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로부터강성은,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새와 여성이 나란히 있다. 새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죽어가고 있는지 모르게 가만히 몸을 뉘고 있다. 그 옆에 있는 사람은 얼굴을 모자로 가린 채 하늘을 향해 누운 듯 보이지만 다시 보면 땅에 발을 딛고 서서 몸을 뒤로 젖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고보니 사람과 새는 같은 공간에 나란히 있는 것이 아니라 화면에서 조합한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과장된 새의 크기로 인해 이 그림은 초현실적인 느낌마저 든다.합리적 이성적 사고로 구축된 사회에서 ‘죽은 새’는 관심과 돌봄의 대상이 아니다
어느 날 다가온 육체의 감옥을 직시하며 'The turn of life'이선영(미술평론가)가장 이상적인 예술은 삶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예술이 내적인, 외적인 삶의 기록이라면 사는 것과 기록하는 것이 자명하게 일치되지는 않는다. 사진 한 장 없이 수 천 년을 지내온 그동안의 인류 문명이 무색하게 기록하는 하는 삶이 일상화된 SNS시대다.최미향의 사진 작품들은 그러한 두 갈래 길에서의 긴장을 표현한다. 자신의 삶이 담긴 작품들은 지나간 일에 대한 추체험도 아니고 미래에 대한 막연함도 아닌 자신이 직면한 현실에 대한 내용을 담는다. 그
그릇에 담긴 그리움의 화가 한국의 모란디- 고재권야수파 화가 앙리 마티스는 그의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 “나의 이상은 모든 사람에게 즐거움과 평안함을 주는 미적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가 꿈꾸는 것은 바로 균형의 예술로서 사람들에게 안락의자와 같은 평안함을 주기를 갈망했다.이러한 신념과 작가의 태도로 사랑을 받는 화가가 고재권 작가이다.그도 일찍이 그의 그림을 사랑하는 애호가들을 향해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면서 편안함과 안정감을 찾았으면 좋겠다”라고 열망했다.일찍부터 이러한 신념을 가진 배경에는 아무래도
개인과 그룹의 힘, 하이웨이의 정체성을 위해서현대미술의 발표 양상은 보통 개인전과 그룹전으로 구별된다. 개인전은 자신의 작품세계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장점과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룹전은 그보다는 그룹의 장점이나 함께 하는 작가들의 장점들이 모여 효과를 극대화하는 유리한 점들이 분명히 있다.그룹전을 가지는 경우가 바로 이러한 측면에 있다. 청주를 바탕으로 결성된 는 그러한 소규모 그룹전이다. 그리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4년에 걸쳐 지속하여 온 지나칠 수 없는 그룹전임은 분명하다.2018년“생(生)+業”전을 기반
스승 남농을 넘는 거침없는 수묵 채색의 임농 하철경옛 고사성어에 청출어람이청어람 (靑出於藍而靑於藍)이란 말이 있다.푸른색은 쪽에서 취했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고(靑取之於藍而靑於藍) 얼음은 물이 이루었지만, 물보다도 더 차다(氷水爲之而寒於水)는 말이다.푸른색이 쪽빛보다 푸르듯이, 얼음이 물보다 차듯이 면학을 게을리하지 않고 계속하면 스승을 뛰어넘는 학문의 깊이를 가진 제자가 되어 스승보다 더 뛰어날 수 있다는 의미이다.임농(林農) 하철경 화백에게서 나는 이제 그러한 기쁜 예감을 받는다. 임농 화백이 지금까지 걸어온 치열하고 한순간 쉼
김종근 (미술평론가)어린 16살, 세기의 위대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1869년 7월 파리에 본부를 둔 구필 화랑에서 인턴을 시작했다. 흔히 하는 오해와는 달리, 이때 고흐는 안정적으로 화랑에서 전도유망한 화상의 길을 걷고 있었다. 1873년 구필화랑의 런던 분점에서 헤이그에서 브뤼셀에서 그림 도구를 파는 점원으로 인생을 열어갔다.매일 그림을 본 그는 미술에 대한 안목이 넓어졌고 화랑에서 밀레(J.F. Millet)의 농촌 생활에 대한 사실적인 "이삭 줍는 사람들"을 보고 상당한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점차 빈센트는 화랑 일에 관심
허정호의 달항아리 신항섭(미술평론가)인류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별은 해와 달이다.?다른 별들과 달리 유난히 큰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해와 달이 없다면 인류의 꿈과 이상이 지구에 한정되었을지 모른다. 해와 달을 통해 인류의 꿈은 우주로 확장될 수 있었다. 특히 달은 인류에게 가장 친근한 별로서, 어두운 밤하늘을 밝혀주는데 그치지 않고 서정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가 하면 상상력을 부단히 자극한다. 달이 존재함으로써 지구는 더욱 풍부한 서정적인 풍경을 갖게 되었다. 달은 지금도 여전히 인간에게 꿈과 이상을 심어준다. 사람들이 둥근 형태
