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und of Nature '자연의 소리'전통의 현대화를 고민하고 있는 나의 작업은 조선 18세기 백자투각모란당초문 호, 크리스티경매에 낙찰된 작고하신 현대도예가의 백자이중투각항아리, 그리고 건축도자회사에서의 전통소재가 담겨진 부조벽화의 석고작업과 채색작업에 대한 기억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 조선백자는 여러 작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작업의 소재로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나는 백자투각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20년 넘게 마음속에 간직해 온 도예가의 백자투각항아리의 도상들을 나의 마음과 정을 담아 재해석해보고자 하였다.
-사포의 탄식- 여인아그대 美의 여신과 함께 왔는가에게해 동쪽 섬농부들 나무를 심고수세기 간 전쟁의 피폐검은 구름층 사이로도 빛나는 바다에서삶의 환희를 노래한시인이여!사색의 초상은 옛 벽화에 의연히 남았어라멀리 레스보스섬그대의 고향을 생각하며나, 흰 포말 이는 크레타섬 방파제에 서있네어부를 사랑한비련의 시(詩)는 소실되고다른 이의 글 속에추억처럼 배인 끊어진 문장들파도의 노래로 이어지네손끝에 수금(豎琴)의 선율 춤추는 사포여! 그대 한 움큼 물거품으로 떠돌다 가는가 *구노의 첫 번째 오페라로 초연됐던 사포는 고대 그리스 여류 시인이
[박명인의 미학산책] 개념(槪念)과 표상(表象) Ⅲ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에 따라서 개념문제의 고르디아스(Gordias)의 매듭이 풀어지지 않고 끓어진 것 뿐이다. 따라서 각각의 인상의 다양성과 분산상태로부터 뚜렷한 하나의 전체적 표상으로부터 달아나도 그것이 정말로 이러한 다양성이나 분산상태로부터의 구출이 되는 것일까? 처음부터 다양성을 포기하기를 바라고 있던지 아니면 그러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개념형성의 의미는 개념이 형성되는 것에 의해 다수의 특수한 미궁을 방황하고 있던 길을 열어 줄 것이다. 참된
2000억원대 모딜리아니 누드 입찰한 뉴욕 신홍규 대표[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48 뉴욕 신갤러리 신홍규 대표는 컬렉터로도 유명하다 미국의 주요미술관들이 돌아가며 신컬렉션을 여는데, 그때마다 새로운 작품이 선을 보이니 신대표의 컬렉션이 방대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2015년 2000억원에 가까운 모딜리아니의 대표작 '누워있는 나부'를 24살 한국청년이 입찰하여 세계를 깜짝놀라게 한 사실이 있었다.이후 내가 신대표에게 "낙찰 되었다면 수수료 포함 2000억인데, 자금준비는 되었었냐"고 물었더니, 신 대표가 "낙찰되고나서 생각
미국의 Historical House 1. 지하실의 우물1895년 건축된 Historical House를 내가 Iowa, Iowa City에서 구입했다.내가 Iowa 주에서 대학 졸업과 동시에 대학교수로 임용된 후 집을 사려고 Loan을 해야 했지만, Realtor(부동산 전문가)와 여기저기 콘도, 아파트, 현대식 집 등 거의 50여 집을 보았는데 어떤 집은 학교와 너무 멀어서 안되고, 저 집은 커서 안되고, 작아서 안되고, 어떤 집은 주위가 별로고, 많은 사연과 많은 Reseach 끝에 그때는 성공적으로 집을 구입했다고 생각했다.
