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황의 구작 작품을 구매하면서

그동안 십 수년간 허황 선생님의 구작 작품이 경매에서 보이면  웬만하면 낙찰을 받아왔고, 내가 형편이 안되면 지인에게 부탁을 해서라도 구매를 해 오고 있는 편이다. 

그렇다 보니 신작에 비해서 이쁠리도 없고,  또 사람들이 선호하는 작품도 아니다. 

허황선생님의 작품 자체가 상업성과 거리가 멀어서 컬렉터에게 외면당하는 사정이라 미술투자나 판매 목적이 아니라,  나는 미술사적 가치에 더 중점을 두는 편이다. 

허황의 구작 작품을 구매하면서
허황의 구작 작품을 구매하면서

비단 허황 선생님 뿐만이 아니라, 나의 컬렉션은 작가의 아카이브 완성에 더 집중해 온 편이다 보니, 작가가 유명해 져서 시장이 만들어 져도 나는 사실상 팔아 먹을 작품은 없어서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내가 미술사적 주요작가로 생각하는 특정 작가들의 작품을 수십 년간 꾸준히 수집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당사자인 작가님들도 알 턱이 없지만,  내가 그렇게 수집을 해 온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허황의 구작 작품을 구매하면서
허황의 구작 작품을 구매하면서

나는 적어도 200년 이내에  내 후손들이 세계적인 컬렉터 가문으로 칭송 받길  원한다.  또한 나는 내가 한국의 가장 유명한 컬렉터로 후세에 전해지길 희망한다.

그런데 나는 돈이 없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갤러리이고, 200년 후엔 세계적인 유명 작가가 우리 갤러리에 수두룩 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아니한다. 

또한 나의 컬렉션은 돈이 없어도 유명작가의 작품을 누구보다 많이 소장 가능 한 일임을 증명해 나갈 것이다. 

얼마 전, 서울 옥션에서 허황 선생님의 구작(1984년)작품 한 점을 낙찰 받아 어제 납품을 받았다. 

작품을 풀어보고 가슴이 두근대서 한참 진정이 되지 않았다. 
그동안 수집해온 작품들을 한방에 정리하는 듯 했다. 
액자가 원본의 미적 아름다움을  훼손하여,  눈에 뛰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액자를 분해 했다. 
그리고 드러난 원작은 밍밍함에서 벗어나 완전한 회화로 둔갑했다. 

이제 어떻게 액자를 할 것인지 고민 할 차례다.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