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이 시대와 호흡하는 대한민국 컨템퍼러리 발레 시대의 개막을 공표하며 '서울시발레단'(Seoul Metropolitan Ballet)을 창단했다.
서울시와 세종문회회관은 2월 20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회회관 예술동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서울시발레단' 창단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서울시발레단'의 창단 소식이 전해진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서울시발레단'은 국립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에 이은 국내 세 번째 공공발레단으로 48년 만이다.
지난해 9월 서울시는 국제 문화도시로서의 의상을 제고하고 국내 발레의 해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서울시발레단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매년 세계적인 라이징 스타가 배출되고 있고, 해외 유명 발레단에서 200여 명의 한국인 무용수들이 활약하고, 있는 데 반해 턱 없이 부족한 국내 발레 저변을 확대하고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가 적극 나서게 된 것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강국이지만 발레를 비롯한 순수 예술분야에서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야 명실상부하게 문화강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발레의 수준과 예술성은 이미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그동안 국내에선 발레의 저변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고,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해 공적인 지원도 충분치 않았다"면서 "오늘 창단하는 서울시발레단이 새로운 문화 자산이 돼 선진문화 예술 도시 서울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고, 문화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는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응원해 나갈 생각"임을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서 서울시는 현재 무용수 외에도 안무가 등 발레 장르 창·제작진에 대한 육성책이 미흡한 상황에서 '서울시발레단'의 창단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갖춘 창·제작 인재의 전략적 지원과 육성을 도모하고 장기적으로 발레 산업의 성장을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진했던 국내 신진 안무가를 발굴, 육성하는 창작 개발 플랫폼 역할도 성실히 수행하며 국내 발레계의 성장을 도모해 나갈 예정이다. 서울시발레단의 새로운 컨템퍼러리 발레는 최근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발레 애호가들에게 클래식 발레와는 또 다른 새로운 취향을 형성하고 예술적 안목을 확장시킴으로서 발레계 전체의 파이를 키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시발레단'은 창단과 더불어 독창적인 자체 레퍼토리를 단시간 내 개발할 수 있도록 집중하는 한편, 해외 유명 안무가들의 검증된 라이센스 공연과 신작 작품을 선보이는 것에도 주력한다. 무용수와 안무가를 비롯한 동시대의 뛰어난 창작진이 모여 클래식 발레 너머 새로운 형식의 대한민국 컨템퍼러리 발레를 탐색함으로서 세계 무대에서 어깨를 견줄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또 하나의 케이-콘텐츠(K-Contents)를 탄생시킬 계획이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발레 장르에 있어 우리나라 무용수들의 뛰어난 역량에 비해 국내 활동의 안정적인 기반과 지원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과거 벨에포크 시대, 디아길레프의 발레뤼스가 그러했듯 서울시발레단은 국내외 최고의 창작진과 무용수들이 모여 동시대적인 성찰과 사유를 담은 과감하고 대담한 작품들로 대한민국 발레의 혁신을 이루어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울시발레단은 창단 초기에는 예술단 운영과 공연 제작에 전문성을 가진 세종문화회관이 운영을 맡아 제작 시스템 및 예술단 운영의 기반을 닦는다. 이후 발레단 수준 향상 및 안정화를 거쳐 별도 독립 재단법인 설립을 목표로 한다.
▶전문성과 유연함을 기반으로 한 프로덕션 중심의 운영 시스템
서울시발레단은 운영 방식 또한 기존의 공공 예술단과 차별화된 방식을 택했다. 단장과 정년 보장 단원 중심의 일반적 공공 예술단 운영체제 대신 다양한 작품을 중심으로 유연한 운영이 가능하도록 단장과 단원이 없는 프로덕션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안무가와 무용수, 작품을 중심에 둔 공연별 맞춤형 프로덕션을 꾸려 예술성과 대중성을 고루 확보한다는 것이다. 철저한 기획 아래 국·내외 최고의 안무가를 중심에 두고, 매 시즌 선발한 우수 기량의 무용수들과 과감하고 폭넓은 형식의 컨템퍼러리 발레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발레단은 현재 발레 생태계를 고려하여 시즌 무용수 및 프로젝트 무용수, 객원 무용수 등 다양하고 유연한 형태로 무용수를 운영해 우수한 무용수들의 참여 폭을 넓혀나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난 2024년 1월, 공개 오디션을 통해 무용수를 우선 선발했다. 총 129명이 참가한 서울시발레단의 첫 오디션에서는 무용수들의 기본기를 평가하는 1차 오디션과 안무가 별로 진행한 3일 간의 2차 캐스팅 오디션까지 총 6회의 클래스 전형으로 이루진 결과 5명의 시즌 무용수와 17명의 프로젝트 무용수를 선발했다.
서울시발레단의 첫 시즌 무용수로는 김소혜(34), 김희현(37), 박효선(35), 남윤승(22), 원진호(33)가 선발되었다. 시즌 무용수는 2024년 서울시발레단의 모든 공연 무대에 오른다. 8월 창단 공연 연습 과정 및 공연을 통한 평가와 2025년 작품 캐스팅 오디션을 통해 올 9월쯤 추가 선발 예정이다.
