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자인제노 갤러리에서는 2024년 5월16일 ~5월 31일까지 신영진 작품전이 열릴 예정이다.

압록강은 우리민족의 역사가 마치 전설처럼 ,신화처럼 남아있는 강이다. 

때로는 억세게 때로는 잔잔히 흐른다. 그래서 살아있는 듯 지루하지 않은 강이다.

이쪽과 저쪽을 고무줄처럼 가깝게 했다가 멀게도 한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게도 하고 환상으로 남기게도 한다

신영진

두고온 산하- 북녘마을이 보이는 압록강 잔물결 -  (90cm x90cm x 5cm/ oil on canvas / 2024)
두고온 산하- 북녘마을이 보이는 압록강 잔물결 -  (90cm x90cm x 5cm/ oil on canvas / 2024)

압록강은 우리 민족의 젖줄이며 어머니의 강이다. 초월적 상상을 자극하지만 그리움을 간직한 채 반쪽의 역사가 되었고, 그나마 갈 수 없는 상상의 강이 되었다. 이 작품을 그리는 내내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 시를 읊조렸다. 오래전 대학시절 가장 많이 읊조린 시는 단연코 김소월 시이다. 당시에는 담배를 참 많이 폈었는데, 김소월의 '담배'라는 시는 담배를 끊은 지금도 암송하고 있다. 김소월의 시는 대체로 민족의 깊은 시름과 애환을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소월 시 '엄마야 누나야'는 우리 자연과 순수한 삶 그리고 평화로운 가족을 상상하게 된다. 이 시는 1922년 지어졌으며, 1919년 3.1운동 실패 이후 식민화 된 우리 민족의 이상향을 꿈꾸는 간절함이 읽혀진다. 싯구를 읊조릴 수록 서글픈 감정과 전율이 느껴지는데, 이는 우리 시대의 안타까운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 좋겠다. 그럼으로 우리산하의 기록이며 역사이기에 왜곡을 최소화 하고 신비로운 강의 신화를 쓰려고 했다.

 김소월의 시는 주로 고향과 관련이 있으며, 그의 고향인 '평안북도 구성'은 북으로 압록강을 통해 중국과 이어짐으로 그의 시 '엄마야 누나야'를 압록강변과 관련지어 본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들에는 반짝이는 금 모래빛
뒷문밖에는 갈 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들에는 반짝이는 금 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 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낮달 - 두고온 산하 - 맑은 날 백두산 천지와 고산양귀비-    (50cm x 50cm x 5cm/oil on canvas/2024)
낮달 - 두고온 산하 - 맑은 날 백두산 천지와 고산양귀비-    (50cm x 50cm x 5cm/oil on canvas/2024)

백두산의 오래전 이름은 백산이라고 한다. 하얀 산인데, 맑은 날 남파로 오른 백두산은 과연 백산이 아닐 수 없다. 그 이름만으로도 명산이요 신비로운 산이다.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흰색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산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여기에 북으로 기상을 뻗어내는 백두산 천지의 봉우리들은 광개토대왕의 기개를 알 수 있음이다. 양기와 에너지로 가득한 이곳은 남성성의 상징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곳에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고산 양귀비 꽃이 하늘하늘 거리며 피어있다. 하얀 돌산을 뚫고 피어난 가냘픈 양귀비 꽃은 백두산 정상에서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성성성성의 조화로움이 이곳에 함께하니 천지조화가 따로 없음이다. 모든 자연의 이치가 충만한 백두산은 과연 우리의 명산이다

두고온 산하- 잠들지 않는 장군총2 -(50cm x 50cm x5cm/oil on canvas / 2024)
두고온 산하- 잠들지 않는 장군총2 -(50cm x 50cm x5cm/oil on canvas / 2024)

삼년전 대전국제아트쑈에서 특별한 전시를 했다. 그건 15점의 '두고온 산하-시리즈'작품인데,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비판과 저항에 대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전시가 끝난 이후로도 여러점을 꾸준히 제작하고 있고 작품이 충분히 모아지면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한 (민간인으로서) 의식을 갖고 전국 투어 전시를 하려고 했다. 그럼으로 작품 판매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이 작품들 중 00기업에서 '두고온 산하-잠들지 않는 장군총(50cm x 50cm /oil on canvas / 2021)'을 소장한다고 했을 때 다소 망설였다. 이 작품은 고구려의 넋을 기리고자 한 작품으로 핵심적 작품이었기에 더욱 망설였다. 물론 이 작품은 기업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제 '두고온 산하-잠들지 않는 장군총2' 를 제작하면서 3년전 이 작품에 대한 작가노트를 뒤적이며 포스팅을 하는 건 작품 제작에 대한 역사의식의 확고한 반영과 또 다른 전시를 하기 위함이다. 

