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18일(목) ~ 21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서울시무용단은 2025년 마지막 무대로 2인무에 집중한 신작 기획 '안무가 랩: 듀오(Choreographer Lab: Duo)'를 선보인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무용단은 올해 시즌 프로그램 신작 '스피드'와 '미메시스', 레퍼토리 '일무'를 전 회차 매진시키며 높은 예술적 성과를 거둔 바 있으며, 이번 작품에서는 무용단 내부 단원들의 창작 역량에 초점을 맞춘다. 동시대 한국춤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하는 동시에 차세대 창작자 육성이라는 목표를 담아낸 기획이다.
이번 공연에는 최고 연차 단원(55세)부터 가장 젊은 단원(25세)까지 폭넓은 세대가 참여한다. 서로 다른 시대의 훈련법과 감각을 지닌 무용수들이 2인무라는 동일한 조건 아래 각자의 예술관을 선보이며, 한국 춤이 과거의 형식을 반복하는 예술이 아닌 끊임없이 진화하는 현재진행형 무용임을 확인시킨다.
기획의 중심인 2인무는 독무나 군무에서는 포착되기 어려운 관계의 조율과 긴장, 신뢰의 구조를 드러내는 장르다. 클래식 발레의 파드되(pas de deux)가 균형과 신뢰를 기반으로 움직임을 구성하듯, 한국무용의 2인무 역시 호흡과 무게중심의 교환을 바탕으로 한다. 참여 안무가들은 창작 과정에서 함께할 파트너를 능동적으로 탐색해 선정했으며, 단순한 신체적 조건이 아니라 춤의 결, 호흡, 감각적 상응을 기준으로 조합한 것이 특징이다.
다섯 개의 듀오 작품, 10분 내외로 압축된 밀도
'안무가 랩: 듀오'에는 총 다섯 편의 듀오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각 작품은 약 10분 내외의 러닝타임으로 구성되어, 짧지만 밀도 있는 다섯 개의 세계를 연달아 경험하게 한다.
첫 번째 작품 노연택의 '홀드(Hold)'는 무게중심을 조율하며 균형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김은경 무용수와 함께 다각적인 움직임으로 풀어낸다. 이어 최옥훈·정철웅의 '불어도 춥지 않던 바람'은 자극과 감정이 몸에 일으키는 미세한 진동이 어떻게 움직임으로 전환되는지를 탐색한다. 두 작품은 남녀·남남이라는 서로 다른 조합의 2인무를 통해, 젊은 신체와 감각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긴장과 균형을 보여준다.
세 번째 작품 오정윤의 '니나'는 박희주 무용수와 함께 여성의 신체적 특수성에 주목한다. 생명성과 창조성의 몸을 의례적 형식으로 재해석하며, 서울시무용단 부수석 단원으로서의 경험이 담긴 밀도 깊은 한국무용의 결을 드러낸다. 박수진·은혜량의 공동 안무작 '몸의 기억, Memory'는 오랜 시간 몸에 쌓여온 의식적·무의식적 경험이 춤으로 어떻게 환원되는지를 질문한다. 한국 춤의 오랜 현장을 견뎌온 무용수들이 오늘의 움직임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유재성·한지향의 공동 안무작 '잔열(Afterwarm)'은 아버지의 죽음과 관계 소멸이라는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흐릿해지고 지워지는 감정과 기억을 무용적 이미지로 구현한다.
서울시무용단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무대와 디지털 환경을 연계한 이미지 콘텐츠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순차 공개하며, 젊은 관객층에게 한국춤의 새로운 매력을 전달할 예정이다. '안무가 랩: 듀오'는 12월 18일(목)부터 21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되며, 예매는 11월 21일(금)부터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