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매번 하겠다고 하는 순간 그날부터 마지막 공연 끝날 때까지 후회를 하며 아쉬웠다. '다음엔 안 해야지'하면서도 하게 되는데 또 후회하게 된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가를 깨우치게 하는 작품이어서 그런 점에서는 좋은 작품인 것 같다" - 연극 '레드' 정보석
2015년, 2019년에 이어 배우 정보석이 연극 '레드'에서 세 번째 공연하는 각오를 밝혔다.
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연극 '레드' 프레스콜이 진행되었다. 하이라이트 시연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보석은 "'레드'는 짝사랑으로 끝나야지 사랑을 이루려고 했을 때 너무 큰 고통이 따르는 작품"이라며 "매번 할 때마다 마지막 공연 때 아쉽고 후회하며 다음에 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어느새 또 무대에 오르고 있다. 헤어진 연인을 보는 것 같은 감정으로 헤어지면 보고 싶고 도전하고 싶고 해보겠다고 하면서 골머리가 아프다. 이제 세 번째 작업이니 이 의지가 꺾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작품에 대한 애정도 여실히 드러냈다. 정보석은 "좋은 점이 있다. 배우로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깨우치게 해줘서 그런 점에서 저를 자극하게 해주는 좋은 작품인 것 같다"면서 "'레드'의 가장 큰 매력은 예술을 소재로 해서 인생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내가 터득한 진리는 영원할 거라는 착각을 하는데, 과거를 극복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으면 나 역시 과거가 될 거라는 각오를 망각하곤 하는데 그런 지점을 작품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여섯 번째 시즌을 맞은 연극 '레드'는 유동근이라는 국민배우가 처음으로 작품에 참여한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보여준 유동근과 정보석의 연기는 그 톤이 완전히 달라 서로의 연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할 지 무척 궁금한 부분이었다.
정보석은 "사실 오늘 형님이 연기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 연습 때는 서로 피해서 연습했는데 이 작품은 자기가 자기 삶의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의식하기보단 온전히 내게 집중하고 싶었다. 제가 그리고 싶은 로스코는 조금 더 치밀하고 치열한 뭔가 빈틈없는 로스코를 생각하며 접근하고 있다. 조금의 허점도 용서되지 않는, 자기 삶에 철저하고 치열한 로스코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 '레드'를 했을 때 이 사람이 갖고 있는 예술적 고민을 따라갈 수 없었다. 너무 괴로웠고 공연장에 오는 내내 매일 교통사고가 나기를 기도했을 정도였다. 연기는 초연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이젠 로스코가 했던 예술적 고민을 '아 이런 고민이었겠구나' 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로스코가 아닌 주관적인 로스코의 고민이 생겨서 그나마 공연장에 오는 힘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유동근이 풀어낸 로스코에 대해서는 감탄해 마지 않았다. 그는 "오늘 시연에서 묘하게 집중되고 푹 빠졌다. 초연이시지만 그사이 이런 로스코를 만들어 내셨구나 싶었다. 저는 그렇게 객관화시킬 능력이 안 돼서 온전히 저 자신으로 집중해서 봤다면 형님은 그새 객관화시켰구나 싶어 역시 명불허전이었다"라며 극찬했다.
연극 '레드'는 추상표현주의 시대의 화가 마크 로스코와 가상인물인 조수 켄의 대화를 그린 2인극이다. 씨그램 빌딩 벽화에 얽힌 마크 로스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다. 극중 마크 로스코와 켄 두 인물은 각각 구세대와 신세대를 대변하며 갈등화 이해, 화합의 과정을 펼친다. 내년 2월 1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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