2021.07◦중대전이형(仲臺田而形)◦치유의 강 - 임진◦심미안◦ 퍼포먼스◦초당을 세우며- 알레고리- 별- 증폭- 결◦파주 마굿간 승마클럽 & 대한청년기마대◦겸재 금강전도중대전이형(仲臺田而形)한탄, 임진, 금강산은 버금가는 금수강산의 옥토요 비경이다. 임진왜란은 식민지, 분단의 예고편이었으며 의 명호를 득하게 되었다. 무릇 분단을 딛고 온 인류의 사랑을 받을 버금가는 밭으로서, 높이 칭송받고 사랑을 나누어 주는 형세다. 대동강, 한강을 어우르며 압록과 금강을 모으니, 강화와 강릉에 이르도록
김달진 미술평론가미술계에서 벗어나 온 국민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관심사가 되어버린 뜨거운 감자, 이건희 미술관 부지는 어디로 결정이 될까? 6월 15일 발표가 6월 말로 연기되더니 7월 초로 다시 미루어졌다. 학연 지연 혈연을 앞세워 전국 20여 곳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3,000여 점을 사회 환원한다는 발표 뒤에 지난 4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모회의에서 별도의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 설치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후 박형
관념과 현실의 중간지대윤진섭(미술평론가)김창영은 그림을 그리되 아무 것도 그리지 않는다. 이 역설! 그렇다. 김창영은 역설의 작가이다. 그에겐 전통적인 의미의 미술(美術), 그중에서도 회화(繪畵)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어떤 대상을 화포(?布)에 그리고 그것을 다시 지우기 때문이다. 이 존재의 자기부정! 김창영의 그림이 개념적으로 다가오는 이유이다. 김창영에게는 또 하나의 레테르가 있다. 이른바 ‘단색화(Dansaekhwa)’라는 칭호가 그것이다. 지난 십 여 년간 커다란 물결을 이루면서 세계 미술인들의 마음속에 하나의 이미지를
수직적 시간이진명, 前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실장어떤 기자가 질문했다. “미국의 미니멀리즘과 일본의 모노하(物派), 그리고 한국의 단색화는 서로 어떠한 차이를 지니고 있습니까?” 상당히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다. 이에 최명영(崔明永, 1941-) 선생님께서 통찰력 있는 대답을 해주셨다. “미국의 미니멀리즘은 지향성, 즉 작가가 세계에 자신을 표명하는 태도(attitude)를 중시한 것입니다. 일본의 모노하는 사물과 사물 사이의 관계(relation), 나아가 나와 사물 사이의 관계를 조응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단색화는 과정(proce
김종근 (미술평론가)천의 얼굴에 장인, 화가 민병구. 그러나 그를 화가라고만 부르기에 그는 너무나 억울하다. 그는 정말 우리 화단에서 보기 드문 입지전적인 무대미술가이며 비주류 장인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를 알고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그의 과거 속으로 꼭 한번은 들어가야 한다.민병구 작가는 학창시절 이렇다 할 미술교육을 받을 수 없는 가난하고 궁핍한 환경에서 성장했다.그러나 언제나 가슴속 예술에 대한 뜨거운 열망은 운명처럼 버릴 수 없었고, 우연히 헌책방에서 사들인 사군자 묘법서를 보며 그림에 대한 용기를 갖고 꿈을 키웠다.“어느
강지연 미술평론이 두 가지 명제에는 차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의도의 포함 여부와 물리적 혹은 정신적 요소의 개입여부에 따라 결정 되어 지는 수동적 혹은 자동적 결론을 이 두 명제가 내포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찌되었던 두 명제는 시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시간이 흐른 후에야 비로소 생성되는, 혹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소멸 되어진 어떠한 유기체와 무기체를 지칭하게 된다. 이렇듯, 너무도 확실히 구분 되어질 수도 있을 법한 명제들- 남기는 것과 남겨지는 것.그러나 우리는 이 둘을 통합시켜 결국엔 '남게 된 것들' 이라 치부하며 그것
