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향과 만난 AI望산수도김최은영(2023광주미디어아트 페스티벌 전시감독) 일상에서 기술을 분리시킬 수 있는가? 그리고 급격하게 변화하는 디지털 매체 시대에 테크놀로지를 또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모든 예술은 명명되기 이전 존재한다. 오늘의 AI아트 역시 그렇다. 예술가들은 청각에서 시각으로 그리고 촉지각으로 예술을 변화 혹은 진화시켰다. 예술가를 인류의 촉각이라 부른 마샬 맥루한(Herbert Marshall McLuhan)의 주장대로 그들(예술가)은 늘 우리보다 먼저 미묘한 낌새를 눈치채고 수많이 ‘사이’ 속에서 ‘차이’를 들어
세상과 나를 향한 창(窓)-박종현 뉴욕사진전을 보고글 : 최연하(사진평론가)한자어 ‘窓(창)’을 살펴본다. ‘穴(구멍 ‘혈穴’)’과 ‘厶(나 ‘아厶’, 아무 ‘모’)’, ‘心(마음 ‘심心’)’이 창(窓)이라는 글자를 형성하고 있다. ‘내 마음의 구멍’이 바로 창(窓)인 셈이다. 한자어 사전은 우리말의 의미를 찾는 내비게이터가 될 때가 있는데, 유심히 ‘창(窓)’을 보며 그 뜻을 새삼 헤아린다. 그리고 박종현 작가의 신작, 이 창으로 불어왔다가 불고 가는 바람의 흔적-사진임을 알아챈다. 구멍을 통해 바람이 들락거리며,
자연과 역사에 대한 서사 혹은 풍경이경모/미술평론가(예술학박사)“그동안 우리는 왜곡된 역사를 진실인 양 배워왔다. 좌우 이념에 사로잡혀 왜곡된 역사를 교육받았던 것을 곰곰이 따져보며 진실을 바로 보는 작업을 지속하려고 한다. 이것은 한정된 지역만의 아픈 역사가 아닌 한반도 전체의 역사이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바라본 한반도를 그리려고 한다. 또한 우리의 상처, 치부를 감추는 것이 아닌 다시 열어 잘 봉합하여 공동체가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미래로 향하며 인간답게 사는 세상 그리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길 추구한다. 나의 그림이 시대를 넘어
제2의 도약을 도모하는 이노베이션 '장르의 분화보다는 신개념으로 진취적인 활동'朴明仁 '미술평론가·한국미학연구소 대표'〈창립배경〉대한민국 서양미술의 태동(胎動)은 일본으로 유학했던 1세대 미술인들의 선지적 프론티어 정신에서 유추할 수 있다. 당시만 해도 일본의 강점기였고, 사회가 피폐한 상태에서 밥벌이도 못하던 환쟁이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찾아 보기 힘들었다. 중세시대에도 머리로 창조하는 시문학은 미학으로 인정해도 손으로 하는 미술은 기능공 취급을 하며 미학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만큼 천시했다. 이후 17세기에 들어서면서 미술이 미
'자연으로의 초대' 화이트 큐브로 초대하는 전유의 자연미술김성호(Sung-Ho KIM, 미술평론가)그룹 야투(YATOO, 野投)’의 일원이자, 자연미술가로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고승현의 이번 개인전은 화이트 큐브의 공간에 자리를 잡고 자연과 자연미술에 대한 탐구를 지속한다. 고승현은 이번 개인전에서 ‘자연으로의 초대’라는 전시명을 내세웠다. 그간의 직접적인 ‘자연으로의 초대’로부터 전환하여 서울 도심의 한 갤러리에서 자연미술을 선보이는 간접적인 ‘자연으로의 초대’를 실행한 셈이다. 고승현은 이번 전시에서 국내외 자연환경에서 퍼포먼스
생각하게 하는 작가, 보이게 하는 그림 – 장혁동 장혁동은 우리 화단에서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작가이다. 왜냐하면, 그는 2000년부터 현재까지 독일에 체류하면서 프랑스,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등 주로 유럽을 무대로 작품 활동을 해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가 알려지지 않은 무명작가는 아니다. 이미 지난 2006년 정헌메세나 작가상(프랑스 파리) 수상, 2015년 Beautiful Bridge 2(예술의 전당)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그의 작업은 좋은 평가를 얻어 그 작품성을 충분히 인정받은 바 있다. 무엇보다 그의
