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감독 정재일 레이블 데카(DECCA)에서 데뷔 앨범 '리슨(LISTEN)' 기자간담회. 2023.02.24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음악감독 정재일 레이블 데카(DECCA)에서 데뷔 앨범 '리슨(LISTEN)' 기자간담회. 2023.02.24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흥행작 '오징어게임'의 음악감독으로 유명세를 얻은 음악감독 정재일이 피아노 연주곡 앨범을 발매하며 힐링 사운드를 선사한다.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 CC아트센터에서 열린  데뷔앨범 '리슨(LISTEN)'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음악감독 정재일은 "저한테 가장 내밀하고 편안한 악기를 고르고자 했다. 피아노는 저의 모국어나 다름없습니다. 말하는 것보다 피아노로 하는 게 더 편해요. 제 첫 음반이고 더 깊은 얘기를 하기 위해서 오롯이 혼자 얘기할 수 있는 편성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내 안에서 뭐라고 하는지 사람들의 말, 지구가 하고자 하는 말들도 듣고 싶었다. '지구가 하고자 하는 말을 듣지 못해서 코로나19 팬데믹도 겪고 전쟁도 겪었구나' 라는 생각에 앨범 전체를 디자인 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음악감독 정재일 레이블 데카(DECCA)에서 데뷔 앨범 '리슨(LISTEN)' 기자간담회. 2023.02.24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음악감독 정재일 레이블 데카(DECCA)에서 데뷔 앨범 '리슨(LISTEN)' 기자간담회. 2023.02.24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정재일 감독은 기생충 엔딩 타이틀 '소주 한 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가사는 봉준호 감독이 쓰셨다. '기생충'이라는 영화 때문에 많은 일들이 벌어진 건 사실이다. 이런 엄청난 기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무대 뒤에서 일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변화를 느끼지 못할 때도 있다"면서 "영화 음악이라는 게 뭔지, 내가 어떻게 더 학습해야 하는지, 나에게 더 필요한 게 뭔지 더 생각하게 되고 더 사랑에 빠지게 된 것 같다. 그게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성덕이 될 수 있었다. 존경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과 작업할 기회가 생겼다. 봉준호 감독님, 황동혁 감독님과도 작업했고 그런 기회를 얻게 된 것이 '나에게 굉장한 일이 생겼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고 덧붙였다. 

 

음악감독 정재일 레이블 데카(DECCA)에서 데뷔 앨범 '리슨(LISTEN)' 기자간담회. 2023.02.24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음악감독 정재일 레이블 데카(DECCA)에서 데뷔 앨범 '리슨(LISTEN)' 기자간담회. 2023.02.24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이날 발매되는 앨범 '리슨'은 지난해 6월 유니버설뮤직 산하 레이블 데카(DECCA)와 계약 이후 발매되는 첫 앨범이자 데뷔 앨범이다. 지난달 13일 선공개 싱글 '더 리버(The River)'를 포함해 '리슨'(Listen), '오션 미트 더 랜드'(Ocean Meets The Land), 'Incendies', 'Anesthesia', 'Esthesia', 'Ocean Meets The Land(Strings Version)이 수록되었다. 정재일은 자연과 인류애,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서로에게 귀를 기울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피아노 중심의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펼쳐냈다. 피아노 연주는 전설적인 녹음실로 유명한 노르웨이 소재 레인보우 스튜디오에서 녹음했고, 현악 사운드는 앞서 '기생충'과 '옥자', 정재일의 앨범 'psalms(시편)' 작업에 참여했던 부다페스트 스코어링 오케스트라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이번 앨범은 피지컬 앨범이 아닌 디지털 음원만으로 유통된다. 정재일은 차기 앨범은 CD 형태로 발매하고픈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곡과 곡 사이의 침묵까지 디자인해서 CD를 발매했는데 요즘엔 그러지 못하고 있다. 앨범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크다"라며 "이번 앨범에서는 정직하게 피아노 음악과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가기로 했지만 다음 스텝은 전통적이고 때론 일렉트로닉한 접근을 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음악감독 정재일 레이블 데카(DECCA)에서 데뷔 앨범 '리슨(LISTEN)' 기자간담회. 2023.02.24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음악감독 정재일 레이블 데카(DECCA)에서 데뷔 앨범 '리슨(LISTEN)' 기자간담회. 2023.02.24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정재일은 "연극(음악)을 하면 연극 스크립트가, 무용(음악)은 안무가 있지만 이건 음악만을 위해 처음부터 믹싱 단계까지 구상해야 했다. 음악만 들어야 하니까 숨을 곳도 없고 크래프트맨십(craftsmanship / 장인정신)을 발휘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 시간들을 들여 집중하는 게 어렵지만 그 장점이 모든 걸 상쇄해주었다"고 했다. 

 

정재일은 대중음악과 클래식을 넘나드는 연주가이자 작곡가다. 17살 나이에 밴드 긱스 베이시스트로 커리어를 시작한 이래 패닉, 박효신, 아이유 등 유명 아티스트의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는 대중음악을 넘어 바흐, 브람스, 아르보 패르트와 같은 클래식 작곡가의 영향까지 담아낸다는 평을 받는다. 재작년에는 영상 매체에 쓰인 독창적인 음악에 상을 수여하는 미국 할리우드 뮤직 인 미디어 어워즈(The Hollywood Music In Media Awards, HMMA)에서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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