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빛 후지필름상: 이희훈 _ 고립生, 고립死
온빛 씰리사진상: 심규동 _ 1인 가구 프로젝트
온빛 혜윰프로젝트지원상: 한상무_ Portrait of Child in Dhaka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2024년 7월 2일(화) ~ 14일(일)까지 갤러리 루가헌에서는 '2024 온빛사진상' 전이 열린다.
국내 다큐멘터리 사진의 활성화를 위해 의미 있는 이야기를 발굴하여 사진으로 기록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사진가를 선정하는 온빛다큐멘터리 사진상은 올해로 13번째를 맞았다. 지난 13년간 온빛다큐멘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국내의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활동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올해는 참신한 주제와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진가의 작업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온빛-씰리상을 신설하면서, 명실상부 국내 유일의 다큐멘터리 사진상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고 있다.
올해의 온빛다큐멘터리 사진상은 어느 해보다 치열하고 풍성한 사진가들의 축제의 장이었다. 다큐멘터리 사진 프로젝트의 공모와 전문가, 일반인의 심사를 거쳐 3개의 우수 작품이; 선정되었는데, 수상작은 이희훈의 ‘고립生, 고립死’(온빛-후지필름상), 심규동의 ‘1인 가구’(온빛-씰리상), 한상무의 ‘Portrait of Child in Dhaka’(온빛-혜윰프로젝트상)이다.
수상작은 광주, 서울, 대전, 대구, 포항의 5개 도시 순회전시를 통해 소개한다.
2024 온빛 수상작 순회전시 장소 및 일정
갤러리 혜윰 (오프닝 5월 31일 오후 5시) (광주) 05. 31 ~ 06. 16
사진위주 류가헌(서울) 07. 02 ~ 07. 14
갤러리 탄(대전) 07. 16 ~ 07. 28
아트스페이스 루모스(대구) 09. 06 ~ 09. 28
포항예술진흥원 갤러리 WELL(포항) 12. 17 ~ 12. 31
2024 온빛다큐멘터리 후지필름사진상 _ 이희훈
고립生 고립死
늦은 중년의 남자는 홀로 죽음을 맞이했다.
김 씨는 죽음으로 나에게 질문했다. “내가 어떻게 살았을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화로 속으로 관이 빨려 들어가는 순간까지 곡소리 한번 들리지 않던 고요한 마지막 길은 과거 그의 삶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어떤 삶이 그를 그토록 소외된 죽음으로 이끌었을까?
그의 생전 반 지하방을 찾아가니,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새 거주자가 튼 티브이 소리가 새어 나왔다. 유명을 달리하는 길에 누구도 찾지 않는 사회구조 속 철저하게 홀로 남겨진 이들의 생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왜 그런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지에 대한 의문은 내 ‘빈곤의 기록’과 맞닿아 있었다.
빈곤에 대한 기록은 2011년 처음, 쪽방에서 시작되었다. 쪽방은 사람 한 명이 몸을 누이면 다리를 겨우 펼 정도의 바닥과 천장이 가까운 열악한 거주 시설 중 하나였고, 10년이 지난 지 금도 여전히 그렇다. 이 외에도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고립사’, 도전에 실패해 주변 사람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고시 낭인’ 등 거주시설 중심으로 가난의 삶을 사는 이들이 여전히 우리 사회의 관심 밖에 존재하고 있다.
빈곤의 언어가 된 ‘지옥고’ (반지하, 옥탑, 고시원을 일컫는다) 그 속에 숨어 사는 이들. 각자의 이유에서 그들은 가족과 친구, 사회로부터 자신의 실패를 숨기며 홀로 살아가고 있었고, 한국 경제의 파산으로 '지옥고'에 숨어든 이들이(IMF 시절을 겪은 가장들이) 이제 죽음을 맞이하는 나이가 되고 있다.
한 편의 옴니버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빈곤 속에서 살아가는 하루하루.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그들은 삶은 묘연한 타래로 얽혀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이 시간의 흐름에 따른 파노라마처럼 이어져 있다. 빈곤이 이어지는 한 사람의 인생, 그것은 ‘빈곤의 경로’가 아닐까? 사회 구조로부터 고립된 삶을 살아 냈던 그들의 삶. 각자의 삶의 이유에서 스스로를 감춰버리고 고립의 죽음으로 마무리하는 빈곤 위의 생과 사.
빈곤의 역사는 끊이지 않고 있다.
국가의 존재, 도시의 발전, 문명의 진화와 무관하게 우리의 주변을 떠돌고 있다. 빈곤은 무엇이며 빈곤 속 인간은 어디에 존재하며 어떠한 존재인지를 묻게 된다. 그들의 고립⽣과 고립死를 기록한다.
