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이즈 1층에서는 2024년 5월 8일~14일까지 의사가 기획하고 펀드매니저가 펀딩한 '이예선 밥알작가 환갑잔치’라는 타이틀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지난 5월 11일 오후 갤러리 이즈에 들려 이예선 작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나는 쌀로 평면, 입체, 설치 등의 작품을
만드는 밥알작가이다.
요리사는 쌀의 영양을 생각하여 요리하지만
나는 쌀의 점성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든다.
쌀은 예술의 표현 도구tool로서 
주변을 더럽히지 않는 가장 안전하고 청결한
환경 친화적인 재료이기도 하다.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작가는 수 천년 침묵했던 쌀의 소리를 경청한다.
왕도 밥을 먹고, 노비도 밥을 먹는다.
부처님전에 공양쌀을 올리고, 
아는가, 죽은 자도 제삿밥을 먹는다는 사실을.
심지어 가축도 밥을 먹는다.
밥은 어떤 생명에게도 우열없이 똑같이 평등하다고 말한다. 
평등사상은 내게 매우 예민한 주제이자
공생을 언급하기 위한 전제이기도 하다.
평등과 평화는 으뜸과 버금의 차이가 아니다.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익힌 쌀을 가공하여 작은 단위의 사람을
만들면서 작가의 살갗 부스러기와 땀을 버무리고
빠짐없이 지문을 박아 인간 DNA를 심는다.  밥알이 부활한다.
밥알이 살아서 생명사상. 평등개념을 세상에
전파한다.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오늘 새벽도 부지런하다.
한 울타리 지구 생명체 자손 대대로 번영하라는 주문을 넣어서
밥알로 휴먼헤리티지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산자와 죽은자, 어느 쪽도 밥이외에
대안은 없다.
할 일이 엄청 많다.
왜냐하면 나는 밥알 제국의 인구를 늘려야하는
창조주이기 때문이다. 

밥알작가 이예선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보라! 이예선이 끈적거리는 점성을 지닌 밥알을 하나하나 붙여가며 이른바 ‘밥알 몸’으로 된 사람을 만들어 나갈 때, 팔다리를 지닌 인간 형상은 이내 ‘밥알 정신’을 담은 사람으로 변환되어 간다. 몸과 정신이 어우러진 ‘밥알 몸/정신’은 실존주의를 아우르며 그것을 넘어선다. “실존이 본질에 선행한다”는 유명한 사르트르(Jean Paul Sartre)의 언명에서 우리는 현실계 속 개별적 인간 주체의 실존을 확인하지만, 이예선이 추구하는 ‘밥알 몸/정신’은 인간과 인간의 만남과 소통에 보다 더 주목한다. 얼추 본다면, 실존주의에 영향을 미친 베르그송(Henri Bergson)이나 니체(F. W. Nietzsche)의 생철학적 개념과 더 닮아 있는 셈이다. 아서라! 그러한 철학자들의 사상이 어떻게 현대의 예술가의 직관을 중시하는 복잡다기한 사유와 딱 맞물릴 수가 있을까. 실존주의와 생철학은 다만 작가 이예선의 ‘밥’으로부터 출발한 생명주의 사유를 이해하는 기초적 바탕이 될 따름이다. (김성호, 미술평론가)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은 쌀을 익힌 밥알이라는 일상적인 주식 재료를 사용해 작업하는 독특한 표현방법을 창안해냈다. 밥알이 미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예술가다운 상상력의 소산이다. 이처럼 특이한 발상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작가정신이 불러들인 행운일 수 있다. 밥알이 뭉쳐져 형태가 되고 그 형태가 인물상이 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조형, 즉 입체적인 형태를 다루는 전통적인 조각의 경우는 흙이나 돌, 나무, 동, 철 등의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러다가 과학의 발달에 힘입어 다양한 공업적인 재료를 이용하게 됨으로써 보다 광범위한 조형세계의 진보를 촉진하게 되었다. 현대조각에서 재료에 관한 금기사항은 없다. 그래서일까. 밥알이라는 식재료가 조형의 대열에 뛰어들었다. 밥알이라는 재료의 출현은 일련의 전통적인 조형작업과는 판이하게 다른 조형미를 보장한다. 쌀알을 익힌 밥알이 극미한 조각의 재료가 되어 소조와 거의 동일한 조형방식을 공유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신항섭_미술평론가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Lee, Ye Sun

​학력

이화여자대학교 장식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2023 국립농업박물관 개관초대전
2018-2024 화랑미술제
2019-2022 키아프
2019 <일상의 예술-오브제> 뮤지엄 산 공모 선정 작가전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이예선 작가 환갑잔치

 

​주요 경력

뉴욕, 파리, 베니스비엔날레, 일본, 홍콩, 싱가폴, 터키, 대만 국제아트페어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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