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작가-강술생, 고경희, 고민경, 김성희, 김연숙, 김진희, 백희삼, 양은주, 이수진, 조이영, 현경희, 현혜정, 홍진숙 (13인)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와 (사)한국미술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회장 송재경)는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오는 7월 24일부터 공모 선정 에뜨왈 단체전 《에뜨왈의 숨비소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제주 여성의 숙명을 주제로 제주 여성 단체 에뜨왈의 발자취를 서울에 알리는 13인의 작품으로 펼쳐진다. 

고민경, 흐르는 것, 39.5×70cm, 디지털프린트, 2020
고민경, 흐르는 것, 39.5×70cm, 디지털프린트, 2020

에뜨왈(Etoile) 단체는 제주의 명문 학교이자 가톨릭교회에서 후원하는 신성여자고등학교 26회 졸업생 중 미술반 학생들이 처음 만든 그룹으로, 올해로 42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에뜨왈은 모교인 ‘신성(新星)’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것으로, ‘새벽에 뜬 별’이라는 의미이다. 1982년을 시작으로 매년 그룹전을 개최해 왔으며, 1990년대부터 《여성의 삶과 현실》(1994), 《여성이라는 프리즘-신문 보기》(1996)와 같은 여성주의 미술과 생태주의를 지향하는 주제 전시를 진행한 바 있다. 에뜨왈은 전시실 외에도 도서관, 그림책 단체 등 타 기관이나 조직과의 협업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미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제주 최초의 여성미술 단체로, 여성 미술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기획으로 도내 최장수 동인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진희, Metamorphsis-날아오르기, 23.5×32.5cm, 판넬에 혼합재료, 2022
김진희, Metamorphsis-날아오르기, 23.5×32.5cm, 판넬에 혼합재료, 2022

《에뜨왈의 숨비소리》는 40여 년이 넘도록 이어져 온 에뜨왈의 여정을 되짚어 보는 전시이다. ‘숨비소리’는 제주 해녀들이 물질을 하며 수면 위로 떠올라 참았던 숨을 한꺼번에 내뱉을 때 내는 휘파람 같은 소리이다. 이는 생계를 위해 숨이 한계에 다다르기까지 물질을 하는 해녀들의 고단한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숨비소리처럼, 가슴 속에 담겨있는 수많은 기억과 감정의 편린들 속에서 무언가를 찾고 선택하여 에너지를 쏟아내는 작가들의 작업을 한 곳에 모았다.

강술생, 콩 한되, 110×110cm, 디지털프린트, 2023
강술생, 콩 한되, 110×110cm, 디지털프린트, 2023

A 전시관은 미래를 바라보는 작가들의 현재 작품으로 구성된다. B 전시관은 “여성의 삶”, “제주 이야기”를 주제로 한 작가 13인의 과거 작품을 선보이며, 아카이브관(C전시장)에는 에뜨왈의 발자취를 담아낸다. 에뜨왈의 40여 년간 활동을 기록한 사진과 자료들을 통해 제주 여성의 시각과 표현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백희삼, 地實꽃, 27×39cm, 종이에 oil bar, 2024
백희삼, 地實꽃, 27×39cm, 종이에 oil bar, 2024

작가들은 “문화 불모지와 같던 제주에서, 여성 작가로서 스스로를 증명해 내야 했던 우리에게 ‘에뜨왈’은 불턱(돌담을 쌓아 바람을 막고 노출을 피하기 위하여 만든 곳)과도 같은 안식처였다”고 말하며,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 여성 작가들의 숨비소리를 경험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이영, 세 번의 물을 지나는 할락궁이, 26×37cm, 종이에 색연필, 2011
조이영, 세 번의 물을 지나는 할락궁이, 26×37cm, 종이에 색연필, 2011

전시의 평론을 맡은 양은희(미술 평론가)는 “이번 전시는 여러모로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며 “무엇보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작가들이 소녀에서 장년으로 변모한 삶과 예술의 여정, 꿈과 현실의 간극을 이겨낸 흔적이 주는 울림”이라 말한다. 

현혜정, 또 다른세상 - neverland, 53×72.7cm, Oil on canvas, 2023
현혜정, 또 다른세상 - neverland, 53×72.7cm, Oil on canvas, 2023

제주 해녀들의 숨비소리에 담긴 고단한 삶과 예술적 감성이 어우러진 작품을 선보이는 에뜨왈의 전시는 8월 5일(월) 19시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제주갤러리(인사아트센터 B1)에서 진행된다. 오픈식은 7월 24일(수) 17시에 진행된다. 관람료는 무료이다. 

홍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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