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오셀로' 프레스콜(박호산, 이설) 2023.05.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오셀로' 프레스콜(박호산, 이설) 2023.05.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2023년 5월 공연계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연이어 개막을 앞두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도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토월정통연극 시리즈로 부활해 12일부터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연극 '오셀로' 프레스콜이 진행되었다. 주요 장면 3개 시연 및 기자간담회 순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박정희 연출 및 배우 유태웅, 박호산, 이설, 이자람, 손상규 등이 참석했다. 

 

'오셀로'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중 하나로 주인공인 무어인 장군 오셀로가 그의 부인 데스데모나의 비극적인 사랑과 배신 그리고 반란에 빠져들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을 포함한 극 중 인물 간의 관계는 사랑과 질투, 오해로 미묘하게 맞물려 인간의 본성과 그 심리를 추적해 간다. 심리 묘사와 언어의 아름다움, 논리적인 전개 등에서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 '오셀로'는 무려 420년 이상의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도 끝없는 이야기를 이끌어 내며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연극 '오셀로' 프레스콜(이설, 박정희 연출) 2023.05.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오셀로' 프레스콜(이설, 박정희 연출) 2023.05.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박정희 연출은 "'오셀로'에 대한 첫 인상은 바로 '불안'이었다. 모든 인물에게 불안이 잠재돼 있다. 흔히 '오셀로'를 이아고의 연극이라고 한다. 하지만 거기에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그렇다면 셰익스피어는 왜 이아고라고 하지 않고 오셀로라고 했을까. 오셀로가 가진 이질적인 특징과 감정을 지금 시대의 관객들에게 환기시키고 싶었다"라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는 다양한 연출과 함께 CJ 토월극장의 넓고 깊은 무대를 십분 활용한다. 무대는 지하 벙커로 설정하고 흔들리는 물그림자 , 불안하게 달려있는 조명 등의 다양한 무대 장치로 오셀로의 전반적인 정서 불안감을 무대 곳곳에 표출한다.

 

박정희 연출은 "가장 불안한 장소이자 안전한 장소인 지하 벙커를 콘셉트로 삼았다. 물은 죽음의 방이라 생각하면 되고 현대판 지옥도를 축약했다"면서 "물에서 데스데모나가 죽는 콘셉트도 생각했지만 여배우가 연기하기에 그리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형상적으로 지하 공간에서 물이 계속 흐르도록 했고, '물은 죽음의 강' 이라는 상징성을 띄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연극 '오셀로' 프레스콜(박호산) 2023.05.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오셀로' 프레스콜(박호산) 2023.05.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질투와 불안 속에서 추락하는 불완전한 인간으로의 무어인 장군 오셀로에는 동갑내기 배우 유태웅과 박호산이 연기한다. 박호산은 "대본을 읽었을 때 오셀로가 바보 같았다. 질투의 힘이 얼마나 강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싶었다. 열등감보다는 사랑이 컷기에 질투도 생기고 큰 실수를 한다고 해석했다. 능력 있고 날이 서 있는 장군이어서 이아고가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렸을 때 큰 폭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극 '오셀로' 프레스콜(유태웅) 2023.05.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오셀로' 프레스콜(유태웅) 2023.05.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유태웅은 "그냥 데스데모나에게 물어보면 쉽게 해결할 수도 있었을텐데(웃음). 혼자 끙끙 앓는 게 저희도 답답했다. 자존심이나 자존감일 수도 있는데 용병으로 홀로 가진 고독감이 있지 않았을까 했다"라며 "무어인이 흑인이라고 하지만 특별히 분장을 하지는 않았다. 연극적인 약속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연극 '오셀로' 프레스콜(손상규) 2023.05.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오셀로' 프레스콜(손상규) 2023.05.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오셀로의 기수장이자 광기 어린 욕망에 사로잡혀 모두를 불안 속으로 물고 가는 질투의 화신 이아고 역에는 손상규가 연기한다. 손상규는 "가장 고귀한 인간이 평범하고 저열한 인간에게 추락 당하는 얘기라고 이해하고 인물의 구조를 짰다. 이아고는 극을 작동시키는 인물"임을 강조했다.

 

연극 '오셀로' 프레스콜(이설) 2023.05.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오셀로' 프레스콜(이설) 2023.05.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귀족 브라반티노의 딸로 오셀로와 사랑에 빠진 데스데모나 역에는 이설 배우가 출연한다. 박호산 배우와 함께 드라마 '나쁜형사'에서 이미 호흡을 맞춰본 이설은 '오셀로'가 첫 연극 무대 도전이다. 그는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망설였지만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박호산 선배님과 연출님께서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데스데모나 캐릭터를 만들어가며  겪은 시행착오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설은 "2023년에 맞는 데스데모나를 표현해야하는 것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인물 자체가 수동적이고 순종적인 성녀 이미지가 강해서 그것을 깨고 싶어서 MZ세대인 데스데모나를 시도했는데 셰익스피어 연극의 구조상 완전히 탈피하기란 어려웠다"며 "억지로 캐릭터를 바꾸는 것보다 정통연극인만큼 대본에 충실하게 해보자고 판단했다. 데스데모나를 충실하게 그려내기 위해 애를 썼다"고 덧붙였다. 

 

연극 '오셀로' 프레스콜(손상규, 이자람, 유태웅) 2023.05.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오셀로' 프레스콜(손상규, 이자람, 유태웅) 2023.05.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판소리부터 뮤지컬을 넘어 연극 무대에 도전하는 소리꾼 이자람은 이아고의 부인 에밀리아로 분한다. 이자람은 "어렸을 때붙 연극에 대한 동경이 컸다. 에밀리아는 이아고가 친 그물에서 가장 중요한 손수건(오셀로와 데스데모나의 파멸의 매개체)이라는 톱니바퀴를 맡는 캐릭터다. 마지맑 장면에선 관객들이 이아고와 오셀로에게 하고 싶은 욕을 시원하게 해줘야 하는 임무를 오늘 다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던졌다. 

 

연극 '오셀로'는 6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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