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그룹의 힘, 하이웨이의 정체성을 위해서
현대미술의 발표 양상은 보통 개인전과 그룹전으로 구별된다. 개인전은 자신의 작품세계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장점과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룹전은 그보다는 그룹의 장점이나 함께 하는 작가들의 장점들이 모여 효과를 극대화하는 유리한 점들이 분명히 있다.
그룹전을 가지는 경우가 바로 이러한 측면에 있다. 청주를 바탕으로 결성된 <Art highway>는 그러한 소규모 그룹전이다. 그리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4년에 걸쳐 지속하여 온 지나칠 수 없는 그룹전임은 분명하다.
2018년“생(生)+業”전을 기반으로 하여 국제 미술교류 프로젝트로『2019“생(生)+業”- 괄목상간(刮目相看)』,『2020“생(生)+業”- 생:ZONE』 에 이어 『2021“생+緣”:우여곡절(迂餘曲折)』이 그것이다.
자체적으로 구성되면서 이어져온 전시지만 2018~2020년에는“생(生)+業”을 중심으로 전시의 구성을 하였고 올해는 2021년은“생+緣”으로 작가들이 의기투합하여 모였다.
그 베이스캠프가 청주라는 것도 신선하지만 국제성을 띠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이들은 인연을 중시하며 Art highway에서 <국제프로젝트“생+緣:우여곡절(迂餘曲折)>” 展은 서로의 다양한 생각과 표현이 실현되는 현대미술의 다양성 및 현재를 감상해 보길 희망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주제를 전 세계적으로 우여곡절(迂餘曲折)이 많은 한해로 보고 우여곡절이 담긴 작품으로 전시를 풀어 보려고 했다고 밝히고 있다.
평면과 입체 그리고 설치와 사진으로 본 작품들은 나름 신선하기도 보편적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강대영 작가의 작품은 냄비를 일렬종대로 늘어놓아 인연이든 끈인 듯 연결의식을 퍼포먼스처럼 펼쳐 풀어내고 있다. 강홍석은 버려진 오브제나 사물들을 이용하여 설치작업을 보여주는데 인간의 욕망을 지구상에 사는 모든 생명체 중 유일하게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 종류로 보고 생명체를 위협하는 인간의 욕망을 통찰력 있게 비판하고 있다. 김종칠은 다양한 언어와 문자로 독자적인 형상의 필체와 형태로 명언이나 명문들을 표현한 캘리 그래픽적인 디자인 감각을 보여준다. 이와는 다르게 김준기 작가는 2020년에 제작된 <타자의 초상>처럼 노동과 근로자의 모습을 형상화하면서 건설 일용직이라는 삶의 현장에 주목한다.
그에 비하면 중국 작가인 류샤오레이는 꽃과 여인으로 새로운 생명의 탄생 모습을 여성적으로 그려낸 섬세함과 여성성을 담아냈다. 그 점에서 손선형도 귀엽고 앙증맞은 아이들의 일상적인 놀이의 표정과 세계를 입체작품으로 정겹게 묘사하고 있다.
그런 여성성은 신재은이 전형적인 조각보를 모던한 감각으로 변형해가며 단순한 조각보가 가진 조형성을 기하학적인 형태의 추상작품으로 변이시키고 있다.
윤미란 작가도 전통적인 소재들을 현대적으로 옮기면서 변모하는 감정의 인상을 새롭게 감각적으로 풀어내면서 신선한 표현을 위한 해체와 조합을 통해 질감을 고려한 화면에서 조화롭게 구현하고 있다.
이경화 또한 공간의 독창적인 해석을 시도하면서 미완성 부분이 아니라 완전한 작품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는 공간의 재해석을 집요하게 추구한다.
이여운은 비교적 리얼한 묘사와 표현으로 자신이 경험한 2017년 이탈리아 베니스 레지던시에서 초청작가로 초대된 그곳 풍경을 정교하게 그려낸다. 로코적인 우아한 건축물의 모습을 설계도처럼, 조감도처럼 묘사여 세필화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이종헌의 경우에는 조금 더 색다르다. 1남 5녀의 딸 많은 집안의 유일한 남자로 태어나 경험한 성에 관한 흥미로운 작품 시선으로 성장기에 가졌던 성의 정체성을 독특하고 파라독스한 시선으로 각인시켜 눈길을 끈다.
이해은 작가도 전통적인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색동에서 볼 수 있는 한국의 전통미와 한국인의 의식 속에 잠재한 오방색을 조각보에 배치하여 전통과 현대의 미감을 정겹게 조화시키고 있다.
임정한 작가도 자연을 조금 더 관조하는 시선으로 보면서 우리가 평소에 무심하게 스쳐 간 것들에 관심을 주는 사군자의 매, 난, 국, 죽 등의 들풀의 미를 가볍게 그리고 담백하게 포착하고 있다.
정상수도 개인이 겪은 일상 삶에서의 복잡한 상황과 변화, 그 미래의 불안한 감정들을 작품으로 치유하면서 그 의도를 오브제로 <나비의 기도 >를 통해서 깊이 있게 보여준다.
정택성은 미술답게 컬러풀한 색채의 폭탄이나, 폭죽처럼 가시적인 세계를 시각적인 구조로 파악하는 특별성과 독창성을 평면과 입체로 유감없이 보여준다.
유일하게 인물 중심의 사진작가인 펠릭스 박은 다큐멘터리 적인 작가의 이미지를 포착하는 김창렬의 인물포착에서 탁월한 감각, 옹고지 에제마와의 구성적인 교감과 포즈가 돋보인다.
한희준의 산업사회와 문명 비판적인 시각을 “플라스틱” 물병에서 찾고 있는 관심도 놀랍다. 투명한 병들이 가져다줄 쓰레기의 유산에 주목하는 것도 날카롭다.
이렇게 이들은 각자 독특한 시선과 감성으로 작품을 완성하며 독자적인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 흥미와 관심과 시선도 정말 각각이다. 이것은 각 예술가가 갖는 장점이자 발언이며 의견이다.
그러나 이것을 Art highway 라고 하는 그룹으로 볼 때 이런 작품들은 명백한 한계를 지닌다. 이 모든 것들이 함께 어울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힘을 얻는가이다.이것이 그룹전의 장점이자 파워이다.
그렇다면 하이웨이는 그룹의 독창성과 정체성을 위해서 때로는 공동테마로 세미나나 워크숍 등을 통해서 그룹의 정체성과 미술의 힘을 단결하고 확장 시킬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공동주제나 공동이슈, 공동문제, 기법등을 각자의 언어로 풀어 낸다면 하는 어떨까 그걸 기대하게 된다.
나는 이 그룹이 충북을 넘어 국내 작가와 해외작가로 함께 어우러져 세계 현대미술의 현주소가 아트 하이웨이에서 꽃피어나길 기대한다. 프랑스의 에꼴드 니스나 이탈리아의 아르테 포베라, 뉴욕의 뉴 페인팅이 모두 처음에는 작게 그렇게 시작 탄생 되었다.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