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 갤러리밈 5~6층에서는 2024년 5월15일(수)~7월12일(금)까지 곽남신 개인전 ‘누구세요’가 전시된다.

시간이 머무는 곳, 캔버스에 아크릴릭, 색연필, 150x260cm, 2023
시간이 머무는 곳, 캔버스에 아크릴릭, 색연필, 150x260cm, 2023

곽남신 작품은 단순한 표현으로 이루어진 일상적이고 소소한 이미지들은 관찰과 사유를 통해 그 안에 내포된 아이러니한 상황을 유추하듯 흥미로운 이미지를 상상하게 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그의 작품들은 명쾌하고 친숙한 전달 방식의 내러티브 속에서 더욱 직설적이고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유머와 인간애, 그리고 페이소스와 블랙유머가 포인트이다.

곡예,  Acrobatics, 117x91cm, 2021
곡예,  Acrobatics, 117x91cm, 2021

곽남신(한국 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은 회화, 판화, 드로잉, 조각, 네온작업, 설치 등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유동적 표현언어를 찾아 끊임없는 실험을 거듭해 온 작가로 1979년부터 45년 동안 그림자를 핵심 이미지로 다루어오며 ‘그림자 작가’, ‘그림자 회화’로 널리 알려진 작가는 존재의 흔적인 그림자를 전면으로 끄집어냄으로써 실체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촉발시켜 환영의 세계로 이끌어 왔다.

네, 알겠습니다(Okay, I got it) 91x73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23
네, 알겠습니다(Okay, I got it) 91x73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23

그림자는 ‘의미가 함축된 상상적 이미지’로서 현실의 날 것 상태와는 거리를 둔 감각들과 감수성, 정서를 담아내며 궁극적으로는 의미의 완료가 아니라 개방을 지향하고 있다.

예술에 대한 지나친 이상주의를 경계한다는 작가는 한국적 모더니즘과 민중미술 등 과거 대세를 이루었던 미술의 교조적, 정치 프로파겐다적 흐름뿐 아니라 기후변화, 전쟁과 테러, 인종차별 등과 같이 동시대 미술계를 휩쓸고 있는 거대 담론으로 관객들의 이해를 강제하는 양상들을 유머와 위트로 비틀어 보여주고 있다.

누구세요( Who is that), 117x91cm,캔버스에 아크릴릭, 2023
누구세요( Who is that), 117x91cm,캔버스에 아크릴릭, 2023
누구세요(Who is that-green), 90.9x72.7cm,캔버스에 아크릴릭, 2024
누구세요(Who is that-green), 90.9x72.7cm,캔버스에 아크릴릭, 2024

이는 삶에 대한 시선으로 이어져 허세와 위선, 허무한 욕망의 껍데기를 통해 삶의 부조리와 엉터리 소통방식 드러내며 ‘자유로운 정신’이 깃든 작고 겸손한 예술을 추구한다.

누구세요, 캔버스에 아크릴릭, 90.9x72.7cm, 2023
누구세요, 캔버스에 아크릴릭, 90.9x72.7cm, 2023

곽남신 수필집-

최근의 그림들은 그림자와 실루엣, 몇 가지 재질의 선의 표현, 네거티브와 포지티브의 하드보드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고, 때로는 그것들이 뒤섞여 서로 다른 차원의 엉뚱한 관계를 맺기도 합니다. 

그림자가 그것이 드리워진 평면 위에 놓인 낡은 철사와 이상한 관계를 맺기도 하고, 하드보드지 실루엣 형상이 자신이 오려져 나온 나머지 판지의 반점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네거티브와 포지티브 형상들이 대화를 나누고 연극적인 공간을 연출하기도 하지요. 

어찌 보면 초현실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이러한 이미지들을 따르다 보면 결국은 모든 것이 다 부조리한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일 선생님의 말씀이 일정 부분 수긍이 가는 지점이지요. (’이미지를 통해 이미지를 무화시킨다’)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나에게 주입된 몇몇 모더니즘의 개념들이 그것이 목적이 아니고 우리 삶의 부조리와 엉터리 소통방식, 위선 등을 드러내는 패러디와 유머의 도구로 쓰여 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덧없음’- 어쩌면 초기의 나무 그림자 그림부터 일관되게 내재되어 왔던 화두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동근이상(Same roots, different look), 117x91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23 (2)
동근이상(Same roots, different look), 117x91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23 (2)

-곽남신 수필집 <망량> 중에서 발췌

곽남신 작품은 대영 박물관, 필라델피아 프린트 센터, 타이페이 관두미술관 등 해외 미술관을 비롯 국립 현대미술관, 국립현대 미술은행 등에 소장되어 있다.

곽남신은 이번이 27번째 개인전으로, 네거티브와 포지티브 하드보드 이미지들이 뒤섞이며 서로 다른 차원과의 엉뚱한 관계를 맺는 회화와 영상 등 신작 총 20여 점 출품되었다.

친구1 (Mate), 91x73cm, 캔버스에 돌가루, 아크릴릭, 2024
친구1 (Mate), 91x73cm, 캔버스에 돌가루, 아크릴릭, 2024

 

곽 남 신 / KWAK, NAMSIN / 郭 南 信 (1953)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 대학원 졸업
파리 국립 장식미술학교 졸업
現 한국 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명예교수, 소마미술관 운영위원장

개인전 14회 기획전 외 단체전 100여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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