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갤러리 이즈에서는 2024년 6월 26일~7월 1일까지 최만길 개인전 '나만의 풍경전'이 전시된다.

나는 지금까지 작업해 온 동안 표현 매체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 왔다. 작가의 작품에 드러난 의미나 메시지와 함께 매체에 대한 표현 연구 또한 소홀히 할 수 없음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최만길 개인전 '나만의 풍경전'
최만길 개인전 '나만의 풍경전'

내 작업에서 표현하고자 한 풍경이란 단지 눈에 들어오는 시각적 이미지로서 국한되기 보다는, 오히려 풍경 자체가 내면의 정서와 기억의 편린들로 재구성되기를 바라는 점에서 내게 매체의 연구는 중요하게 다가왔다. 

매체에 대해 고민하던 중 우연히 이웃해 있는 서예원에서 서예 연습하고 버려진 한지를 보는 순간 무언가 와 닿는 게 있었다. 알다시피 한지는 우리 전통이 깃들어 있는 지류(紙類)이다. 나무의 속성이 묻어 있으면서도 물성 자체가 물과 바람에 잘 어울린다는 점만으로도 나의 작품 ‘내면의 풍경’과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스쳤다. 

<나만의 풍경>시리즈에서 나타나듯이 이러한 매체의 활용은 내 작품 안에서 두텁게 릴리프(Relief)를 이루는 형식으로 나타난다. 이는 무언가 읽혀질듯 한 서도(書道)의 내밀한 정서와 내 무의식 속에 잠재한 정서들이 서로 결을 이루며 내용과 형식의 조화를 돕는다고 생각한다.

최만길 개인전 '나만의 풍경전'
최만길 개인전 '나만의 풍경전'

Thomas Choi의 나만의 풍경
서양화, 한국화, 조각을 하나로
김성호 미술평론가

작가 최만길은 회화과 졸업과 함께 회화 작업에 천착했으나,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여러 매체 실험을 거치면서 첫 개인전을 조각 전시로 가진 이래, 오랫동안 조각가로 활동해 왔다. 그러한 활동 중에도 회화의 정신성은 그의 작업을 지탱하는 근원이었다. 심층적으로 구상했던 회화를 2018년부터 본격화했고, 비교적 최근인 2020년부터 매년 개인전을 통해 선보임으로써 우리는 조각에서부터 회화에 이르는 그의 방대한 작업 전모를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최만길은 왜 다시 회화에 천착하고 있는 것일까? 다양한 제작 공정에 필요한 엄청난 노동력과 더불어 주물 캐스팅 등 공장과의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젊은 시절의 조각 창작이 이제는 힘에 부친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근원적인 고민은 여기에 있다. 온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만의 창작으로 이루어진 ‘최만길에 의한 최만길만의 작품 세계’가 필요했던 까닭이다. 

최만길 개인전 '나만의 풍경전'
최만길 개인전 '나만의 풍경전'

여기에는 조각 창작보다 더하다면 더한 정신적 고뇌와 육체적 고통이 뒤따랐다. 남들과는 다른 독창적인 창작 세계를 일구기 위해서 수많은 날을 번민하면서 시도했던 수많은 에스키스 작업은 물론이고 거대한 크기의 특수 매체의 캔버스를 직접 짜고 그 위에 고된 노동의 창작 행위를 반복하면서 장애로 불편한 몸을 혹사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린 시절부터 소아마비의 역경을 딛고 불편한 몸을 이끌면서 학업과 생업을 병행하면서도 늘 흠모해 왔던 예술가로서 세상 살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불굴의 도전 정신이 아니면 감히 엄두도 못 낼 선택이었다. 늦은 나이에 찾아왔던 뇌경색 또한 그에게 창작을 대면한 육체적 고통을 가중시켰다. 

최만길 개인전 '나만의 풍경전'
최만길 개인전 '나만의 풍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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