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이치 그라모폰(DG) 2 번째 음반 'BREATHE'(숨)

소프라노 박혜상의 도이치 그라모폰 두 번째 정규 앨범 'BREATHE'(숨)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2024.02.0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소프라노 박혜상의 도이치 그라모폰 두 번째 정규 앨범 'BREATHE'(숨)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2024.02.0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저는 제가 앨범을 내는 음악가가 되거나 오페라 가수로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모든 순간이 감사하기도 하지만, 무겁게 다가오기도 해요. 앨범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도 하고, 잘 팔리는 곡으로 대중적인 앨범을 낼 수도 있었겠지만, 제가 전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낸 앨범이에요" - 소프라노 박혜상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베를린 국립오페라 등 세계 무대를 누비는 차세대 디바 박혜상이 첫 번째 앨범 'I AM HERA'(2020) 이후 4 년 만에 발매하는 앨범  'BREATHE'(숨)은 그가 팬데믹 동안 고뇌한 죽음과 삶에 대한 실존적 고민과 해답을 담은 콘셉트 앨범이다. 이번 작품의 주제이기도 한 "결코 슬퍼하지 말라. 살아있는 동안 빛나라"는 문구가 있는 세이킬로스의 비문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했다. 

 

박혜상은 다양한 음색과 놀라운 성량, 뛰어난 연기력으로 오페라의 다양한 배역과 레퍼토리를 소화할 수있는 소프라노로 차세대 디바로서의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서울대, 줄리어드 음악원 졸업 후 몬트리올 국제음악콩쿠르 준우승, 오페랄리아 콩쿠르에서 여성 부문 2위,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 콩쿠르 자르주엘라(스페니쉬 아리아) 1위를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퀸 엘리자베스 국제 음악 콩쿠르 5위 입상 및 2010년, 2014년 국립 오페라단 콩쿠르 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도이치그라모폰과 아시아 소프라노 최초로 전속계약을 체결, 'I AM HERA'를 발매했다.

 

소프라노 박혜상의 도이치 그라모폰 두 번째 정규 앨범 'BREATHE'(숨)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2024.02.0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소프라노 박혜상의 도이치 그라모폰 두 번째 정규 앨범 'BREATHE'(숨)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2024.02.0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코스모스홀에서 가진 'BREATHE'(숨)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박혜상은 "처음에는 이번 앨범에 죽음을 대하는 사람이 겪는 7가지 단계를 담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앨범을 준비하면서 저 스스로 너무 동굴로 들어갔고, 이렇게 어두운 곡을 들려드리는 것이 맞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때 세이킬로스의 비문을 만났다. 비문을 접하고 순간적으로 치유가 됐어요, 1~2세기를 살았던 사람의 마음이 현세를 사는 나에게도 같은 마음으로 울리는구나는 생각이 들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앨범의 모든 주제를 '살아가는 동안 빛나자'로 정했습니다"라며 새 앨범의 주제에 대한 소회를 말했다. 

 

박혜상은 현대 음악 작곡가 루크 하워드의 곡 '시편'을 떠올렸고, 루크 하워드에게 기존작에 세이킬로스의 비문을 놓은 편곡 작품 'While You Live'(당신이 살아있는 동안)를 의뢰해 앨범의 첫 곡으로 담았다. 삶과 죽음에 대한 다양한 감정을 전할 수 있는 베르디, 레피체의 곡들도 담았다. 한국 작곡가 우효원의 작품 '어이가리'도 앨범에 담겼다. 한국 전통 현악기 아쟁 연주에 목소리를 얹어 상례악 어이가리를 레퀴엠에 연결했다.

 

박혜상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고, 앨범 자켓을 위해 태국에서 프리다이빙을 배워 수중 촬영도 진행했다. 

