),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Brooklyn Museum) 등의 다수의 전시에 참여해왔다. 그의 작품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The Solomon R. Guggenheim Museum), ¬홍콩 M+ 미술관(Hong Kong M+ Museum), 아부다비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Abu Dhabi), 국립현대미술관, 도쿄 현대미술관(東京都現代美術館, Museum of Contemporary Art Tokyo)과 같은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Johyun Gallery] Park Seo-Bo, Ecriture No.130417, 2013, 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 130 x 170 cm
[Johyun Gallery] Park Seo-Bo, Ecriture No.130417, 2013, 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 130 x 170 cm
[Johyun Gallery] Park Seo-Bo, Ecriture No.990314, 1999, 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 130 x 195 cm
[Johyun Gallery] Park Seo-Bo, Ecriture No.990314, 1999, 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 130 x 195 cm

 

김종학

특정한 대상이나 조형 양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김종학 작가는 꽃의 화가로 불린다. 자연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아름다움을 작품의 주제로 삼는다. 이름 모를 곤충들과 새, 야생화들이 자신을 기쁘게 해준다고 말하는 작가는 시간이 날 때면 그것들과 조우하고 이미지를 머릿속에 넣은 후 작업실로 돌아와 캔버스에 옮긴다. 단순히 자연을 묘사하기 보다는 작가만의 애정을 바탕으로 한 재해석의 과정을 통해 추상이 뒷받침된 구상의 방식으로 재탄생 시킨다. 

김종학은 1980년대부터 설악산의 자연을 그리기 시작했다. 설악산은 계절마다 다른 4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계절별 특성이 뚜렷하다. 산에서 오랜 시간을 지내온 작가에게 계절의 색채를 연구하고 작품화 한 시도는 어쩌면 당연하다. 김종학 작가는 1964년 첫 개인전을 신문회관 화랑에서 열었고, 1965년 제5회 파리 비엔날레(Biennale de Paris)에 작품을 출품했다. 설악동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구상 계열의 작품에 몰입하기 시작한 이후, 1985년 원화랑에서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외 주요 미술관 및 갤러리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2011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의 회고전과 2018년에는 일본 도쿄의 토미오 코야마 갤러리 (Tomio Koyama Gallery)와 프랑스 파리(France Paris)의 동양미술박물관-기메(Musée national des arts asiatiques Guime)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2019년 프랑스 파리의 페로탕 갤러리(Galerie Perrotin)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2020년에는 부산시립미술관에서의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다. 그의 작품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리움삼성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동양미술박물관-기메(파리)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Johyun Gallery] Kim Chong Hak, Bottle Gourd Flower, 2023, Acrylic on Canvas, 117 x 91 cm
[Johyun Gallery] Kim Chong Hak, Bottle Gourd Flower, 2023, Acrylic on Canvas, 117 x 91 cm
[Johyun Gallery] Kim Chong Hak, Landscape, 2022, Acrylic on Canvas, 193 x 130 cm
[Johyun Gallery] Kim Chong Hak, Landscape, 2022, Acrylic on Canvas, 193 x 130 cm

 

이 배

이 배 작가는 30여년 동안 숯이라는 재료와 흑백의 서체적 추상을 통해 한국 회화를 국제무대에 선보이고 있다. 1989년 도불 이후 서양 미술재료 대신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재료인 숯을 작품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작품에는 숯이 가지고 있는 삶과 죽음, 순환과 나눔 등의 태생적 관념 위에 작가 특유의 예술적 상상력이 더해진다. 작가는 숯을 이용해 드로잉, 캔버스, 설치 등의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해오면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켜왔다. 

캔버스 위에 절단한 숯 조각들을 빽빽하게 놓고 접합한 후 표면을 연마해낸 이슈드푸(Issu du feu), 숯가루를 짓이겨 미디엄을 사용해 화면에 두껍게 안착시킨 풍경(Landscape), 목탄에서 추출한 검은 안료로 캔버스 위에 형태를 그리고 밀랍 같은 두꺼운 재료를 여러 번 덮은 작업인 아크릴미디움(Acrylic medium), 숯가루가 섞인 먹물로 다양한 형태의 붓질 그대로를 보여주는 붓질(Brushstroke), 숯 자체 또는 브론즈로 보여주는 조각 시리즈 등이 있다. 그는 숯을 사용하는 이유가 그 안에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베니스 비엔날레, 뉴욕 록펠러ᅠ센터ᅠ채널ᅠ가든, 프랑스 기메 미술관, 페르네브랑카 파운데이션, 대구미술관, 생테티엔 현대미술관, 베이징 투데이 아트미술관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2000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고, 이후 2009  파리 한국문화원 작가상, 2013년 한국미술비평가협회 작가상, 2018년 프랑스 문화예술 훈장 기사장을 받았으며, 2023년에는 대한민국 문화예술상을 수여받기도 하였다. 현재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마그파운데이션, 프랑스 파리 기메 박물관, 스페인 쁘리바도 알레그로 재단, 바루 재단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있다.

[Johyun Gallery] Lee Bae, Brushstroke Sculpture, 2024, Bronze, 63 x 73 x 52 cm
[Johyun Gallery] Lee Bae, Brushstroke Sculpture, 2024, Bronze, 63 x 73 x 52 cm
[Johyun Gallery] Lee Bae, Brushstroke Sculpture, 2024, Bronze, 91 x 65 x 70 cm
[Johyun Gallery] Lee Bae, Brushstroke Sculpture, 2024, Bronze, 91 x 65 x 70 cm
[Johyun Gallery] Lee Bae, Issu du Feu White Line-a8, 2023, Charcoal on Canvas, 117 x 82 cm
[Johyun Gallery] Lee Bae, Issu du Feu White Line-a8, 2023, Charcoal on Canvas, 117 x 82 cm
[Johyun Gallery] Lee Bae, Issu du Feu White Line-a9, 2023, Charcoal on Canvas, 117 x 82 cm
[Johyun Gallery] Lee Bae, Issu du Feu White Line-a9, 2023, Charcoal on Canvas, 117 x 82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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