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렉션의 질을 높여야...

한때 분재와 난를 키운적이 있었다.
생물이란게 주인의 감정과 기복에 따라 생육 상태가 시시각각 변하여 집안에 조금만 않좋은일이 있어도 금방 시들고 말라죽기 일쑤다.

키우는 사람의 손길이 조금만 못미치면 다른사람이 아무리 애지중지 돌봐도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 일쑤고 장기출장이나 집을 한동안 비우고 돌아오면 그로인해 식구들끼리 싸우기도 일쑤였다.

나 좋자고 시작한 취미가 다른가족에겐 스트레스로 작용한 셈이다.
다음엔 관리가 필요없는 수석을 수집을 시작했다.

이건용, 달팽이 걸음, 10×10미터 가변크기, 2008년, 카펫 위 백묵, (아산갤러리 소장)
이건용, 달팽이 걸음, 10×10미터 가변크기, 2008년, 카펫 위 백묵, (아산갤러리 소장)

 

문제는 아무리 돈을 많이 주고 사더라도 나같은 또라이를 만나기전엔 그저 돌맹이는 돌맹이일뿐이라는걸 깨닳는데 걸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수석을 하면서 자연적으로 관심을 가진게 골동품인데 골동품 역시 몇십점 몇백점이 쌓이면서 집에 쓰레기장으로 변해 돈주고 산것이 잡쓰레기에 불과하다는걸 알게되었고 이 역시 식구들에겐 스트레스의 주 요인이 되었다.

나중에 딱 한점 때깔좋은 반닫이에 달항아리 하나만 올려놓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땐 이미 싸구려 잡동사니로 수업료만 날리고 여력이 없었을 때이다.

전문적으로 그림 컬렉션이 들어간건 2000년경 이었던것 같다.

이 또한  지금 생각해보면 허무하기 짝이 없다. 이 당시 북한 그림이 바람이 불어 북한그림과 싸구려 동양화만 뭉텡이로 수집을 했으니.....

2005년에야 비로소 컬렉션의 목적이 바로서기 시작했다. 세계미술사와 한국의 근현대미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면서 부터다.

따라서 북한그림과 동양화. 골동품 수석등을 인터넷을 통해 대부분 정리하고 새롭게 컬렉션의 방향을 정했으나 나를 당황하게 만든건 그림 가격이었다.

몇만원 몇십만원대의 취미생활이 현대미술에 접어들며 한점이 수백만원 수천만원은 기본이고 수억대까지 있었으니 질보단 양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방법이 필요했다.

현재로선 가장 작품값이 싼작가를 찾아 재평가를 통해 비싼작가가 되면 그 작가의 작품을 팔아 더 비싼작가의 소품이라도 사는 방법 ....
그 작전은 10년만에 정확하게 성공했고 지금은 또 다른 목표에 서있다.

이젠 컬렉션의 질을 높이는것....
그 동안은 수량이 중요했으면 지금부턴 컬렉션의 질을 높여 보여 줄만한 작품들로 채우는것이다.

이 계획이 성공하여 미술관급 컬렉션을 자랑하기까진 앞으로 30년은 족히 더 걸리겠지만 최근 컬렉션 리스트 정리를 하며 국립현대미술관도 따라올수 없는 나만이 가능한 최고의 컬렉션이 하나씩 늘어나 내 꿈은 현실에  한발짝 더 다가서며 한껏 부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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