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 그림손 갤러리에서는 2024년 8월 28일~9월 9일까지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가 전시될 예정이다.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삶의 지평이 아득한 아포리아의 세계이듯이 
 삶의 근거인 시간 역시 아득하다

그 아득한 기억과 꿈과 기대로 
층층이 두꺼워진 내 안의 시간은 
소멸되지 않은 채로 일체의 흔적을 남기고
무한의 시간을 뒤채이면서 
새롭게 머물 공간을 찾는다 
수많은 별자리와 흘러간 풍경들,
끝없이 생성되는 파도의 흔적이 
시간 속을 드나들며 부서지고 명멸한다
나는 익숙하고도 낯선 공간으로
긴 여행을 한다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조현애 작품전 ‘현실과 비현실 그리고 초현실이 공존하는 조형공간’

신항섭(미술평론가)

  인간의 삶이란 시간과의 투쟁이다. 정해진 시간표에 의해 규칙적으로 살아가는 게 인생이다.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란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다. 태양을 주기적으로 공전하는 지구가 한바퀴 도는 24시간이 하루이고, 지구를 주기적으로 공전하는 달의 시간에 따라 한 달이라는 시간표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시간표는 인간 삶 전반을 지배한다. 인간 삶은 시간을 떠나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이 인간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생각하는 일이 없다. 시간의 흐름과 거기에 맞춰 살아가는 걸 당연시할 따름이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가 일어나는 게 세상사이고 인간 삶이다.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조현애의 작업은 시간의 흐름 또는 시간성에 대한 조형적인 고찰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실재하는 현실에서 느끼는 시간의 흐름이란 분, 시간, 하루, 한 달, 일 년과 같은 시간 단위를 인식하는 데 있다. 이는 또한 인간으로서의 존재성, 즉 실존에 관한 물음이자 삶에 대한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이처럼 자각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의 삶은 시간과 연동한다. 모든 삶의 현상이 시간성 위에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조현애   UNknown time    
조현애   UNknown time    

이러한 시간의 흐름과 시간성의 문제를 회화적인 이미지로 풀어내려는 게 그의 작업이 가지고 있는 본질이다. 여기에서 그는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계 또는 그와 관련한 이미지를 그림의 축으로 설정한다. 시계는 태엽을 감아줌으로써 작동한다. 인간이 밥을 먹음으로써 존재할 수 있듯이 시계 또한 유사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그러면서 규칙성, 정확성으로 시간의 흐름을 시시각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기능을 지닌 시계가 만들어짐으로써 인간 삶은 규칙적인 행동양식을 갖게 되고 발전할 수 있었다. 거대한 인류문명의 탑은 시계와 함께 해왔다고 할 수 있다.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포스터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포스터

시간의 흐름이나 시간성을 상징하는 시계의 직접적인 제시가 단순한 소재의 차원을 넘어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계는 시간의 흐름을 읽는 데서부터 시간을 재거나 시간을 단위별로 묶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시계 본연의 기능이 완성된 이후 그 쓰임새에 따라 모양새를 다양하게 디자인하게 된다. 시계는 그야말로 천차만별의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현대적인 디자인은 물론이려니와 클래식 시계의 디자인은 아름답기에 그지없다. 단순한 기능성 이외에 장식성을 중시하는 세련된 디자인을 추가함으로써 놀랄 만큼 아름다운 모양새의 시계가 존재하게 되었다.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이처럼 아름답게 디자인된 시계를 화면에 불러들인다. 시각적인 이미지로서의 시계는 작품에 따라서 중심적인 소재, 즉 주제이기도 하고, 부제가 되기도 한다. 단순히 시간을 상징하는 소재로서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아름다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고전적인 회중시계와 탁상시계 는 물론이려니와 기계적인 정밀함과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자극하는 무브먼트도 있다. 어느 종류이든 시계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형태미만으로도 시각적인 즐거움을 유발한다.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