남윤승은 "많이 부담되기는 한데 그 부담이 굉장히 거리감이 있는 부담이 아닌 제가어떻게잘 해낼지 굉장히 기대되는 부담입니다", 김희현은 "오디션을 15년 만에 처음 봤는데 너무 좋았죠. 저희가 조금 앞서가서 컨템퍼러리 발레를 지향하는 발레단이니까 그게 너무 설렙니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프로젝트 무용수는 단일 공연에 출연하는 무용수로 이번 공개 선발 오디션을 통해 총 17명을 선발하였으며, 향후 공연 규모나 특성에 따라 캐스팅 또는 오디션을 통해 추가 선발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세계의 무대에서 활동 중인 200여 명의 한국인 무용수와 긴밀한 네트워킹을 통해 공연별 성격과 무용수들의 일정을 검토하여 '객원 무용수'로 섭외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무용수들은 국내 무대 활동의 아쉬움을 달래고 전막 작품을 통해 고국의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반을, 관객들에게는 월드 베스트 무용수의 새로운 퍼포먼스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으론 시즌 무용수 및 프로젝트 무용수 시스템이 서울시발레단 창단 목표 중 하나인 발레 인재 양성면에서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공연할 때마다 혹은 단기적으로 무용수들을 선발해 일회성 공연만 무대에 올리면 발레단의 예술적 정체성과 제작 노하우, 작품 레퍼토리 면에서 키울 수 없고, 안정적인 단원 구성과 함께 예술 감독, 안무가들이 상주해야만 공공예술단으로서 국·내외에 내세울 만한 창의적인 작품이 꾸준히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안호상 사장은 "양면성이 있다고 본다. 저희가 시즌 무용수를 운영하는 게 어떤 면에서는 단체 유연성이나 단기적으로는 단원들이 작품에 맞게 구성되기 때문에 훨씬 많은 무용수들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립발레단이나 유니버설 발레단 같은 경우 신규 단원의 충원이 지극히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발레 전공자들이 해외 활동을 선택하는 게 조건이 더 좋을 수도 있지만 국내 활동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무대에 서지 못하는 인재 양성은 의미가 없기에 다양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국내 발레의 발전에 기여함과 관객 층을 더 두텁게 해 국내 민간 발레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컨템퍼러리 발레가 마이너가 되면 안된다. 새로운 영역이 돼야 하며 선택의 폭이 넓은 새로운 기회가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서울시발레단의 운영 예산은 26억 정도이다. 이 운영 예산을 바탕으로 서울시발레단은 클래식 작품을 중심으로 공연하는 타 발레단과 달리 시대적 감수성과 한국만의 독창성을 담은 컨템퍼러리 발레 작품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발레 장르의 폭 넓은 다양성과 차별화에 방점을 두는 것으로 2024년 총 세번의 무대를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4월 세종M씨어터에서 창단 사전 공연 '봄의 제전'을 시작으로 8월 창단 공연 '한 여름 밤의 꿈'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세계 초연으로 선보인다. 재미 안무가 주재만이 총연출 안무하는 '한여름 밤의 꿈'은 시즌 무용수, 프로젝트 무용수, 객원 무용수 등 30여 명의 무용수들이 출연한다.
이 작품은 삶이라는 여정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상상과 희망을 그린다. 우리가 가진 행복의 순간과 슬픔의 순간, 인간만이 지닌 상상력을 통해 희망을 찾고 끝없는 꿈의 환상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이는 새롭게 시작하는 서울시발레단이 관객과 함께 그려가고자 하는 세계와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
이날 일정상 간담회에는 참석하지 못한 주재만 안무가는 "삶과 죽음, 두렵고 외로운 욕망, 희망을 갈망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깊은 상상력과 상징적이고 환상적인 안무로 복잡하며서도 깊은 인간미가 솔직하게 표현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이에 앞서 4월 26일~28일에는 서울시발레단 창단 사전공연 '봄의 제전'이 먼저 관객들을 만난다. 안성수, 유회웅, 이루다 3인의 안무가가 트리플빌 컨템퍼러리 발레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봄의제전'은 현대무용의 대표작을 발레 버전으로 재구성한 안성수의 '로즈'와 스핀오프 버전의 유회웅의 '노 모어', 안무가의 대표작을 재구성한 이루다의 '볼레로 24'로 구성된다. 서울시발레단은 이 작품을 통해 제작 시스템을 점검하고 무용수들의 호흡을 맞추는 한편, 관객들에게도 앞으로 만나게 될 전혀 새로운 발레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환기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안성수 안무가는 "객원 무용수들과 함께 땅과 생명체에 대한 예찬을 담은 '로즈'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고, 유회웅 안무가는 "N포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노 모어'를 준비하고 있는데 포기가 일상이 된 젊은이들에게 발레를 통해 감각을 일깨우고 희망을 전달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볼레로 24'를 준비 중인 이루다 안무가는 "서울시발레단이 창단하는 2024년을 기념하고, 24시간이 반복되는 시간적 개념을 통해 낮과 밤, 밤과 어둠 등 대비되는 것들을 표현하는 작품"이라며 "컨템퍼러리 발레를 어렵게 생각하는 관객들이 부담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10월에는 더블 빌 작품을 준비 중으로 창작 신작, 라이센스 작품 등을 통해 한층 농밀하고 짙은 컨템퍼러리 발레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발레단은 또한 2025 시즌 프로그램을 빠르게 구성해 무용수들과 관객의 호흡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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