김종근 (미술평론가)전지연 작가는 일찍부터 라는 테마를 자신 회화의 모티브로 삼았다. 란 어떤 사물이나 조직의 전체를 이루는 짜임새나 구조를 일컫는다. 작가는 이 구조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색채와 형태에 실어 회화의 완성을 일관성 있게 추구해왔다.초기 그녀의 작품은 이 라는 형상에 아주 충실한 듯 기본적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런 표현형식이 그녀가 생각하는 회화의 보편적인 질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렇게 볼 때 적어도 작가는 “그림이란 비례와 균형 이외의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피에트 몬드리안
새로운 미술의 역사는 언제나 모든 예술가의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작가정신에서 출발했다. 이것이 곧 현대미술의 궤적이며 흐름이다. 바로 거기에 진정한 작가들의 존재 가치 그리고 의미가 있다.이런 도전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업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신세계를 찾아 나서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이 끈질긴 창조적인 목마름의 자세야말로 예술가들에게 있어 최고의 덕목이라고 부른다.오현영 작가의 20여 년 작업에 흐름을 보면 그 미덕에 대한 인상이 더욱 굳건해지고 강렬함을 느낀다.놀라운 것은 70대를 앞둔 현재에도 오현영 작가가 어쩌면
‘THE PRESIDENT’에 나타난 한국 전통 초상화의 가치와 활용이인승 평론이번 전시 ‘THE PRESIDENT’는 대통령이라는 역사적 상징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보여준다. 작가는 전통초상화 기법을 수용하여 대통령들을 그렸다. 대통령을 그리는 행위에 우리는 어떠한 예술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까? 아래는 작가가 만들어내는 예술적 가치에 대한 서술이다.동서양 미술의 차이를 나누는 것은 그려지는 대상이다. 동양에서는 자연을, 서양에서는 인물을 중심으로 미술사가 발전했다. 동서양이라는 개념이 생기기 이전 선사
사라질 것 같은, 어스름한 찬란한 찰나고연수 미술평론16세기부터 애초에 화가들에 의해 그림 그리는 기계로 사용되었던 카메라 옵스큐라는 이후 평탄치 않은 국면을 맞는다. 빛에 의해 이미지가 그려지는 경이로운 그 기계는 당대 과학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소중하게 다뤄지며 과학계로 자연스레 위상을 잡게 된다. 기계를 통해 그려진 사진은 1850년대 이후 시각예술의 전당이었던 살롱전에 나름의 예술의 명망을 갖춰 입고 시각예술품으로서 전시가 되지만, 역시 당대 미술품과는 구분된 공간에 놓여짐으로 확고하지 못한 어정쩡한 "중간 지점"으로서
박수억의 ‘현(玄)과 빛’ 홍경한(미술평론가)1. 조형요소로써의 현(玄)은 흑(黑)의 백색(百色)이다. 단지 짙은 어두움이 아닌 백가지 색을 머금고 있는 색이자, 형상의 표면적 의미 뒤에 숨어 있는 뜻으로서의 색 이 색은 “현상계의 모든 가시적 색상을 흡수한 무채의 빈색(公色)으로서 진색(眞色)”이라는 작가의 발언과도 연관된다.이라는 것이다. 또한 유(有)와 무(無)의 왕래를 허용하는 개념이기도 한 것이 현이요, 도가학파의 시조인 노자(老子)에 의하면 천지 만물의 근원인 것이 현이다. 노자가 말하는 ‘현(玄)’은 ‘도(道)’를 의미
이재언, 미술평론가우리는 지금 언제 우리가 정상적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갇혀있다.코로나 이전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던 것인지를 지금에야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황주리의 그림은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축복받은 것인지를 일깨워준다. 일상이 뒤틀리고 왜곡된 펜데믹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문득 일상으로 가득 찬 황주리의 화폭이 새삼 새롭게 보인다. 이런 답답한 세상에서 그의 그림들과 마주한다는 것은 오랜 추억의 사진첩을 펼치는 것과도 같은 느낌을 준
서양화가 이순진이 주로 다룬 인체 Drawing은 외형적인 형상보다 내-면에 깔려있는 디테일을 더 중요시하는지도 모른다.쭉 뻗은 대퇴골의 갈필은 그의 자신감을 유도하고 있고 대둔근의 우아미는 그의 너그러운 인품에 의한 사유를 갖게 한다.일반적으로 작가들의 작품은. 몸과 마음을 던짐으로에서 작품의 사상이나 주변의 상황을 표현한다. 여기에서 서양화가 이순진을 Hartman조형논리의 전경과 후경 중 후경에 속한 예술 논리라 하겠다. Canvas의 물감이 칠해지기 이전까지는 작가 내면에서의 전개이며, 이것은 창작의 본질이다. 그 이후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