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토포하우스 2전시실에서는 2024년 08월 14일(수) - 08월 26일(월) 까지 김동필 개인전 '생(生).명(命).터(攄)'가 전시된다.
김동필 작가는 수직의 관점에서 지구의 표면을 드론으로 관찰하는 작가이다. 땅의 생명들이 만들어낸 미세한 운동, 그것들의 색깔, 그것을 스치는 빛의 효과를 담았다. 우리는 인간중심의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관점을 조금만 다르게 하여 드론을 이용해 좀 더 높은 곳에서 본다면 지구는 인간중심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지구의 주인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생명이 충만한 장소를 찍은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경주, 밀양, 서귀포, 제주, 울산, 횡성의 농경지와 인도네시아 발리의 양식장 등이다.
인간은 논, 밭, 바다 양식장에서 자라는 생명으로 우리의 물리적인 생명을 영위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생명을 유지해 주는 것을 앞으로 촬영하고 싶다'고 김 작가는 말했다.
작가의 글
사람들은 지상에서 똑바로 서서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사물의 형태나 색(色)을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나는 드론(Drone)을 활용하여 사진 작업을 한다. 하늘에서 농경지를 수직적으로 내려다보면 색과 평면으로 구성된 색면추상화(色面抽象畵)같은 장면을 볼 수 있다. 평면성을 좋아하지만, 가끔 평면적인 사물은 다소 밋밋하기도 하다. 그래서 평면적인 사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려는 모순적인 노력을 한다.
농경지는 무수한 생명체가 존재하는 터전이고,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인간 삶의 터전이다. 지금까지 육지의 농경지만 보았는데, 최근에 바다 밑에도 농경지가 있다는 것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Nusa Lembongan 섬에서 아름다운 해조류 양식장(Seaweed farm)을 하늘에서 구경했다. 렌즈를 통해서 바라본 바다의 풍경은 육지의 농경지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생명(生命)의 터(攄)에는 두 가지 전경(全景)이 존재한다. 농경지는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생명체가 살아가는 터전이며, 이러한 생명체는 자연의 도움과 인간의 노동으로 성장한다. 또한 농경지에는 계절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변화하는 색으로 가득 찬“자연이 만든 풍경”이 펼쳐진다. 또 농경지는 자신과 가족을 위하여 살아가는 가장(家長)들의 고단한 삶이 존재하는 터전이다. 이들이 만든 농경지에는 다양한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인간이 만든 풍경”이 나타난다.
농경지에는 자연이 만든 풍경과 인간이 만든 풍경이 조화롭게 자리잡고 있다. 나의 작업은 농경지라는 거대한 캔버스에 그려진 작품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래서 늘 농경지의 수많은 생명체와 농부와 어부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작가소개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 전공으로 출발한 법학박사로, 직업은 회계사이다. 하지만 22년 전부터 사진작가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땅에 그림 그리기”, “생명의 흔적”, “낯설게 보기”, “시각화된 시간”등 십여회의 개인전과 “숨은 예술가전”등 십여회의 단체전을 하였다. 사진학과 디자인학 석사를 했으며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