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봄
봄은 누구에게나 오지만, 봄을 누릴 자격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오직 겨울을 잘 견뎌낸 이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수잔 비소네트는 ‘낙관주의자란 봄이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인간으로 태어난 ‘봄’인 낙관주의자는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얼음의 빗장도 서서히 느슨해질 무렵
나는 그만 당신의 가슴 위에 미끄러져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처음으로 시린 손 짚고 가만히 귀를 대어보았더니
바닥 깊은 곳에서 숨죽여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아, 당신은 우리가 강을 건널 수 있도록
몸소 추위를 마련했던 것입니다
당신의 정갈한 침묵을 무사히 건너서 봄이 옵니다
당신의 빛나는 생채기도 물살이 되어 흘러갑니다.
-백지상의 시, ‘언 강을 건넌 후’ 중에서 -
낙관주의자는, 실패를 겪어보지 않아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나 ‘어떻게든 되겠지’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낙천주의자와는 결이 많이 다르다. 오히려, 모든 상황에서 낙천적인 사람은 결국 비관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저명한 심리학자 아들러는 지적하였다.
낙관주의자는 시련을 무수히 겪지만, 자신에게 다가온 역경을 일시적이고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실패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자신의 무능력을 탓하지 않으며 상황에 의해 벌어진 일로 여기기 때문이다. 반대로 좋은 일이 일어나게 되면, 자신의 특성이나 능력과 같은 잘 변화하지 않는 속성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에 비관주의자에게 역경은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영속적인 문제가 된다. 실패나 좌절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으므로 변화가 어렵다고 여기지만, 좋은 일이 일어난 원인은 주로 기분이나 운과 같은 일시적인 것에서 찾기 때문이다.
이렇듯 자신에게 일어난 어떠한 사건들의 원인을 찾는 과정을 심리학 용어로 ‘귀인’이라 하며, 성공이나 실패의 원인을 상황과 같은 외부에 귀인하는지, 자신의 특성과 같은 내부에 귀인 하는지에 따라 심각하게 우울해질 수도 있고, 삶을 더욱 열정적으로 살아갈 수도 있게 된다.
겨울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겨울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겨울 동안 내면의 집을 단단하게 지은 사람에게 봄은 선물처럼 다가온다. 겨울에 영원히 머물 것인가, 봄으로 나아갈 것인가는 인생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당신의 해석에 달려있다.
백지상 프로필
상담심리학 박사. 서양화가. 치유예술작가협회(HAA)부회장
호주국가공인 예술치료전문가.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외래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