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봉 시인의 심혼시 ‘가을이 머무는 얼굴’

 

김 규  봉
Kimgyubong seoul korea 

김규봉 시인의 심혼시 ‘가을이 머무는 얼굴’
김규봉 시인의 심혼시 ‘가을이 머무는 얼굴’

 

가을이 머무는  
이바노비치의 물결 위에
운명의 부표(浮標) 띄우고
하늘을 향하는
붉은 잎새, 잎새는
흐름의 영원을 살아감이다 .

짧은 만남이 까닭없이
푸른 의지의 빛을
열정으로 막아서며, 서며
사랑, 오 하나의
염원을 묶어 내이던
가슴의 불을 지피면

머리를 풀고 조용히
바람이 소스라치는
숨가쁜 침묵만으로도
마주하며 웃을 수 있던
하나, 또 하나의 고독
벌판의 숲을 찿아감이다 .

가을이 머무는
쇼스타코비치의 숨결 속에
절멸의 포옹 남기고
어둠을 향하는
붉은, 잎새 잎새는
잊혀진 내 얼굴을 닮아갔음이다 .

아 ,
잊혀진 내 얼굴을 닮아갔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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