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토카타' 프레스콜(배삼식 작가-손진책 연출-손숙-김수현-정영두) 2023.08.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토카타' 프레스콜(배삼식 작가-손진책 연출-손숙-김수현-정영두) 2023.08.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연극 인생 60년을 맞은 손숙의 연극 '토카타'가 8월 19일 개막해 9월 10일까지 3주간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맞는다. 

 

연극 '토카타'(Toccata)는 접촉하다, 손대다 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토카레(toccare, 영어 touch)에서 유래된 것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에 키우던 개를 떠나보내고 홀로 남은 늙은 여인(손숙), 바이러스에 감염돼 위독한 상태에 빠진 중년 남자(김수현), 홀로 춤을 추는 사람(정영두)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한다.

 

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진행한 연극 '토카타' 프레스콜에서는 전막 시연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간담회에는 손진책 연출, 배삼식 작가, 배우 손숙, 김수현, 정영두가 참석했다. 

 

연극 '토카타' 프레스콜(손진책 연출) 2023.08.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토카타' 프레스콜(손진책 연출) 2023.08.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이날 손진책 연출은 "작품이 어렵다고 하지만 내용으로 본다면 누구나 겪고 겪어야 하는 것들을 작가가 꼼꼼하게 썼다. 극적인 갈등없이 시어만으로 극을 만들어 냈다. 손숙 배우의 60주년 기념 공연인데 손숙 배우가 대본을 좋아할까, 싫어할까, 어려워 할까 걱정이었는데 손숙 배우가 대본이 좋다고 해서 마음이 놓였다"면서 "배우들과 얘기하면서 관객들은 어려워할 수도 있겠지만 자기가 경험한 것을 자연스럽게 방출할 수 있기에 평범한 연극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봐주신 관객들에게 고맙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연극 '토카타' 프레스콜(배삼식 작가) 2023.08.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토카타' 프레스콜(배삼식 작가) 2023.08.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배삼식 작가는 "쉽지 않은 작품을 이렇게 아름답게 무대에 올려주셔서 배우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 2주 이상 공연이 남아 있는데 끝까지 건강하게 마쳤으면 하고 점점 이 작품이 편안해 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배삼식 작가는 이 작품을 쓰게 된 영감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2년 동안 매일 산책하면서 산책길에서 서로 모르는 각자의 상념에 빠진 사람들이 스쳐 지나면서 입을 닫고 묵묵히 산책길을 걷는 그분들의 이미지에서 이 작품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며 "혼자서 조용히 산책길 걷듯이 가끔은 떠오르는 상념에 잠겨서 무대에서 들려지는 것과 교감하는 여유, 이런 것들을 만들어 내고 싶었다. 이 작품은 '오솔길의 산책' 이미지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배 작가는 "일반적인 연극이 목표를 정해두고 어떤 결과를 낳는지 집중하면서 관객의 멱살을 잡고 이끌고 가는 것이라면 나는 조금 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다. 밀어붙이는 힘보다는 보는 분들도 배우들의 말과 움직임에서 떠오르는 이미지, 각자의 상념을 생각하며 스스로 오솔길을 걷길 바라면서 썼다"면서 "스펙타클하고 다이나믹한 무대에서 보여지는 것에 도취돼 보는 연극도 있지만 혼자서 조용히 산책길을 걷듯이 가끔은 떠오르는 상념에 잠겨서 무대에서 들려지는 것과 교감하는 여유, 이런 것들을 만들어 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극작의 의도를 전했다.

 

연극 '토카타' 프레스콜(손숙) 2023.08.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토카타' 프레스콜(손숙) 2023.08.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반려견을 떠나보내고 혼자가 된 노인인 여자 역을 맡은 손숙은 "첫 공연은 정신없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관객들이 생각보다 잘 봐주셔서 마음을 놓았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대는 막막했지만 한편으로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한 문장의 대사도 버릴 수 없는 시어같은 작품을 배삼식 작가가 썼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도전 정신을 느끼게 했다"면서 "내 생애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는데 초심으로 돌아가 죽을 만큼 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었지만 즐거운 두 달이었다. 눈만 감도 대사만 들어도 좋은 작품이다. 이 작품을 사랑한다"고 애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3월 공연 예정이었지만 제가 갑자기 다쳐 3개월을 누워있다보니 작품이 연기됐다. 하지만 그게 다행이었다. 그 3개월 동안 '토카타'의 뜻을 깨달았다. 접촉없이 고독하게 있는 이 상황에 대해 깨달았다. 처음에는 안타까웠지만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연극 '토카타' 프레스콜(김수현) 2023.08.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토카타' 프레스콜(김수현) 2023.08.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김수현은 바이러스에 감염돼 위중한 상태에 빠져 인공호흡장치를 단 중년의 남자로 분했다. 사경을 헤매는 그는 고독 속에서 자신이 어루만졌던, 자신을 어루만졌던 손길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김수현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때 어렵다고 느꼈다. 이야기가 어렵지는 않았는데 극의 흐름을 끊지 않고 흘러가도록 하는 게 어려웠다. 내용이 어려운 건 없었는데 내용을 점프해 가면서 한 사람 했다 한 사람이 하는 식의 전개가 어려웠다. 배우가 느끼는 감각으로 풀어내는 세 어렵다는 걸 처음 대본을 볼 때도 (공연을) 하면서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복병인게 내 것만 할때는 한 번에 들으니 연결이 되는데 (손숙)선생님과 같이 하면 띄엄띄엄 들어야 하고 연결도 해야하고 징검다리를 타야하니 어려웠고 지금도 어렵다. 최선을 다해서 집중해야 하고 잘하면 그나마 낫지만 그게 잘 이뤄지지 않으면 걱정하고 괴로웠던 부분들이 속에서 점점 두드러지면서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손숙은 "남자와 여자가 따로 만나지도 못하고 남자 대사, 여자 대사를 따로하지만 사실 이어져 있다. 조금이라도 놓치면 이상한 연극이 되니까 정말 집중력이 필요한 연극이다. 솔직히 오늘 시연 때 대사를 놓쳤는데 그때부터 집중력이 떨어졌다. 관객들은 모르고 지나갈 수 있는 상황이어도 배우는 집중하지 않으면 연극이 산으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고 말했다.

 

연극 '토카타' 프레스콜(정영두) 2023.08.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토카타' 프레스콜(정영두) 2023.08.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안무가 겸 연출인 정영두는 춤추는 사람 역할로 몸과 음악으로 극을 표현한다.

 

정영두는 "연출님이나 작가님으로부터 특별한 지시 없이 새 악장 사이에 춤추는 사람이라고 돼 있어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나 고민했다. 연출님과 작가님이 안무에 힌트를 주고 두 분이 연기하는 것을 지켜보며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떤 기분으로 움직여야 할지, 다음 장면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 생각했다. 움직이는 역할이니 말하지 않으면서도 말하는 것 같은 움직임을 보여줘 하고 말이 아닌 움직임으로 얻어지는 시각적인 즐거움이나 정서를 표현하되 이 작품 안에서 튀지 않게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최고의 스태프들이 뭉쳐 완성하는 손숙 배우 연극 인생 60년 기념 '토카타'는 올여름 관객들에게 가장 특별하고 깊은 통찰을 선사하는 연극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