The Sound of Nature '자연의 소리'전통의 현대화를 고민하고 있는 나의 작업은 조선 18세기 백자투각모란당초문 호, 크리스티경매에 낙찰된 작고하신 현대도예가의 백자이중투각항아리, 그리고 건축도자회사에서의 전통소재가 담겨진 부조벽화의 석고작업과 채색작업에 대한 기억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 조선백자는 여러 작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작업의 소재로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나는 백자투각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20년 넘게 마음속에 간직해 온 도예가의 백자투각항아리의 도상들을 나의 마음과 정을 담아 재해석해보고자 하였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사유, 숙련, 구도와 조화를 -박명인(미술평론가·한국미학연구소 대표)미술은 미를 표현하는 기술이다. 그 만큼 숙련이 필요한 것이고 그것은 반복되는 연마과정에서 시간 결과로 나타난다. 이것을 신애선은 ‘노력하고, 고민하고 시간의 소여로부터 나타나는 정직한 흔적’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신애선의 화의(畵意)에서 입증할 수 있다. 특히 자연을 대하는 인식의 힘이 남다르다. 일례로, 포도가 익어가는 과정을 관찰하면서 감득(感得)하고 있는 신애선의 통찰력은 놀라울 정도이다. 그의 작가노트에는‘연두색 포도알갱이가 노랑으로, 연
김주민- 질료로 연출된 조감의 풍경 박영택(경기대학교교수, 미술평론)인간의 몸은 지상에 저당 잡혀있다. 중력의 법칙에 완강히 묶여 있는 것이다. 그래서 창공을 나는 새와 하늘에 자리한 구름, 태양과 달은 이상적인 존재로 인간의 머리 위를 맴돌았다. 그것을 앙시의 시점으로 우러러보면서 그 세계, 존재를 꿈꾸어왔던 것이다. 대지에 사로잡힌 자들의 갈망은 그렇게 하늘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니 하늘의 시선은 인간의 시선이 결코 아닌 것이다. 그것은 신의 시선이고 초월적이고 절대적인 자의 시선이다.수평을 굽어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산과 비행기
아름답고 성스러운 아가페적인 사랑 -이오성 한국화가 이오성의 작품에는 흔하게 볼 수 없는 또 다른 매력과 깊이를 가지고 있다.먼저 이오성의 회화를 지배하고 있는 매력은 첫 인상에서 발견되는 소박한 풍경이다. 결코 화려하지도 않고 과장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모여있는 이웃 사람들의 풍경이다. 그러나 그 풍경은 한없이 포근하고 정겹다. 멀리 정방폭포가 보이는 풍경, 이국적인 열대나무들이 사방으로 놓여진 거리의 풍경, 섬을 바라보며 바닷가에서 한 때를 보내는 풍경. 이들은 한결 같이 여유롭고 즐거워 보인다. 사람들이 둥글게 모여 춤을 추는
형태와 색채가 빚어내는 사유의 공간- 김지현의 근작김종근 미술평론 김지현 작가는 오랫동안 현실과 이상, 의식과 무의식 등 이분법적인 세계를 초월하려는 욕망을 날개 이미지로 형상화했다.이것은 작가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유와 갈등, 고민의 세계에서 벗어나려는 강렬한 본능의 표현이기도 하다.작가가 작품 제목 앞에 'Fly'(날다)라는 단어를 꼭 붙였던 이유도 바로 그런 것 때문이었다.추계예대에 재직하던 교수 시절 이후 작가는 문의면 두모리 산속 조용하고 고즈넉한 작업실에서 칩거했다. 그리고 엄청난 양의 작업을 제작했다. 그
형태와 색채가 빚어내는 사유의 공간- 김지현의 근작 김지현 작가는 오랫동안 현실과 이상, 의식과 무의식 등 이분법적인 세계를 초월하려는 욕망을 날개 이미지로 형상화했다.이것은 작가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유와 갈등, 고민의 세계에서 벗어나려는 강렬한 본능의 표현이기도 하다.작가가 작품 제목 앞에 'Fly'(날다)라는 단어를 꼭 붙였던 이유도 바로 그런 것 때문이었다. 추계예대에 재직하던 교수 시절 이후 작가는 문의면 두모리 산속 조용하고 고즈넉한 작업실에서 칩거했다. 그리고 엄청난 양의 작업을 제작했다.그 방대한 양의
자연으로부터 창견(創見)한 미적 세계 보고 느끼지 않고 그리는 작품에는 영혼이 없다'박명인(미술평론가·한국미학연구소 대표)현대에 있어서의 미적 개념은 미적이지 않은 예술, 또는 미적이지만 한계현상에서 반미적 예술을 외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주장이 추상미술을 탄생시킨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술의 근본 정체성은 반미술적인 표상이나 사상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고, 인간의 정신에 감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때 의미가 부여되는 것이다.김길자의 미적 세계는 바로 이러한 개념적 의미를 체험적으
종교를 통한 영혼의 언어–손문자김종근 미술평론가때때로 예술은 종교적 힘에 의해 더욱 빛을 발한다. 그래서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예술을 종교와 같다고도 했다. 그만큼 예술은 종교적인 비의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를 열어 가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에겐 그러한 역사와 작가가 너무 없다.그런 반면 렘브란트나 마티스, 샤갈 같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우리는 종교의 깊은 힘과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영혼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가 만나게 되는 손문자의 회화에는 그러한 온화함과 숭고함이 작품 전체를 관류하고 있다.그 배경
