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와 (사)한국미술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회장 송재경)는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오는 6월 26일부터 공모 선정 작가 안진희 개인전 《제주, 서천꽃밭을 찾아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제주 신화 속 담긴 의미를 작가만의 시선으로 풀어낸 안진희 작가의 작품으로 펼쳐진다.
안진희(1965년~)는 제주토박이 작가로 제주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는 제주대학교 미술교육과, 성신여자대학교 판화과 석사,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박사를 졸업하였다. 최근 열렸던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개인전을 포함해 14회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1990년과 1998년 제주도 미술대전 대상을 두 차례 수상한 바 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현대판화 공모전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안진희는 신화 속 소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여 독특한 형식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에는 설문대 할망과 서천꽃밭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제주 신화에 등장하는 ‘서천꽃밭’은 이승도 아니고 저승도 아닌 곳으로 죽은 이들을 위한 꽃밭이자,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이상향이다. 그래서 서천꽃밭의 꽃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꽃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안진희의 서천꽃밭에는 봉숭아꽃, 붓꽃, 수선화, 동백꽃, 달배기 꽃 등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꽃들로 채워져 있다. 그는 야생 곳곳에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꽃을 통해 모진 세월을 말없이 인내하며 살아온 제주 여성의 의미를 담았다. 또한, 바닷속의 흙을 삽으로 떠서 제주도를 만들었다는 키가 크고 힘이 센 설문대할망을 자기 자신으로 치환하여 자신을 중심으로 신화의 내용을 풀어나가는 대목은 작가의 개성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안진희는 한국화를 기반으로 판화·서예·수채화·서양화 등 다양한 기법적 기술을 연마하였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다양한 매체를 융합하여 신화의 서사적 구조를 자유롭게 풀어낸다는 점이 흥미로운 지점이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듯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주다움을 풀어내려는 작가의 시도는 과거 신화의 이야기를 구설로 듣고 자라온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할 여지를 제공해 준다.
전시의 평론을 맡은 하진희(미술사학 박사)는 “모진 세월에도 웃음과 해학을 잃지 않고 살아온 제주 여성이 곧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꽃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무심한 생명력을 이어가는 꽃들의 이야기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언의 메시지”라 말한다.
신화를 과거의 이야기로만 머물지 않고 이 시대의 새로운 신화를 표현하는 안진희 작가의 전시는 7월 8일(월) 19시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제주갤러리(인사아트센터 B1)에서 진행된다. 오픈식은 6월 26일(수) 16시에 진행된다. 관람료는 무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