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머리칼-
머리칼
그대의 머리칼
저 난파선의 잔해에 이는 물거품
태양에 스러지는
고유의 파도
알바트로스 깃털처럼 부서져라
포구에 내려앉는 흰 눈밭에
사선으로 누운
검은 닻줄의 패망
쓸쓸한 삶에 천사의 덫에 걸려 신음하는
악마처럼 악마처럼
내 목에 한 가닥으로 감기어라
그대 여러 갈래의 머리칼
입맞춤의 순간에
*연인의 머리칼 목에 감기며 전율하던 사랑은 파멸로 갔네
담배공장 여공 집시 카르멘은 타로 점을 치고 밀수를 하며 자유분방하지
안정된 하사관 돈 호세는 투우사에게 마음을 뺏긴 변심한
그녀를 살해하고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네
허리케인 태풍에 오렌지를 다 떨궈도 다시 잎을 자랑하는 오렌지 나무 무성한
세비야는 탐험가의 항해가 시작되었던 곳으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리무진버스의 차창밖으로 끝없이 이어진 비 젖는 숲을 달려온 내게
여행은 거리의 벤치에 앉아 쉬라고 권유한다
마차의 말발굽 소리가 들리고 붉은 드레스차림의 여인들이 어스름 저녁이면
하나둘씩 광장에 모여든다
손가락을 퉁기며 춤추는 여인들 돈 호세 같은 남자에게 꽃을 던진다
오페라는 초연에 실패, 작곡가 사후에야 성공을 거둔다
그녀 카르멘은 이상(理想)을 꿈꾸었다
속박이 아닌 자유로운 영혼으로 사랑을 갈망하며 내가 긴 머리칼의 한 남자를 사랑했듯이
그랬다 내 여덟 줄의 만돌린이 부서지고 파국으로 치달은 사랑......
폐부를 찌르는 카르멘 서곡처럼
불꽃같던 남자... 그 남자.....
시인화가박정해
*프로필
개인전 4회(L.A Park View Gallery)
일본 신원전 은상 수상
쇼슈가이전, 대한민국회화대상전 입상
서울국제아트엑스포 2023 초대전 다수
신화를 찾아 이집트 그리스 사모스 크레타섬 스케치 및 전시
2007월간시사문단 시로 등단
센토 그림과 시로 달리다 제2시화집 출간
한국미협 한국전업미술가협회 버질아메리카 회원
센토와 소녀작가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