헬렌앤 제이의 '11인의 눈과 시선, 그 풍경을 말한다'1년전 헬렌엔제이가 삼청동에 갤러리를 시작하면서, 이어 LA 베버리힐즈에 스캇엔제이 갤러리를 오픈하였다. 두 갤러리는 권여현 등 한국의 중요한 작가들의전시는 물론, 작품을 미국에 소개하는 등 한미 미술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나는 이 두 갤러리가 K-컬쳐의 중요한 한국 미술을 해외에 알리는 중요한 몫을 할것이라 생각한다. 갤러리 개관 1주년 기념전시를 위한 선정한 작가 11명은 비록 그 바라보는 시선과 모습은 각자 다르지만, 매우 독창적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세대와
손미량 작품전 ‘남다른 기술 및 감각 이면에 은거하는 심미 표현’신항섭(미술평론가)그림에서 인물은 중요한 소재이자 주제의 하나이다. 세계미술사는 인물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서구의 미술관들을 가득 채우는 그림 대다수가 인물화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런데도 한국에서는 유독 인물화에의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이는 소묘를 배제하는 대학교의 미술교육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인체소묘를 배우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건만 한국의 미술대학에서 이를 교과목에 넣는 경우는 몇 군데에 지나지 않는다. 미술대학에서 인체소묘를 가
신항섭(미술평론가)전통적인 조각은 현대미학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길과 마주하게 됐다. 과학의 발달로 인해 다양한 공업용 재료가 만들어지고, 그 재료가 조각의 영역으로 흡수되었다. 석유(원유)를 기반으로 하는 화학제품은 조각의 재료로 사용하기에도 편리하고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전통적인 재료인 돌과 나무 그리고 브론즈의 영역에서 벗어나 거의 제한이 없는 표현의 자유를 누리게 됐다. 적어도 조각적인 상상력이 장애를 느끼는 일은 없는 듯이 보인다. 그런데 이처럼 재료가 풍부한 현실에서도 여전히 전통적인 재료를 고수하는 작가도 적지 않다
조연경의 작업 '바람, 소리, 공기, 그러므로 자연에서 건너온 것들' 고충환(Kho Chunghwan 미술평론) 조연경의 조형 작업은 섬유가 베이스다. 섬유의 전통적인 의미 그러므로 생활 속 쓰임새보다는 조형 가능성에 무게를 두어 섬유를 조형화, 현재화, 자기화한 것인데, 그 최소 단위원소가 실이다. 그런 만큼 실이 갖는 상징적 의미에 대한 이해가 작가의 조형 작업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실은 시간을 상징하고, 인연을 상징하고, 관계를 상징한다. 존재론적인 층위에서의 의미(이를테면 시간과 같은)를 내포
언제나 사람들에게 최고의 아름다움을 전해주는 꽃은 인류가 문명의 세계를 열기 이전부터 모든 생명의 원천으로 손꼽혔다. 그래서 사람이 태어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꽃은 인간의 기쁨과 축하 가운데 최고의 표상이고, 슬픔을 추모하는 최적의 상징으로 간주된다.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까지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피에르-조셉 르두테는 그런 꽃그림의 원조로 불린다.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와 나폴레옹 황후를 위해 우아한 세밀화의 꽃그림을 그려 그는 궁정화가로 알려졌다. 특히 꽃 그림으로 유명해진 그는 특히 장미와 백합에 대한 그림책을 만들기도 했다
춤추는 정원 - ‘현실화된 유토피아’에서의 사랑 김성호(KIm, Sung-Ho, 미술평론가)I. 또 다른 헤테로토피아 - 현실화된 유토피아에서 설치미술가 심영철은 52회 개인전이 되는 《춤추는 정원(Dancing Garden)》에서 미국 유학 이후부터 시작했던 미디어아트와 설치미술에 관한 실험을 종합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1993년 ‘일렉트로닉 가든(대전엑스포)’을 필두로 2002년 ‘환경을 위한 모뉴멘탈 가든(인사아트센터)’, 2009년 ‘시크릿 가든(선화랑)’ 2012년 ‘매트릭스 가든(한국미술관)’ 2014년 ‘블리스플 가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