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렌트' 프레스콜.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폭발하는 젊음을 노래하는 뮤지컬 '렌트'가 아홉 번째 시즌을 맞아 신구조합 24명의 배우들과 함께 관객들을 맞고 있다.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ême)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그린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천재 극작·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그와 친구들의 삶 속에 늘 존재했지만 사회적으로 터부시되었던 동성애, 에이즈, 마약 등의 이야기를 수면 위로 드러내어, 록, R&B, 탱고, 발라드, 가스펠 등 다양한 음악 장르와 혼합해 오페레타 형식으로 완성하였다. 

 

작품의 원작인 '라보엠'은 프랑스어로 보헤미안이라는 뜻으로 보헤미안은 집시를 의미하는 말이지만 19 세기 후반 사회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방랑자, 자유분방한 예술가, 문학가들을 일컫는다. 예술과 가난한 삶 속에서 고통을 겪으며 성장하는 젊은 청춘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라보엠'은 1996년 '렌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고 원작 '라보엠'의 탄생 이후 100 년이 훌쩍 지났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젊은이들의 치열한 삶이 계속되는 한 시대가 바뀌어도 '렌트'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 것이다.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2023년 뮤지컬 '렌트'는 역대 최고 공연이라는 평을 받았던 지난 시즌(2020년) 멤버 장지후(로저 역), 정원영, 배두훈(마크 역), 김호영(엔젤 역), 전나영(모린 역), 정다희(조앤 역)와 오디션을 통해 새롭게 합류한 배우 백형훈(로저 역), 김환희, 이지연(미미 역), 김수연(모린 역), 조권(엔젤 역), 윤형렬, 임정모(콜린 역), 배수정(조앤 역), 구준모(베니 역)를 비롯해 최원섭, 박찬양, 유환, 김송이, 조원석, 윤보경, 김채은, 해오름, 권수정 등 24명의 배우가 참여한다. 

 