 

그는 "앨범 작업이 정말 너무 어려워요. 감정적 소비가 많은 편이거든요. 레퍼토리를 짜기 위해 고민하던 중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2022년 8월 산티아고로 떠났어요. 25일 동안 하루 20~30km씩 걸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이 거저 주는 선물을 누렸어요. 살면서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구나. 사람이라는 존재가 회복력도 의지도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잠깐 내려놨을 때 세상이 주는 평안함, 감사함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을 때 아침마다 맞이하는 일출은 거대한 우주의 포용처럼 느껴졌어요. 세이킬로스의 말이 더욱 다가와 앨범 작업의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구요. 이번 작품을 듣는 이 모두의 삶의 평화와 힘을 맛보며 살아갈 용기를 얻길 바라는 희망을 담았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소프라노 박혜상의 도이치 그라모폰 두 번째 정규 앨범 'BREATHE'(숨)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2024.02.0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소프라노 박혜상의 도이치 그라모폰 두 번째 정규 앨범 'BREATHE'(숨)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2024.02.0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박혜상은 "이번 앨범을 내며 혼자만 간직하고 싶은 개인적 이야기라 아무도 안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2 년간 모든 것을 쏟은 이 앨범으로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라며 앨범 작업에 대한 심적 고뇌가 컸음을 전했다. 

 

앨범 '숨'은 박혜상이 앨범을 준비하면서 꾼 자각몽에서 나왔다. 그는 "꿈 속에서 신비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을 만났고, '라 트라비아타' 속 '지난날이여 안녕'을 부르며 산을 내려왔고, 숨을 한 번 들이쉬고 물 속으로 들어갔는데 제가 완전히 사라졌을 때 꿈이 총천연색으로 바뀌며 사람들이 파티를 했다. 저는 물 속에서 숨 쉬며 그 모든 것을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두려운 순간, 물 속에서 가장 살아있는 경험을 느꼈습니다. 그때 앨범 제목을 '숨'이라고 하자 결정했죠. 앨범 재킷을 수중촬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술피리'를 하고 있을 때였는데도 중간중간 태국에서 프리다이빙 수업을 들으며 촬영을 준비했음"을 밝혔다. 

 

이제 30대 중반의 박혜상. 새 앨범을 준비하면서 인생에서 한 단계 더 성장했음을 느꼈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행복해야돼' '잘해야돼' '잘할 수 있어' 라는 중압감이 있었던 같다며 이제는 '꼭 행복하지 않아도 살아가는구나'를 배웠고, 배부름은 배고프지 않고서는 알 수 없고, 음악은 고요함 없이는 알 수 없고, 부유함은 가난함없이 모르듯이 겸손하게 기회가 주어지는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라고 ... 

 

소프라노 박혜상의 도이치 그라모폰 두 번째 정규 앨범 'BREATHE'(숨)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2024.02.0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소프라노 박혜상의 도이치 그라모폰 두 번째 정규 앨범 'BREATHE'(숨)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2024.02.0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박혜상은 오는 2월 1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갖고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국내 클래식팬들에게 직접 들려준다. 

 

그는 "세이킬로스의 마음을 생각하며 리사이틀 레퍼토리를 정했다. 1부에서 세이킬로스와 아내의 사랑, 행복한 시간, 아이 등을 연상할 수 있는 작품들을, 2부에서는 죽음을 바라보는 세이킬로스의 시선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1부에서는 루크 하워드의 'While you live'(당신이 살아있는 동안), 카를 오르프의 'In Trutina' from 'Carmina Burana'('카르미나 부라나' 중 '방황하는 나의 마음',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4개의 가곡 작품번호 27번', 마누엘 퐁세의 'Estrellita'(작은 별), 사비에르 몽살바헤 'IV. Cancio'n de cuna para dormir a un negrito'(다섯 개의 흑인노래 중 4번 '흑인소년을 위한 자장가', 마리아 그레베르의 'Te quiero, dijiste'(사랑한다 말했지요), 이고 2부는 리치니오 레피체의 'Grazie sorelle' from 'Cecilis'('체칠리아' 중 '고마워요, 자매님들), 우효원의 'How do I go'(어이가리), 우효원의 '가시리', 우효원의 '새야새야', 고영열의 '사랑가', 엘가의 Sosporo, Op.70'('탄식, 작품번호 70), 주세페 베르디의 'Ave Maria' from 'Otello'('오텔로' 중 '아베마리아', 빈첸초 벨리니의 'Casta Diva' from 'Norma'('노르마' 중 '청결한 여신)으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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