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제주갤러리 공모 선정, 이지유 개인전 '파선'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와 (사)한국미술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회장 송재경)는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오는 8월 21일부터 공모 선정 작가 이지유 개인전 《파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제주의 역사를 이미지화하는 이지유 작가의 작품으로 펼쳐진다.
이지유(1972년~)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학사,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하였고, 런던예술대학교(UAL)에서 Fine Art를 전공하였다. 유학을 마치고 고향 제주로 돌아온 후 2014년 개인전 《유민(流民)》을 시작으로 제주를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다. 2015년 제주 4·3 미술제 참여를 계기로 비극적인 4·3의 유산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9년에는 제주인의 디아스포라와 현대사를 식민지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서술한 『돌아오지 않는 배』(닻 프레스, 2019)를 출판했다. 제주 근현대사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가지고 탐구하며 2021년에는 역사 속 이재수의 투쟁사에 관해 여동생이 구술한 책인 ‘이재수 실기’ 내용을 현대어로 편역하고 작가만의 표현으로 시각화한 작품을 담은 책을 펴내기도 하였다.
이지유는 제주인의 디아스포라(본토를 떠나 타지에서 자신들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민족 집단 또는 그 거주지)에 주목하여 제주의 장소성, 역사성 등을 주제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시명과 같이 ‘파선(破船)’을 주제로 역사 해석을 이어 나간다. 제주인의 디아스포라는 늘 바다와 배를 통해 형성되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그는 일제강점기 제주와 오사카를 잇는 뱃길, 그 뱃길을 오가던 배 ‘군대환’, 그 배에 탔던 사람들, 그 경험을 기억 속에 간직한 채 오사카에 사는 재일제주인의 서사에도 주목한다. 작가는 최근 몇 년간 오사카의 제주 할머니(재일제주인)를 찾아다니며 제주 4·3의 기억, 제주를 떠나 오사카로 오기까지의 기억과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파선》은 그런 이야기 실타래를 풀어놓는 할머니들을 촬영한 영상 작업을 포함해 할머니들의 이야기에서 실마리를 찾아 디지털 페인팅으로 제작한 연작 <100년의 기억> 작품도 새로 선보인다.
이지유는 회화를 주 작업으로 진행하다 점차 사진, 영상 작업으로 나아갔다. 거대한 역사를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기법에서 한정을 두지 않고 사진과 영상 작업
으로 매체를 확장한 것이다. 그는 제주의 역사와 관련된 작업을 시작하면서 ‘이미지’를 단순히 역사를 전달하는 매체라기보다 시공간을 초월해도 비극적 사건에 공감을 끌어올 수 있는 매개체라는 점에 주목했다. 최근에는 디지털 페인팅 기법을 통해 색은 덜어내고 단순화된 이미지를 보여주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주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의 평론을 맡은 양은희(미술평론가)는 “이지유의 작업을 보다 보면 느리면서도 예리하게 어느 순간 그 이미지에 담긴 분노와 공포의 감정이 보는 사람의 심장과 뇌리로 이전된다”며, “분명 이지유의 작업은 과거와 현재의 감정을 잇는데 탁월하다”고 평했다.
재일제주인의 이야기가 지닌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예술적 표현을 통해 기록하는 이지유 작가의 전시는 8월 21일(수)부터 9월 2일(월) 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제주갤러리(인사아트센터 B1)에서 진행된다. 오픈식은 8월 21일(수) 17시에 진행된다. 관람료는 무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