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천재 화가 베르나르 뷔페(Bernard Buffet·1928~1999)가 5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뷔페의 두 번째 대규모 회고전 ‘베르나르 뷔페전’이 ‘베르나르 뷔페-천재의 빛: 광대의 그림자’ 전 취재를 위해 베르나르 뷔페의 최예림 전시해설가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나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작은 배다.
몇 번이고 파도에 배가 침수된다.
나는 거대한 파도를 헤치고 항로를 짜려고 노력한다.
파도에 휩쓸리지만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베르나르 뷔페
최예림 전시해설가는 “이번 전시는 20 세기의 구상화가 베르나르 뷔페의 120여 점의 원화를 만나보실 수 있는 전시회로 베르나르 뷔페는 너무나 가난했기 때문에 캔버스를 최대한 아끼기 위해 이런 방법을 선택했는데요. 작품을 보시면 아래쪽에 캔버스가 울퉁불퉁 울어있는 모습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베르나르 뷔페는 한 인터뷰에서 나중에 어떤 화가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광대로 기억되고 싶다고 대답한 적이 있는데 이 그림을 보시면 베르나르 뷔페가 본인의 얼굴에 광대 분장을 하고 있는데 실제로 광대 분장을 하고 본인의 모습을 보면서 광대 시리즈를 그려 나갔다.”면서 “곧 광대 시리즈는 베르나르 뷔페 본인이라고 생각하시면서 보시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설명에서 “풍경화를 보시다보면 놀라운 점이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뷔페는 항상 조용하고 삭막한 배경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베르나르 뷔페는 참 이례적으로 일찍 성공한 화가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비난과 질투도 피할 수는 없었으며 결국 71세라는 젊은 나이에 본인의 목숨을 스스로 끊게 되는데요. 베르나르 뷔페의 마지막 유작까지 이번 전시장에서 보실 수 있다.”고 설명을 마쳤다.
뷔페에게는 ‘비운’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곤 한다. 피카소와 비견될 만한 재능이라 평가받았고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미술계에서 추상 미술이 주류가 되면서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2019년에야 처음으로 회고전이 열렸다. 그러나 뷔페의 매력은 단숨에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당시 15만 명이 첫 번째 회고전을 찾았다.
이번 전시에는 단테의 <신곡>을 캔버스에 재현한 폭 4m를 넘는 대형 유화 ‘단테의 지옥, 지옥에 떨어져 얼음에 갇힌 사람들’을 포함해 총 120여점이 소개된다. 5년 전 첫 회고전이 한국 관객들에게는 낯설었던 뷔페를 소개하는 자리였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주제별로 작품을 구분해 뷔페의 세계에 한 걸음 더 들어갈 수 있다.
뷔페는 1997년 파킨슨병을 진단받자 작업실에 틀어박혀 그림만 그렸다고 한다. 그리고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자 1999년 10월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그림은 뷔페가 평생을 천착한 주제였으며 존재 이유였다. 전시는 올해 9월 10일까지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