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대 모딜리아니 누드 입찰한  뉴욕 신홍규 대표

[김수열 갤러리스트] 소장품이야기 48 

뉴욕 신갤러리 신홍규 대표는 컬렉터로도 유명하다 
미국의 주요미술관들이 돌아가며 신컬렉션을 여는데, 그때마다 새로운 작품이 선을 보이니 신대표의 컬렉션이 방대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2015년 2000억원에 가까운 모딜리아니의 대표작 '누워있는 나부'를 24살 한국청년이 입찰하여 세계를 깜짝놀라게 한 사실이 있었다.
이후 내가 신대표에게 "낙찰 되었다면 수수료 포함 2000억인데, 자금준비는 되었었냐"고 물었더니, 신 대표가 "낙찰되고나서 생각해도 되는 중요한 작품"이었다고 말해서, 그 배짱이 나를 뛰어넘었구나 생각했었다.

중국 부호가 '1972억'에 구입한 모딜리아니 그림
중국 부호가 '1972억'에 구입한 모딜리아니 그림

 

신대표는 어릴때부터 남달랐다. 
중학교2학년의 어린눈매로 어려움에 처한 나를 쳐다보며, 부모님을 설득해 나에게서 그림을 사줬고 신대표는 그때 산 우끼요에를 계기로 본격적인 그림 컬렉션이 시작되었다. 그 길을 걷는데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는 신대표님의 부모님으로, 용돈을 모아서 그림을 사는 어린 신홍규를 적극적으로 응원했다.
신대표님의 어머님께서 한번은 나에게 전화가 와서 신대표를 자랑하며, 미술학과에 입학했는데 내가 후견인으로 힘이 되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이후 미국에서 몇차례 신대표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만날때마다 신대표는 생각이 깊어져 있었고 어엿한 어른이 되어 있었다.
대학생의 신분으로 갤러리를 연다고 했을땐 참으로 놀랐다. 더구나 일체의 부모님의 도움없이 은행 대출을 받아 갤러리를 시작한다니 나로서는 걱정도 많을수 밖에 없었다.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신대표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젊은 작가를 발굴하여 뉴욕의 주요전시로 만들었고, 하는 전시마다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럼에도 나는 젊은 작가 보다는 미술사적 주요작가를 발굴하는게 좋다고 조언했지만 나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경작가를 발굴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런 신대표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2013년인가 2014년인가 내가 신대표에게 이건용선생의 전시를 간곡하게 부탁한 일이 있었다. 어떤 경우도 서로 전시에 있어서는 부탁하는 일이 없었기에 신대표는 꽤나 당황해 했지만, 결국 전시를 열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2012년 이미 이건용 선생과 나는 헤어진 상태였고, 더구나 선생측에서 나를 크게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기에, 내가 선생을 위해 나선다는게 매우 난처할 때였다. 그래서 이건용 관련 모든 전시는 내가 나서지 않고, 사람을 붙여서 일을 하고 있었다. 신갤러리에서의 전시 역시 내가 나서지 않고 신대표가 직접 이건용 선생께 연락을 하여 전시가 이루어 지겠끔 했다. 그리고 나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비밀로 붙이고 이루어진 전시다.  


전시조건은 먼저 선생님을 초대 할때 사모님도 함께 모시라고 주문했다. 또 이건용 선생님의 연세가 있으니 비행기를 비지니스 좌석으로 끊어 드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런데 어떤이유에서 였는지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이건용 선생만 비지니스석울 준비하고 사모님은 일반석으로 표를 준비한 것이었다. 당연히 이건용선생님이 노발대발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뉴욕에 선생님이 도착을 했고, 전시를 위해 갤러리 지하의 작업실을 선생께 내어 드렸는데, 너무 좁아서 장소를 옴겨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고 한다. 그래서 주변 공장을 임시로 빌려서 선생을 모셔놓고, 아파트를 보기 위해 다녀 왔더니, 선생께서 편지한장을 써놓고 가버렸더라는 이야기다.


사단이 났던 이유중 하나는 내가 원인제공자였을지도 모른다. 신대표가 나하고 연관되었다는 사실을 사모님이 알고는 몹씨 불쾌했던 모양이다.
이후 후폭풍은 거셌다.
문제는 편지내용이었다
미국에서 자란 젊은 청년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던 모양이다. 나에게 신대표가 연락이 와서 소송을 하겠다며, 펄쩍펄쩍 뛰길레 달래느라 애를 먹었었다.
그 이후로 다시는 원로작가는 하지 않겠다며 서슬이 퍼랬는데, 곧이어 현경작가의 발굴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었다.
신대표의 소식이 전해 올 때마다, 참으로 뿌듯하다. 언제가 기회가 생겨서, 신대표와 내 컬렉션이 함께 공개 될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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