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해作 사포의 탄식

                                                                 

-사포의 탄식-

 

 여인아

그대 美의 여신과 함께 왔는가

에게해 동쪽 섬

농부들 나무를 심고

수세기 간 전쟁의 피폐

검은 구름층 사이로도 빛나는 바다에서

삶의 환희를 노래한

시인이여!

사색의 초상은 옛 벽화에 의연히 남았어라

멀리 레스보스섬

그대의 고향을 생각하며

나, 흰 포말 이는 크레타섬 방파제에 서있네

어부를 사랑한

비련의 시(詩)는 소실되고

다른 이의 글 속에

추억처럼 배인 끊어진 문장들

파도의 노래로 이어지네

손끝에 수금(豎琴)의 선율 춤추는 사포여! 

그대 한 움큼 물거품으로 떠돌다 가는가

 

 

 크레타섬 해안가2013

                                           

 
 섬 골목길 풍경

                                                       

                                                     

*구노의 첫 번째 오페라로 초연됐던 사포는 고대 그리스 여류 시인이다3막의 피날레

비극적 운명의 아리아를 들으며 가슴이 메이는 것은 왜일까 

그리스는 섬으로 둘러싸인 나라로 지중해에 위치한 최초의 미노안 문명 발상지 크레

타섬이 에게해 서쪽 레스보스섬과 닿아있다

내가 도착한 크레타섬은 그리스 본토가 아닌 다른 세상 같았다

미노타우로스 신화와  크노소스 궁전의 흔적을 찾아 험난한 배여행을 결정했던 게

그래도 조금은 젊었기 때문이었을까

남성중심의 사회였던 당시 최초로 시를 쓰며 악기를 연주했던 사포는 기원전 6세기

레스보스섬에서 태어난다 플라톤이 그녀를 10번째 뮤즈라고 말했듯

그녀는 뛰어난 시인임에 틀림없다

소금기 배인 석회석 벽과 오래된 집들 그리고 온화하며 짙푸른 바다를 보며

실연의 아픔에 절벽에서 생을 마감한 그녀가 떠나질 않았다 

찬란한 서정시는 소실되어 남은 시가 650행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파피루스 파편에 남은 시중에 '내 이르노니 다른 시대 누군가 우리를 기억하리라'라고 했듯이

사포는 모든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작품 속에서 영원하다

우리들은 죽지 않는다 사포는 내 그림 속에...

나는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 속에 살아남을 것이다 사랑하는 이여!

 

시인화가박정해

*프로필

개인전 4회(L.A Park View Gallery)
일본 신원전 은상 수상
쇼슈가이전, 대한민국회화대상전 입상
서울국제아트엑스포 2023 초대전 다수
신화를 찾아 이집트 그리스 이탈리아 러시아 스케치 및 전시
2007월간시사문단 시로 등단
센토 그림과 시로 달리다 제2시화집 출간
한국미협 한국전업미술가협회 버질아메리카 회원
센토와 소녀작가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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