두고온 산하- 마을이 보이는 압록강변- (50cm x 50cm x5cm/oil on canvas/2024)
두고온 산하- 마을이 보이는 압록강변- (50cm x 50cm x5cm/oil on canvas/2024)

김소월 시 '엄마야 누나야'는 우리 자연과 순수한 삶 그리고 평화로운 가족을 상상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도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 좋겠다. 한편 이 작품의 강변 마을은 북녁마을이 아니다. 갈 수 없는 강 건너가 어찌 다시 중국령인가? 그럴수도 있음은 다음기회에 포스팅하기로 한다. 그나저나 저 곳에서도 신토불이의 신선한 오이를 먹을 수 있음에 우리의 산하이다. 고구려 역사가 숨쉬는 아타까운 우리의 산하이다. 기법으로 작은 물감 덩어리를 붓 끝으로 수없이 반복하며 찍고, 나이프로 문지르면서 오래전 그곳에 내가 있었음으로 그 기억을 그대로 그리기 위해 사실적 표현으로 치달리고 있다. 그럼으로 오래전 내가 보았던 그 느낌 그대로의 강변의 작은 마을, 평화로운 우리의 '삶의 터'로 각색하고 있다.

두고온 산하-북녁마을이 보이는 압록강변01-(50cm x 50cm x 5cm/oil on canvas/2024)
두고온 산하-북녁마을이 보이는 압록강변01-(50cm x 50cm x 5cm/oil on canvas/2024)

벗이 없음으로 혼술로 압록강가에 배를 띄워 고구려를 기억하며 유유자적하고 있다. 술을 안마신지 꽤 오랜지라 이 두 잔으로 벌겋게 달아오른 온몸의 피부에서 열기가 솟고, 나는 고구려의 함성을 꺼내 들었다. '아아! 펴라성'으로 시작되는 김병호 장편소설 '고구려를 위하여'이다.

  1995년 즈음 다녀온 압록강 2000리 스케치여행은 고구려의 함성을 느끼던 여행이다. 이후 1997년 초판이 발행된 이 책은 '압록강 2000리' 작품을 제작하던 중 그 해에  바로 구입해서 읽었던 소설이다.  

  지금부터 대략 27년전 일이다. 

  이 소설을 다시 꺼내든건 최근 김진명의 '고구려'를 보면서 약간의 비교를 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그냥 두루두루 훝어보기 위함이다. 맥주 두 잔에서 들려오는 고구려의 함성인지라 궁색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달아오르는 건  같은 민족의 피 끓음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나는  민족의 투사 같은 위인이 될 수 없음을 안다.  내가 나를 정말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나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용기도 없을 뿐더러, 죽음앞에서 그토록 초연할 수 없으며, 손톱끝을 고문당함에 견딜 수 없는 위인임을 안다. 그저 위인들의 전기를 보며 안타까워하고 그 위대함에 감사할 뿐, 문틀에 발톱만 부딪쳐도 소스라치게 고통스러워 하는 나를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조용히 '끓는 피'를 표현하려고 한다. 보이기 위함으로 인한 사치 같기도 하다고 번뇌할  때, 이 '피 끓음'을 표현하는 순수 풍경화풍의 은유 작품은 또 다른  미적 쾌를 가져오며 가장 나다운 표현의 연장일 수 있음으로 흡족해 하기도 한다.  ' 낮달- 두고온 산하' '낮달-그리운 산하'시리즈 작품들이 그것인데, 작가로서의 미의식을 발현하기 위한 몸부림이 임계점에 다다르면 쉬면서 작업하게되는 시리즈 작품들이 그것이다. 이러한 풍경화 화법의 표현은 우리 산하의 기록이며 역사이기에 왜곡을 최소화 하는 가장 적절한 은유의 화법이라고 감히 주장하려고 한다.

포스터
포스터

 

신영진(申榮鎭,Shin Young Jin)

현재: 한남대학교 아트앤테크놀로지대학 회화과 교수
 세종대학교 회화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수상

    - 2018대한민국 공군을 빛낸 인물상 수상(대한민국 공군참모총장 이왕근)
    - 2017: 신용협동조합 공적상(신용협동조합 이사장 김남기) 
    - 2016: 미술세계 작가상 수상(미술세계 대표 백용현)

○ 봉사

    - 2016~2019 : 대한민국 공군역사발전자문위원  
    - 2007~2008 : 대학미술협의회 사무총장
    - 2002~2006 :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감사 및 감사
    - 2001~2004 : 사단법인 목우회 사무국장외 다수

○ 심사 

    -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외 다수

○ 전시

    - 개인 작품전 18회      
    - 부스개인전  30회       
    -  2~3인전  2회        
    -  단체전   250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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