지난 시즌(2020년) 뮤지컬 '렌트'는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활기를 가장 근접하게 표현한 프로덕션 '렌트'의 인물들을 가장 잘 살려낸 공연'이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았던 2020년 뮤지컬 '렌트'의 중심에는 해외협력연출 앤디 세뇨르 주니어가 있었다. 1997년 엔젤 역으로 이 작품과 첫 인연을 맺고 2011년 오리지널 연출 마이클 그리프와 함께 '렌트' 리바이벌 공연 협력연출을 맡은 그는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이 작품의 연출로 참여하며 '렌트'의 정신을 이어오고 있다.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로저 역 장지후)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로저 역 장지후)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에서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이 진행되었다. 10곡의 넘버 시연 후 이어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간담회에는 개인적인 스케줄로 빠진 임정모 배우를 빼고 주요 배역 배우들이 참석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로저 역으로 돌아온 장지후는 "같은 대본, 같은 음악인데 연습하면서 새로운 것들이 생기고, 저도 새로운 영감을 받게 된다. 자연스럽게 지난 시즌과 다른 느낌의 로저가 만들어졌는데 그게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캐스트도 많이 바뀌었지만, '렌트'가 만들어주는 시너지는 대단한 거 같다. 다시 참여했지만 새롭고 재미있다"고 밝혔다.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마크 역 정원영)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마크 역 정원영)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마크 역 배두훈, 조앤 역 정다희)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마크 역 배두훈, 조앤 역 정다희)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마크 역의 정원영은 "'렌트'가 3년 만에 다시 찾아왔는데 긴 인터미션을 지난 느낌이다. 극장도, 배우들도 달라졌지만 1991년 크리스마스 이브로 돌아온 것 같아서 기쁘다"고 했고, 2020년 무대 후 포레스텔라 활동에 전념해 온 배두훈은 "3년 전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마지막 공연을 못하고, 다시 이번 시즌에 합류하게 됐는데 오랜 기간 뮤지컬 활동을 쉬다가 복귀하는 작품이라서 떨리고, 기대도 많이 됐다. 3년 만에 공연을 하는 거라서 개인적으로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공연을 많이 쉬면 확실히 감각이나 기술적인 부분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서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있었는데 주변 환경이 저를 많이 도와줘던 것 같다. 같이 공연을 만드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따뜻하게 대해주셨고, 그런 부분이 그때의 저와 지금의 저를 다르게 만들어준 것 같다. 배우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면서 연습하다 보니까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끈끈한 유대감을 느끼고 있다. 그런 부분이 무대에서 잘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배우에게는 모든 작품이 특별하지만 이번 '렌트'가 저에게는 조금 더 특별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엔젤 역 김호영-조권)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엔젤 역 김호영-조권)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2002년 오디션을 통해 엔젤 역으로 '렌트'와 인연을 맺은 김호영은 "이번에 연출가들과 얘기하면서 전 세계 최장수, 최고령 엔젤인 것 같다고 들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이번 시즌에 데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엔젤로서는 마지막이 될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애정이 깊다"라며 "이번 시즌에 새롭게 합류한 조권 씨처럼 엔젤 역할에 찰떡인 후배들이 나왔으면 한다. 아무리 좋은 역할이라도 제가 부여잡고 있는 것보다 자리를 내주는 것도 선배의 미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인수인계를 잘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조권은 "부담감보다는 설렘과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항상 저의 페르소나를 하이힐이라고 말씀드리는데 구두를 신으면 슈퍼히어로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엔젤의 페르소나는 무얼일까 생각해보면 엔젤이 가지고 있는 온전한 사랑인 것 같다. 엔젤로서 무대에 서 있을 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퍼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들이 제가 맡은 엔젤을 많이 기대해 주고 있는데 하루하루가 영광된 시간이고 최장수 엔젤인 김호영 선배에게 배운다는 게 의미가 크다. 노하우를 잘 전달받겠다"는 각오를 더했다.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미미 역 김수연)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미미 역 김수연)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모린 역 전나영)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모린 역 전나영)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모린 역에 새롭게 합류한 김수연은 "꿈에 그리던 작품이었고,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걱정도 있었다. 관객들을 만나고 나니까 그 걱정이 무색해졌다. 관객들이 '렌트'의 마지막 퍼즐이 된 것처럼 즐겁게 공연할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전했고, 지난 시즌에 이어 같은 역할에 합류한 전나영은 "'렌트'는 사랑이고 우정의 이야기다. 저는 작년에 덴마크에서 영어로 '미스 사이공'을 했는데 행복했다. 그런데 '렌트'를 다시 할 수 있는 기회는 특히 모린처럼 다른 배우들과 관객들에게 희망과 믿음을 줄 수 있는 그런 재미있는 역할은 없다고 생각했다. '렌트'에 다시 돌아왔고 너무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미미 역의 이지연은 "저도 '렌트'라는 작품을 너무 사랑해서 객석에서 공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함께 무대에서 멋지고 귀한 분들과 사랑하며 호흡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매순간 감사하며 지내고 있다. 벌써 막공이 아쉬울 정도"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미미 역 김환희)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미미 역 김환희)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같은 역에 새롭게 도전하는 김환희는 "처음 연습과정에 있어 앤디 연출님이 '너는 착한 애냐 아님 나쁜 애냐'라는 질문을 하신 적이 있다. 저는 착한 애라고 답하자 앤디 연출님은 (앞으로) 착한 환희는 집에 두고 나쁜 미미로 살았으면 좋겠다. 나쁜 애로 살아도 동료 배우들이 너를 해치치 않을테니 안심해도 좋다 라고 하셔서 그때부터 해방감을 느껴 좀 더 자유롭게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면서 "착하지 않은 터프함을 가진 미미를 소화하기 위해 걸음걸이, 눈빛, 쌍욕 같은 것을 일상 생활에서 툭툭 던지고 옷도 섹시하게 입을려는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직전 '맘마미아'의 소피와 다르게 표현하려는 포인트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소피는 사랑스러움을 극대화 했다면 미미는 사랑스럽기는 하지만 더 집중해서 보여드려야 할 부분은 상처와 어두움, 섹시함의 이런 부분을 더 부각시켜 내면의 아픔을 표현해야 해서 외적인 부분에 집중했다. 걸음걸이, 화장도 진하고 옷도 섹시하게 입는 등 말투도 약간 거친 미미처럼 할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미미 역 김환희)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미미 역 김환희)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로저 역의 백형훈은 "그동안 연습한 방식이 아니어서 연습 과정이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공연을 기다리게 된다. 막상 첫 공연을 하고나니 연습 과정 덕분에 마음에 여유 없이도 물 흐르듯 공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미미 역 정다희)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미미 역 정다희)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미미 역 배수정)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미미 역 배수정)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조앤 역의 정다희는 "지난 시즌에는 원캐스트라 객석에서 볼 수 없었지만 이번에는 더블이라 첫 공연을 객석에서 봤다. 저희끼리 굉장히 자주 하는 말이 '이게 렌트지'라고 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가장 감정적인 순간에 이 말을 하는 거 같다. 열정적이고 가장 슬프고 가장 행복하고 가장 신나고 가장 감정적일 때 ... 왜 유독 다른 공연에 비해 끈끈해지고 애틋하고 아쉬워지는지. 무대에 오르면 잘하고 싶은 마음뿐인데 이 마음이 드는건 무대 위에서보단 객석에서 보면서 정확히 느껴지는 거 같다. 그래서 '이게 렌트지'라고 말하는 거 같다"라며 독독한 팀케미에 대해 말했다. 

 

같은 역의 배수정은 "2020년에 객석에서 보면서 내가 저 무대에 설 수 있다면 이란 생각을 했었다. 이번에 공연에 합류하고 객석에서 첫 공연을 봤을 때 '내가 저 무대에 있구나' 라고 생각하며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렌트'가 이런 공연이구나를 보면서 다시 느꼈다"라며 이번 시즌 무대에 합류함에 감사함을 나타냈다.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콜린 역 윤형렬)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콜린 역 윤형렬) 2023.11.1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새롭게 콜린 역에 도전하는 윤형렬은 "제가 콜린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함에 있어 조금은 쑥스러움도 많고 어색한 사람이지만 자기만의 주장은 확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춤은 잘 못추지만 최선을 다해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사람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니까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다"면서 "불안한 점은 점점 재미가 들려 '앞으로 뭘할까' 라는 생각이 들어 약간 불안하지만 앞으로도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콜린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뮤지컬 '렌트'는 2024년 2월 25일까지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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