[박명인의 미학산책] 개념(槪念)과 표상(表象) Ⅱ예전에 하려고 했던 추상이론비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론(異論)을 제기한 적이 있다. 즉, 이 비판은 최고도로 발전한 개념, 수학이나 수학적 물리학의 제반 개념으로부터 출발할 경우에는 확실히 맞을 지도 모르지만, 과학적 인식 앞 단계에 눈을 돌리면 과학의 목표로는 완전히 떨어져, 아직 이론에 의해 바꾸거나 이론을 지우거나 하지 않고는 자연적인 세계상에 있어서 이미 보여지는 개념형성을 근저에 설치하면 즉시 무효가 된다는 이론(異論)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자연적 세계상에 보여지는 개
-센토와 소녀- 현자(賢者)라 불린 그는 인간을 교육시키고 말의 영혼으로 달렸다먼 나라 북방 산기슭강의 지류 만나는 곳에서,신도 인간도 완벽하게 될 수 없었던신의 실패작반인반마(半人半馬) 센토그들 종족의 싸움은 끊이질 않았다누가 그에게 고통의 독화살을 쏘았는가불사를 반납하고하늘의 별지기가 되었네해 돋고 달 스러지는 길목황도(黃道)의 은하수 빛나면한 소녀 리라를 켠다 둘만 아는 비밀의 음감언젠가 만나면 알아볼 거라 되뇔 때별의 눈물 떨어진다 이탈리아 여행길, 강의 범람에 천년을 묻혀있던 정치와 문화 중심지 포로 로마노 유적지를 향해
끊임없는 노력으로 사유, 숙련, 구도와 조화를 -박명인(미술평론가·한국미학연구소 대표)미술은 미를 표현하는 기술이다. 그 만큼 숙련이 필요한 것이고 그것은 반복되는 연마과정에서 시간 결과로 나타난다. 이것을 신애선은 ‘노력하고, 고민하고 시간의 소여로부터 나타나는 정직한 흔적’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신애선의 화의(畵意)에서 입증할 수 있다. 특히 자연을 대하는 인식의 힘이 남다르다. 일례로, 포도가 익어가는 과정을 관찰하면서 감득(感得)하고 있는 신애선의 통찰력은 놀라울 정도이다. 그의 작가노트에는‘연두색 포도알갱이가 노랑으로, 연
개념(槪念)과 표상(表象) Ⅰ 개념을 순수하게 재생산적인 성향에 의해 설명하고, 그러한 성향으로 제한하려는 개념이론은 모두 필연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다. 직관이나 표시 기능의 영역에 있어서는 이러한 제한이 성립되지 않는 사실이 모두 입증된 것이다. 이미 이 영역에서 경험적 지각이나, 경험적 인식 일반에 관한 이론을 총괄하기에 도처에서 출산적 구상력 기능의 도움을 빌리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이다. 개념에 있어서 산출적 구상력의 활동은 훨씬 강하게 증대하고 있다. 따라서 개념을 재생물의 총화, 즉 단순한 기억상의 통합으로 바꾸어 버
[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47 ‘허황 작가’내 컬렉션 리스트중에는 십 수년 간을 경매를 통해서 구입을 해온 작가가 있다. 허황선생님의 작품으로 서울옥션, 케이옥션, 헤럴드옥션, 에이옥션 등에서 거의 10년을 넘게 보이기만 하면 입찰을 하고 낙찰을 받아 왔다. 어차피 내가 아니면 입찰 할 사람이 없으니 경합은 없었고, 시작가가 높으면 몇 년을 기다려 낮은 가격에 다시 나오면 낙찰을 받고 했다.그렇게 대략 30여 점을 낙찰을 받아오는 동안 경합없이 시작가에 낙찰을 받아올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경합이 붙기 시작하고, 시작가의
필자는 최근 어머니와 영원한 이별을 했다. 어릴 때는 어른은 부모를 보낼 때 슬프지 않은 줄 알았다. 어릴 때 친가든 외가든 조부모의 장례식장에서 마주한 어른들은 대체로 잘 웃고, 잘 드시고, 잘 떠들었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하나뿐인 딸로서 장례를 치를 때 잘 웃고, 잘 먹고, 조문객들 사이에 앉아 수다도 곧잘 떨었다. 그러나 오히려 결혼도 해보고 아이도 낳아 길러보고 부모의 마음을 어느 정도 헤아리게 된 상태에서의 이별은 오래 끓인 국처럼 더 진하게 슬프다.최근 몇 년간의 어머니의 투병과정이 잔혹하리만큼 만만치 않았기에, 또한
[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46 ‘강민수 작가의 백자 달항아리’한때 골동품 수집을 하면서 깨진 사발을 어지간히 많이 모았던 기억이 있다.그러다가 누군가의 입에서 들은 "반듯한 달항아리 한점이면 족하다."라는 말에 크게 감복하여 달항아리 주변을 맴돌았지만 끝내 달항아리 한 점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골동품 정리를 했다.남은 골동품 일부는 임대하여 해외에서 전시 중이지만 자랑할만한 것은 없으니 자연히 골동품에 대한 흥미는 잊혀져 가게 마련이다.수집벽은 도벽이나 마약같은 강력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어서 이후 다시 심취한 게 동양화
