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해作 물의 신화 바이칼
박정해作 물의 신화 바이칼

                                                 

-물의 신화 바이칼 -

 

아바이 게세르라고 했던가

천마를 타고 온 용사,

불의 산이 빙하가 되고

툰드라 침엽수 사이 가르는 바람 속에

인간의 안온한 삶을 약속한다

바이칼 신의 딸이 눈물로

연인 예니세이강을 만나고

북해로 흐를 때

호수는 시베리아의 푸른 눈으로 불렸다

샤먼의 나뭇가지 끝에 날리는

슬픔의 천조각들

속절없는 신들의 전쟁으로 호수는

알혼섬 초원의 별빛 영롱하면

활화산을 잠재운다

수 천년 품어 온 어류를 생각하며

또 얼음길 위로 가야 할 길을 내면서

 

 

                                          비오는 바이칼 호수 2012

                                                                         

  알혼섬 갤러리,스케치한 엽서를 붙여두고 오다
  알혼섬 갤러리,스케치한 엽서를 붙여두고 오다

                                 

모스크바로 이어지는 시베리아열차는 아름다운 즈나멘스키 수도원을 간직하고 있는 러시아 이르쿠츠크를 지나가는데 바이칼호수를 가기 위해 나는 비행 편을 택한다.

박물관에나 서있을 낡은 군용 차량으로 6시간을 우리 민족의 시원 알혼섬으로 들어가기까지 약한 체력에 병이 나고 만다.

삼천만 년 전 바이칼호 물은 시베리아를 거쳐 북극해로 나아갔다.
알혼섬, 지구의 푸른 눈은 러시아 혁명에 실패한 혁명가들의 물줄기로 그 恨을 담는다.
이르쿠츠크 유배지는 그 한을 다양한 종교와 문화예술로 꽃 피우며시베리아의 교역 중심지로 탄생시킨다.

늦가을 폭풍 속에 서있는 샤먼의 나무들...... 신령스러운 브라 한 바위와 소나무 숲 그리고 모닥불가에서 끓고 있는 오믈 생선 냄비......

안내를 맡은 후지르 마을 할아버지는 지쳐 보이고 비바람에 모자가 날아가 줍다 발을 잘못 디딘 나는 영원히 바이칼 물의 요정이 될 뻔한다.

가까스로 벼랑가 바위를 기어올라와 호수 주변을 걷는데 바다나리꽃 한 묶음 놓인 무덤을 발견한다 묘비에 알렉세이라고 쓰여있다.

포우의 에너벨리 시를 기억해 낼 때쯤 모닥불도 꺼져가고 나는 자꾸 앓아눕는다 낯선 게스트하우스에서, 이르쿠츠크 향토 박물관에서 본 시베리아 동부 소수민족 소년이 수렵총을 들고 잠을 깨운다

초원의 별빛을 따라 집에 돌아가 쉬라고...... 알렉세이 같은 아이가 꿈으로 온다.

시인화가박정해

 

*프로필

개인전 4회(L.A Park View Gallery)
일본 신원전 은상 수상
쇼슈가이전, 대한민국회화대상전 입상
서울국제아트엑스포 2023 초대전 다수
신화를 찾아 이집트 그리스 이탈리아 러시아 스케치 및 전시
2007월간시사문단 시로 등단
센토 그림과 시로 달리다 제2시화집 출간
한국미협 한국전업미술가협회 버질아메리카 회원
센토와 소녀작가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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