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인 미학산책] 미적 범주론 Ⅵ 

   미적 범주론과 미적 질론은 이론적 발전에 있어서 결코 한 뿌리라고 할 수는 없다. 양자는 입론(笠論)의 기반을 달리하고 있어서 미적범주론의 파산이 미적 질론의 길을 개척한다라고 할 수도 있다. 미적범주론은 미의 구조적 규정에 뿌리 내리고 있어서 미적 범주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소수인 것은 그 때문이다. 그것은 앞에서 소개한 졸거(Karl Wilhelm Ferdinand Solger)의 경우에 이미 명확해서, 미의 본질을 이념과 현실성의 조화를 원점으로 해서 조화에 미흡한 대립상태로부터 다른 미적 범주가 도출된 것이다. 미적 범주가 많은 논자에 의해 ‘미의 변이태(變異態)’라고 부르고 있었던 것은 정확한 명칭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박명인 미학산책] 미적 범주론 Ⅵ
[박명인 미학산책] 미적 범주론 Ⅵ

그리고 이 미의 개념은 근대적인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어서 미의 변이태는 각각 독특한 세계의 단면과 본연의 자세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미적 범주론이 파탄한 것은 예술사의 동향이 다채로운 미적 성격으로 전개된 이유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이론적인 근저가 효력을 잃은 결과이다. 엄밀하게는 미적 범주라는 개념의 특수성에도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범주를 동렬(同列)로 선택했다. 그 점에 있어서 이 개념은 이미 19세기적 미학으로부터의 일탈을 포함하고 있어서 과도적인 성격이라고 생각된다. 장래에 있어서 행해지는 미학사의 기술이 이 개념을 보유할 것인가 아닌가는 예측을 불허한다. 미의 변이태로 말하는 개념이 19세기 미학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해 미적 질로 향할 수 있었던 최근 이론적 관심의 동기 중 하나는 공교롭게도 미적이지만 개념에 따라서는 포착할 수 없는 예술이 기세를 뻗어 온 것에 있었다. 미학과 예술학을 구별해야 할 필요성은 금세기 초두의 데수와르와 에밀 우디츠에 의한 일반 예술학의 주장에서 제기되고 있었지만, 전위예술이 사상 주도적 성격을 강화하는 가운데 미적인 것과 예술적인 것의 사이에 탈리(脫離)마저 보였다. 컨셉추얼 아트와 같이 감각적 계기가 결핍된 예술은 극단적인 예이며 거기에 대응한 미학에 있어서도, 예술을 미적이라는 것을 떼어버리고 생각해야 한다는 강한 주장이 나타났다.〈폴란드 미학자 Bohdan Dziemidok, (1933-)은 60년대 이후 이 구별을 주장한 학자들을 열거하며 논하고 있다. <B·Dziemidok, On the Need to Distinguish /between Aesthetic and Artistic  Evaluation of Art〉

   위에서 소개한 괴란 헤르메렌(Gö?ran Hermeré?n, 1938-) 등은, 미적과 예술적을 절연하게 나누고, 「협의의 미학」을 미적 질의 이론에 한정하고 있다.〈Hermeré?n, op.sit., p. 11.〉 그 미적 질의 리스트에서 예술 장르에 유래하는 개념을 배제하고 있었던 것은 여기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예술적인 것이 미적 성격을 나타낼 경우가 여전히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미적 질론에 하나의 학과를 구성하는 내실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의문이 생긴다. 전위에도 미니멀 아트와 같이 감성적인 것을 추구하는 예술도 있다. 

현대의 미적 질론의 기조는 분석철학의 언어론에 있지만, 미학상의 입장으로서는 19세기적 미학에 있어서의 특정한 미적 범주의 특권성을 부정해서 평균화하고, 오히려 미적 질을 무명으로 하는 곳에 현대예술의 동향에 조응하는 성격이 인정을 받는다. 

   미학적인 이데올로기로부터 해방된 미적 질은 개념적인 도구로서의 가능성을 숨기고 있다. 다시 말해, 개념장(槪念場)으로서의 분석으로 미적 개념이 서로 위치를 부여하는 공통의 장소가 확립되면 각각의 미적 질은 그 정성차이가 상당 정도까지 정의되게 된다. 이러한 개념은 각각 작품의 양식을 규정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개념장의 사고방식과 그 방법에 대하여는 G·Matore La methode en lexicologie를, 소박한 형이지만 미적 개념을 양식의 규정으로 활용한 예에서는 L·Boff, Philosophie de l'art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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