[박명인의 미학산책] 창조와 수용 Ⅳ이것은 실제 착상에 이르는 전 단계를 두 가지로 설정하고, 구상의 현실을 설명하려고 한 것이지만, 그 전 단계는 결국 창조의 조건과 같은 것이며, 창조의 실태에 육박했다고 하기에는 좀 멀기 때문에 창조의 원점으로 돌아가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인간의 창조활동에 관한 사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신의 창조를 모델로 하는 것이며, 또 하나는 인간의 한계를 전제로 하는 사고방식이다. 신의 창조의 특색으로서 일반적으로 허무로부터의 창조라는 무전제적인 창조다. 인간은 신의 창
김주민- 질료로 연출된 조감의 풍경 박영택(경기대학교교수, 미술평론)인간의 몸은 지상에 저당 잡혀있다. 중력의 법칙에 완강히 묶여 있는 것이다. 그래서 창공을 나는 새와 하늘에 자리한 구름, 태양과 달은 이상적인 존재로 인간의 머리 위를 맴돌았다. 그것을 앙시의 시점으로 우러러보면서 그 세계, 존재를 꿈꾸어왔던 것이다. 대지에 사로잡힌 자들의 갈망은 그렇게 하늘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니 하늘의 시선은 인간의 시선이 결코 아닌 것이다. 그것은 신의 시선이고 초월적이고 절대적인 자의 시선이다.수평을 굽어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산과 비행기
-물의 신화 바이칼 - 아바이 게세르라고 했던가천마를 타고 온 용사,불의 산이 빙하가 되고툰드라 침엽수 사이 가르는 바람 속에인간의 안온한 삶을 약속한다바이칼 신의 딸이 눈물로연인 예니세이강을 만나고북해로 흐를 때호수는 시베리아의 푸른 눈으로 불렸다샤먼의 나뭇가지 끝에 날리는슬픔의 천조각들속절없는 신들의 전쟁으로 호수는알혼섬 초원의 별빛 영롱하면활화산을 잠재운다수 천년 품어 온 어류를 생각하며또 얼음길 위로 가야 할 길을 내면서 비오는 바이칼 호수 2012 모스크바로 이어지는 시베리아열차는 아름다운 즈나멘스키 수도원을 간직하고 있는
[박명인의 미학산책] 창조와 수용 Ⅲ예술개념에 있어서 창조는 모방과 대비된다. 창조의 반대개념으로는 모방이지만 그렇다고 예술론의 고전적 이론으로서의 자연모방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자연모방에 있어서 창조적인 것은 결코 모순이 아니다. 그러나 충실한 자연모방과 비교해서 공상적인 형상을 그리는 것은 보다 창조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자연모방설을 공상 면으로부터 수정하는 움직임은 이미 고대 말기에 있었다. 이 경향에 대해서는 필로스트라토스(Philostratos, 2-3C) 이름으로 거론되는 것이 통례이다.〈Cf,T
아름답고 성스러운 아가페적인 사랑 -이오성 한국화가 이오성의 작품에는 흔하게 볼 수 없는 또 다른 매력과 깊이를 가지고 있다.먼저 이오성의 회화를 지배하고 있는 매력은 첫 인상에서 발견되는 소박한 풍경이다. 결코 화려하지도 않고 과장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모여있는 이웃 사람들의 풍경이다. 그러나 그 풍경은 한없이 포근하고 정겹다. 멀리 정방폭포가 보이는 풍경, 이국적인 열대나무들이 사방으로 놓여진 거리의 풍경, 섬을 바라보며 바닷가에서 한 때를 보내는 풍경. 이들은 한결 같이 여유롭고 즐거워 보인다. 사람들이 둥글게 모여 춤을 추는
-검은 머리칼- 머리칼그대의 머리칼저 난파선의 잔해에 이는 물거품태양에 스러지는고유의 파도알바트로스 깃털처럼 부서져라포구에 내려앉는 흰 눈밭에사선으로 누운검은 닻줄의 패망쓸쓸한 삶에 천사의 덫에 걸려 신음하는악마처럼 악마처럼내 목에 한 가닥으로 감기어라그대 여러 갈래의 머리칼입맞춤의 순간에 *연인의 머리칼 목에 감기며 전율하던 사랑은 파멸로 갔네담배공장 여공 집시 카르멘은 타로 점을 치고 밀수를 하며 자유분방하지안정된 하사관 돈 호세는 투우사에게 마음을 뺏긴 변심한그녀를 살해하고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네허리케인 태풍에 오렌지를 다 떨
보다 높은 가치실현을 지향하고 소여(所與)의 현실에 제의하고, 그것을 변화해가는 역동적인 현상(現象). 그 때 창조(creativity)란 이 지향성을 보이는 현상일반을 말한다. 따라서 좁은 의미로 창조는 산출활동(産出活動)이라고 할 수 있지만, 넓은 의미로는 산출 주체인 사람도 그 소산도 창조라고 말할 수 있다.예술은 창작으로부터 감상자에게 이르는 모든 위상이 창조성에 의해 채색된 전형적인 현상이다. 다시 말해 작품의 산출은 물론 그 작품 자체도 창조적이다. 예술작품은 단지 창조활동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할뿐만 아니라, 그것 자체가
[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45 '사실은 나도 화가' 나는 벌써 10년을 넘게 공항장애와 함께 살고 있다.평상시 남들이 볼땐 내가 아무렇지 않겠지만, 나는 많은 시간을 나 자신과 힘겹게 싸울때가 많다. 영문모를 불안감에 가슴이 조여 오기도 하고, 숨을 쉬면 숨이 부족하여 정신이 혼미 해 지기도 일쑤다. 이럴땐 영락없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이 의심되어 병원을 찾아가지만 매번 이상이 없단다. 그제서야 공항장애 증상이라는 짐작을 하고 나면 좀 살만 해 진다.증상은 비슷한 듯 매번 다르다.온몸 구석구석 살갖이 타 들어가는 듯 따가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