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연극 '토카타'는 배우 손숙의 연극 인생 60주년을 맞은 손숙을 위한 작품이다.
1944년생으로 올해 79세인 배우 손숙은 드라마센터에 오른 유진 오닐의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를 보고 큰 충격을 받고 고대 재학 시절인 1963년 '삼각모자'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길고 강렬했던 연극 인생의 첫 발을 떼었다. 이후 연극 '어머니',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위기의 여자' 등 때론 강한 생명력을 지닌 어머니로, 때론 냉철한 지성과 욕망을 갖춘 여성으로 분하며 척박한 한국 연극계에서 한국 여성 연극의 1인자로서 헌신해왔다. 이렇게 한 평생을 한국 연극과 함께 했던 배우 손숙이 연극 인생 60년을 맞이해 오르는 특별한 무대가 바로 '토카타'이다.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LG U+ 스테이지에서 연극 '토카타' 프레스콜에 참석한 손숙은 첫 공연 소감으로 "정신없어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관객들이 잘 봐주시는 거 같아서 마음을 놓았다"고 말했다.
손숙은 '토카타'에서 반려견을 떠나보내고 혼자가 된 노인인 여자 역을 맡았다, 마음 둘 곳이 없어 걷고 또 걷다가 가끔 자신을 어루만져주는 하나뿐인 친구를 찾아간다.
대본을 받고 읽은 첫 느낌에 '좋았다'고 밝힌 손숙은 "처음에는 막막하다는 느낌이었지만 읽고 나니 느낌이 너무 좋았다. 워낙 배삼식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정말 한 문장도 버릴 대사가 없는 작품을 썼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도전 정신이 생겼다고 할까' 쉽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서 "내 생애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는데 초심으로 돌아가 죽을 만큼 해보자 였다. 생각 외로 작업이 재미있었고 힘들었지만 정말 즐거웠던 두 달이었다.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을 만큼 이 작품을 사랑합니다"라며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정말 대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대사도 버릴 게 없다고 생각했다. 눈만 감고 대사만 들어도 좋은 작품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이 작품이 3월 예정이었는데 어떻게 보면 다행이랄까. 제가 느닷없이 다쳐서 3개월을 누워있는 바람에 작품이 연기됐다. 그게 저한테는 굉장히 다행이었는데 3개월을 누워있으면서 '토카타'라는 뜻을 깨달았다. 접촉하지 못하고 고독하게 있던 그 상황에 대해 뭔가 깨달았고, 처음에는 안타까웠지만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손진책 연출의 연출 요구에 대해서는 약간은 핀잔에 가까운 불만을 말했지만 결과는 대만족이었다고. 손숙은 "요구가 너무 많았다. 내 나이 올해 80인데 어떨 때는 저를 40대로 보는 것 같았다. 정영두 씨처럼 무대를 걸으라고 했는데 20년 무용을 한 사람하고 그리고 무대도 보기보다 울퉁불퉁해서 불편하다. 하지만 너무 즐거웠다. 이 나이에 내가 이것을 할 수 있었다는게 너무 감사했다. 이 연극이 끝나고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애착이 가는 작품이고 작가님, 연출님 그리고 같이 연기하는 배우분들 모두 너무 감사하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해 12월 먼저 곁은 떠나간 남편이 연극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질문에 손숙은 "굉장히 많은 작용이 있었다. 12월에 그 양반이 돌아가시고 저는 올해 3월 다쳐 3개월을 누워 있었다. 굉장히 슬프고 아픈 얘기인데 연극에는 어떤 면에서는 도움이 되었다고 할까요. 삶이라는게 참 아이러니한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관계의 단절과 갑작스러운 죽음들이 우리에게 남겼던 충격과 슬픔 그리고 고독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배삼식 작가는, 사회 문제가 아닌 가장 근본적인 인간의 심상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코로나 2년 동안 매일 산책하면서 산책길에서 서로 모르는 각자의 상념에 빠진 사람들이 스쳐 지나면서 입을 닫고 묵묵히 산책길을 걷는 그분들의 이미지에서 이 작품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며 "혼자서 조용히 산책길 걷듯이 가끔은 떠오르는 상념에 잠겨서 무대에서 들려지는 것과 교감하는 여유, 이런 것들을 만들어 내고 싶었다. 이 작품은 '오솔길의 산책' 이미지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손숙의 연극 인생 60년 기념 공연 '토카타'는 익숙한 공연을 리바이벌하는 일반적인 기념 공연의 공식에 따르지 않은 신작일 뿐 아니라 그 장르적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형식의 연극으로 이목을 끈다. '토카타'는 접촉하다, 손대다 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토카레(toccare, 영어 touch)에서 유래된 것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9월 10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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