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1987년 결성된 밴드 '동물원'과 초기 멤버였던 故 김광석의 실제 이야기와 이들의 노래를 함께 엮은 쥬크박스 뮤지컬 '다시, 동물원' 이 5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밴드 '동물원'은 1988년 1집 '동물원'으로 데뷔했으며 김창기, 박기영, 박경찬, 유준열, 최형규, 故김광석, 이성우가 초창기 멤버이다. '무진기행'이라는 카페에서 모여 놀던 친구들이 취미로 음악을 만들다 산울림의 김창완에 의해 정식으로 앨범이 발매되며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故김광석은 취미로가 아닌 진짜 음악가로의 인생을 살기 위해 2집 말매 후 솔로 가수로 독립했고 1996년 세상을 떠났다. 이성우, 최형규, 김창기, 박경찬 등도 탈퇴하며 현재는 박기영, 유준열, 배영길만 남아있다.
뮤지컬 '다시, 동물원'은 지난 2015년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초연한 '그 여름, 동물원'을 각색했고 밴드 동물원의 멤버였던 박기영이 음악감독을 맡아 20대 초반 순수했던 동물원과 김광석의 음악을 재현했다. 밴드를 다룬 뮤지컬인만큼 배우들이 뮤지컬 넘버를 라이브 악기 연주로 선보인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진행된 뮤지컬 '다시, 동물원' 프레스콜에는 3곡의 뮤지컬 넘버 시연후 간담회가 이어졌다. 전순열 연출가, 박기영 음악감독, 빅스 혁, 최승열, 송유택, 임호, 강두 외 시연에 참가했던 배우들이 참석했다.
전순열 연출가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설레임이 있었지만 뒤따르는 고민도 두 가지 있었다. 쥬크박스 형태의 뮤지컬이라 익숙한 곡들을 드라마와 함께 보여주는 형태인데 그게 좋은 매력과 장점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출적으로 고민되는 지점이 있었다"면서 "드라마와 장면을 위해 작곡된 곡이 아닌만큼 장면 안에서 인물의 정서, 분위기 이런 것들을 기존 곡들과 연결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시대적 배경 또한 연출에 있어 약간의 고민이었다고 했다. 그는 "시대적 배경이 1980년대이다. 밴드 '동물원'의 명곡들은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콘텐츠들에서 많이 활용되었다. 제가 연출적으로 지양하고 싶었던 것은 우리 작품이 단순히 과거로의 추억여행이 되지 않았으면 했다"며 "'어떻게 하면 1980년 동물원 곡들이 2023년 현재 관객들에게 유효한 동시대적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 에 고민했고, 그 당시 가졌던 젊은 친구들의 고민과 갈등 그것을 대하는 태도 등이 지금의 우리와도 충분히 맞닿을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 부분을 드라마에 많이 반영하려고 했다"라며 연출 의도를 전했다.
뮤지컬 '다시, 동물원'은 2015년 초연 후 2018년 초까지 총 3시즌 공연됐던 뮤지컬 '그여름, 동물원'을 각색한 작품이다. 5년 만에 돌아온 작품인 만큼 보다 섬세해진 스토리와 동물원, 고(故) 김광석의 명곡들이 풍성하게 채워졌다. '혜화동', '거리에서',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잊혀지는 것', '변해가네', '널 사랑하겠어' 등 동물원의 명곡들뿐 아니라 '서른 즈음에' 등 故 김광석의 노래들도 연주된다.