<작가 소개>
이희훈은 사진기자다. 저널리즘에 기반한 다큐멘터리를 해왔다. 10여 년 간의 현장 취재 경험으로, 한국사회의 빈곤이라는 담론 속에 거주환경, 생존, 죽음 등에 대해 다양한 사회 현장을 기록했다. 주요 취재 현장으로 세월호 침몰, 이태원 참사, 군 의문사 등 참사 이후 피해자 탐사 보도에 참여했고, 홍콩민주화시위, 북미정상회담 등의 경험을 했다. 또한 노동 환경에 대한 멀티미디어 인터렉티브 기사를 제작하며, 비주얼 저널리즘의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24 온빛다큐멘터리 씰리사진상 _ 심규동
1인 가구 프로젝트
이사 한번 해본 적 없이 부모님 슬하에서 캥거루족으로 살고 있는 나는 언제나 개인의 공간을 갈망했다. 잠시 고향을 떠나 서울에 살 때 거주했던 고시원이라는 공간은 내게 매우 특별했고, 그곳을 사진에 담아 첫 전시를 열었다. 그 후 다시 돌아온 고향집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공간은 그대로였지만, 30대 중반이 된 나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부모님이 다른 공기를 만들고 있었다.
세대 갈등, 빈부 격차, 결혼과 저출산, 고령화, 도시집중 등 여러 사회문제는 우리집을 관통하는 것 같았다. 나는 무리해서라도 독립하고 싶어졌다. 그러면서, 이미 독립해서 혼자 사는 주변 사람들이 궁금해졌고, 그렇게 1인 가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내가 만난 1인 가구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평범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평범하지 않았다. 오히려 평범해 보이는 장면이 더 귀했다. 취향이 잔뜩 묻어있는 개인의 공간은 무엇보다도 그곳에 사는 사람을 잘 드러낸다. 결혼하고 2인 가구가 되면 이런 모습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1인 가구 시절 모습을 봤다면, ‘원래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부부 사이의 갈등도 줄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1인 가구 프로젝트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이렇게 사는구나’에서 ‘이런 사람이구나’로, 나아가 ‘그래서 그랬구나’로 이어지는 이해의 단계. 우리집을 관통했던 사회문제들이 다양한 1인 가구 사진을 통해 새롭게 환기되기를 바라본다.
<작가소개>
심규동은 자신이 살던 고시텔을 기록한 작업으로 사진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하였다. 보스턴 글로브, 하버드 매거진, YTN 뉴스룸, 김현정의 뉴스쇼, 무한도전 등 여러 미디어에서 그의 사진을 다뤘으며, 독일 라이프치히 현대미술관, SeMA 창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고시텔 작업은 작가의 개인적 고민에서 출발하여 사회적 결과물로 이어지는 첫 경험이었다. 이후 작가는 사진을 통해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2024 온빛다큐멘터리 혜윰프로젝트사진상 _ 한상무
Portrait of child labour in Dhaka
세계적으로 아동 노동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다. 약 1억5200만 명의 아동이 경제활동이라는 미명 하에 다양한 노동 현장에서 노동자로 일하고 있으며, 이들 노동의 약 절반은 아이들이 하기에 위험한 형태다. 아동 노동은 가난과 교육에의 접근 부족, 가족 내 폭력, 사회적 제약 등 여러 요인으로 쉬이 그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사회적 묵인과 어른들의 방관도 주요 요인으로 꼽히운다.
특히 방글라데시는 약 500만 명 이상의 아동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며, 그 중 상당수가 열악하고 위태로운 노동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어두 컴컴한 공장에서 위험한 기계를 다루는 아이, 고무 끓이는 냄새가 진동하는 신발 공장에서 밑창을 붙이는 아이, 어른들도 들기 버거운 벽돌을 나르는 아이, 쓰레기더미 속에서 재활용 할 수 있는 플라스틱을 찾는 아이, 보호장구도 없이 용접을 하는 아이 그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쇳가루를 뒤집어쓴 채로 쇠를 깎는 아이…
방글라데시 다카에 사는 아이들 중 상당수가 학교에 가는 대신 공장에서 일상을 보낸다. 무구한 눈빛으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의 제약과 가난을 숙명처럼 받아들인 채 힘겨운 노동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이러한 아동노동의 실태를 기록하고 알림으로써 경각을 촉구하고자, 방글라데시 다카 아동 노동자들의 Portrait을 다큐멘터리적 접근방식으로 촬영하였다.
<작가소개>
한상무는 2000년부터 사진가로서,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을 넘나들며 개인 작업과 함께 수많은 매거진과 캠페인 광고 작업에 참여하였다. 한국 유니세프(Unicef)의 사진가로 미얀마, 차드 그리고 모리타니아 등 세계 여러나라 어린이의 다양한 삶을 사진으로 기록해오고 있으며, 전 세계 유니세프 사진가들을 대상으로 한 ‘올해의 유니세프 사진(Unicef photo of year)상’을 한국인 최초 수상하였다. 자연과 인간의 삶을 탐구하며 변화하는 자연환경을 기록하고 있으며, 종교와 자연 그리고 인간의 관계에 대한 고찰로 서로의 공존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