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의 극치를 보여 주는 황금처럼 빛나는 제단화'
지극히 컴컴한 어두운 곳에 있어도 빛을 마구 뿜어내는 아름다운 작품이 있다. 젠틸레 다 파브리아노의 <동방 박사의 경배>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제단화이다. 실제 금박과 보석이 들어가 있는 유화 물감 쓰기 이전의 템페라 (Tempera)작품으로 어두운 예배당을 눈부시게 밝혀주는 미묘한 조명 효과가 있다. 작품만큼이나 독창적인 액자 형 프레임(Frame)은 정교하게 조각을 한 후 금박을 입혔다. <동방 박사의 경배>는 르네상스 시대에도 루벤스와 다빈치 등 유명한 화가들이 앞 다투어 그렸던 주제이다. 그러나 같은 주제여도 파브리아노의 작품만큼 독보적인 것은 없다. 무엇보다 이 주제는 주문자의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었다. 또한 예술가들의 장인 정신을 과시할 수 있는 특별함이 있었다.
파브리아노의 <동방 박사의 경배>는 3차원적인 창의적인 구조이며, 모두 연속적인 이미지로 스토리텔링이 되어있다. 이는 르네상스의 규칙이 만들어지기 직전의 중세 미술인 고딕 미술이다. 세세히 들여다보면 놀랄 정도로 볼거리가 많아서 흥미우며,국제 고딕 미술의 걸작 중 하나이다. 피렌체는 왕으로부터 정치적으로 독립된 곳으로 피렌체 최고의 갑부인 팔라 스트로치(Palla Strozzi)는 왕과 같은 존재였다. 작품의 주문자이며 스폰서는 메디치가와 쌍벽을 이루던 바로 팔라 스트로치였다. 제단화는 부를 상징하고 과시할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이므로, 그러한 목적이 은연중에 감추어져 있었다. 작품은 산타 트리니타(Santa Trinità)에 있는 피렌체 교회의 가족 예배당을 위한 제단화였다.
파브리아노는 당시에 유명했던 화가로 1420년의 작품인 <마리아의 대관식>을 보면 19세기의 구스타브 클림트(Gustav Klimt) 의 작품이 연상 된다. 젠틸레 다 파브리아노는 베네치아 미술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동시대인들은 그의 프레스코화(fresco)를 보고 감탄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