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금보성아트센터에서는 2024년  2024년 5월 1일(수)~ 5월 20일(월)까지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가 전시되고 있다.

5월 3일 오후 전시장에 들려 잠시 작가와의 만남과 작품을 스케치 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책은 누군가의 이야기다.
서사가 있는 삶은 더 은은하다. 
꽃이 정보에 휩쓸리지 않고 
응축한 봉오리를 스스로 열 듯이 
조용하게 서성일 때 사유도 눈을 뜬다. 

코끝에 드나드는 바람을 느끼지 못한 순간 
모든 것은 끝장난다. 
흙으로 돌아가기 전에
달리기를 멈추고 긴 숨을 쉬어야 한다.

책은 숨이다.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김천정은 인터뷰에서 "나의 작업은 붓질이라기 보다는 몸짓으로 표현했다고 보는 게 적절할 것 같습니다."라고 표현했다.

이어 "쉼이란, 책은 우리 삶의 치열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이야기란 치닫기만 하면 끝도 없이 달리게 되니 잠시 숨을 쉬며 안식을 얻자는 의미에서 '쉼, 색동서재(色動書齋)'가 결정지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때로는 상대방의 울음도 경청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이처럼 사람에 대한 이해는 쉽지 않다. 책의 이해는 인간에 대한 이해요, 인간의 이해는 세계에 대한 이해이고 끝내는 자신에 대한 이해이다. 책은 문자와 이미지가 편집된 물리적 형체이기도 하지만 고도화된 정신의 산물이다. 

때문에 장식이 아닌 양식이라 부른다. 세상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이념이나 이동하는 사유도 책으로부터 기인한다. 존재 이유나 차원의 문제, 견해이거나 걸음을 옮기는 방향까지도 모두 책으로부터 얻은 것이다. 물론 읽다가 던져버린 책도 구석에 쌓여있다.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다양한 책은 다양한 인간의 삶을 상징한다. 우리가 맨눈으로 구별하는 빛깔만도 일만 칠천 가지가 넘는다. 인간의 빛깔은 이보다 다양하다. 늘 경험하는 좌절과 한숨, 기쁨과 눈물, 꿈과 행복은 각기 다른 빛깔로 변주된 책의 목소리이다. 사물이 가지고 있는 빛깔은 대부분 삼키고 소화하지 못한 빛깔만을 내뱉고 있다.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그렇게 드러난 빛깔은 아픔이고 고통(괴테)이다. 타인의 빛깔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이다. 책은 죽음처럼 살고 삶처럼 죽게도 한다. 누구나 따뜻하고 자유롭고 감동적인 한 권의 책이 되길 희망하는 이유이다. 책은 온도를 차단하는 절연체가 아니다. 액화되거나 비등하여 무언가로 전이되는 화학원소이다. 물체와 물체를 서로 비벼 열을 만들 듯이 책과 사람은 마찰할수록 뜨거운 유대와 반응을 일으킨다. 반응의 크기가 곧 삶의 크기다. 책을 덮는 순간 무지한 사람으로 전락하거나 비로소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김천정

·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박사
· 개인전 29회 
· 각종 아트페어 및 그룹전 400여 회 
· 대한민국미술대전, 경기미술대전 등 심사위원 40여 회 
· 서울시, 서대문구, 중랑구, 마포구 등 미술심의위원 다수 역임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 강사역임
· 한국미술협회 회원/ 박물관・미술관 학예사 
· 현, 삼육대학교 부총장, 아트앤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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