뮤지컬 '다시, 동물원'은 실제 밴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 만큼 출연 배우들이 뮤지컬 넘버들을 라이브 악기 연주와 함께 선보인다. 원년 멤버로서 이번 작품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박기영은 "광석 형이 솔로로 데뷔해 부른 곡 중 몇 곡을 선곡해서 작업했다. '드라마 안에서 이 음악들이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 '드라마를 충분히 살리기 위해서 어떻게 들려야 하는가' 이 부분에 신경써서 편곡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작 '그여름, 동물원'이 '다시, 동물원'으로 바꿨는데 전작의 음악에 비해 하모니카 사운드를 부각시키고 싶었다. 김광석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어쿠스틱 기타지만 하모니카 사운드를 빼놓고는 김광석을 얘기할 수 없을 거 같다.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나서 돌아갈 때 귓가에 하모니카 소리가 맴돌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기영은 음악감독으로서 이번 작품 선곡 작업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작가님이 처음 집필을 하시면서 본인의 드라마에 필요한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연출님하고 선곡하고 저는 드라마와 선곡을 가장 음악적으로 완성도 있게 작업하는데만 집중했다. 저 역시 이 작품을 통해 제 과거와 故 김광석, 창기형과 준열형 등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멤버들, 과거의 맴버들과 화해하는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크든 작든 다른 동물원 멤버들도 그런 개인적인 경험을 했으니라 믿고 실제로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저희로서는 더 이상 고마울 것이 없는 작업이다. 대한민국에서 한 아티스트 음악으로 한 편의 뮤지컬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작품에서 김광석을 지칭하는 '그 친구' 역은 2015년부터 '다시, 동물원'과 함께한 JTBC '히든싱어' 김광석 편의 준우승자 최승열, 대학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뮤지컬 배우 송유택, 최근 솔로 활동을 선언한 빅스의 혁(한상혁)이 합류했다.
송유택은 "여러 연극이나 뮤지컬을 통해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왔는데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처음이라 부담감이 많았다. 많이 조심스러웠는데 더 크게 생각해보니 동물원을 만들게 된 친구들의 이야기다 보니까 친구로서 이들과 함께 어떻게 보여질지 생각하니 조금은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었다"면서 "어우러지고 친한 모습을 보일 수 있게 연구하고 생각을 많이 했다. '다시, 동물원' 작품이 잘 나온거 같아 재미있게 공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승열은 "동물원 음악을 듣고 자란 팬으로 박기영 선배님과 작업을 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리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별빛 가득한 밤에'와 '말하지 못한 내 사랑'이다. 아쉽게도 작품 안에서는 한 곡도 부르지 못한다. 동물원 선배님들의 노래가 세대를 거슬러 사랑받는 이유는 가사라고 생각한다. 서정적이고 오래 전에 들었고 지금도 들으면 내 나이의 또 다른 감성을 푸릇푸릇 살려주기 때문에 지금도 좋아한다"고 했다.
JTBC '히든싱어' 김광석 편의 준우승자인 최승열이기에 작품 안에서 그의 모창 또한 흥미거리가 아닐 수 없다.
최승열은 "연습을 많이 했다. 실제 콘서트 씬에서는 선배님 말투를 흉내낼려고 노력했고, 제가 극중 20대 김광석 선배를 연기하다 보니까 재기발랄하고 말성꾸러기였던 제 시절을 많이 대입시켰다. 사실 노래도 싱크로률도 많이 떨어졌지만 모창보다는 정서를 많이 안고갈려고 한다"고 말했다.
혁은 이번 작품 속 배우 중 가장 막내이다. 그런 그가 80~90년대는 생소함 그 자체일 것이다. 그는 "작품에 임하면서 대본 속에서도 나오는 펜팔이나 마이마이 포카 같은 소품들은 생소했다. 저희 공연을 보시는 관객분들 중에도 그 시대를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와 같은 세대 또는 더 어린 친구들은 생소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어떻게 보면 먼 얘기같고 가까운 역사이자 음악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관객분들께 그 시기를 더 잘 느낄 수 있고 조금이나마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작품에 참여하는 배우들 중 가장 연장자이기도 한 임호는 밴드 동물원이 활동하던 시기를 가장 잘 이해하는 배우이다. 그는 작품 속에서 '그 친구'의 친구인 창기 역을 맡았다.
임호는 "극속 김창기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쓴 부분은 작품 안에서 창기가 나레이션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음악이나 세월, 도약하는 부분들을 어쨋든 나레이션으로 풀어야 하기에 그런부분들을 정서적으로 잘 연결해서 그 역할을 하기 위해 신경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대학 88학번이라 동물원 활동과 함께 대학생활을 했기에 김광석뿐만 아니라 동물원 노래를 듣고 청춘을 보낸 사람이다. 작품의 내용이나 작품이 담고 있는 시제, 인물들의 당시 삶의 고민들을 가장 공감하는 세대라 제가 겪은 80년대 후반 90년대를 최대한 이해시키려고 노력했음"을 상기시켰다.
뮤지컬 '다시, 동물원'은 오는 6월 24일부터 9월 17일까지 서울 혜화동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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