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 현장(헬렌 서덜랜드 역 송선미, 토미 역 노기용, 헬렌 서덜랜드 역 문소리).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 현장(헬렌 서덜랜드 역 송선미, 토미 역 노기용, 헬렌 서덜랜드 역 문소리).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연극 '광부화가들'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공통된 질문은 바로 '예술은 무엇인가요'이다. 

 

탄광촌 출신 작가 리 홀(Lee Hall)이 대본을 쓴 이 작품은 1930년대 영국 동북부 뉴캐슬의 탄광지대 애싱톤의 갱도 안에서 일해 온 광부들이 매주 화요일 미술감상수업을 시작으로 '애싱톤그룹'이라는 어엿한 미술동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린다. 어려서 탄광촌에서 지낸 리 홀은 2007년 그림 그리는 광부들인 애싱턴그룹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광부화가들'을 완성해 영국 뉴캐슬 라이브 씨어터(Newcastle Live Theatre) 무대에서 첫 선을 보였다.

 

한국에서는 2010년 명동예술극장에서 연출가 이상우의 번역, 연출버전으로 초연되어 제3회 '대한민국 연극상 작품상' 수상,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선정 등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함께 받았다. 이후 2013년 명동예술극장에서 재공연 되었고 9년 만인 2022년 12월 1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세 번째 대단원의 막을 올린다. 

 

18일 서울 성북구 극단 신세계연습실에서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 공개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연습에는 배우 강신일, 박원상, 문소리, 송선미, 정석용, 송재룡, 윤상화, 오용, 김중기, 오대석, 노수산나, 김한나, 김두진, 노기용이 참석했다.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 현장(헬렌 서덜랜드 역 문소리).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 현장(헬렌 서덜랜드 역 문소리).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애싱턴그룹의 그림을 높이 평가하고 화가들에게 후원을 제안하는 미술애호가 헬렌 서덜랜드 역을 맡은 문소리는 이날 "저는 초연 때 출연했다. 그런 작품이 많지 않은데 문득문득 생각이 나는 작품이었다. 저한테 계속 질문을 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초연 때는 선배님들한테 의지하면서 무대가 낯설었던 때라 그냥 줄줄줄 쫓아가다가 끝냈었다"면서 "세월이 지날수록 '내가 좋은 작품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종종 들던 작품이다. 영화, 드라마는 '내가 다시 이 작품을 한다면'이라는 생각이 잘 안들지만 연극은 재연을 하게 되면서 훨씬 더 깊어지고 풍성해지는 경험을 해 본적이 있어 기다리던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그림으로 예술에 접근하는 과정이 있는데 연극으로 시작해 영화, 드라마를 거치면서 저한테 계속 하던 질문이 이 작품 안에는 들어있다. 아직도 저는 그 답을 찾아가는 중이고 이 작품도 정답을 안겨주는 작품은 아니지만 찾아가는 과정 속에 있다"라며 "헬렌이라는 인물이 귀족이다 보니 저한테는 멀게만 느껴지고 어려웠는데 이제는 약간 틀어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 '그림에 신념이 있는 사람'으로 할려고 하니 그때랑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가고 있다"면서 캐릭터에 동기화되어 가고 있음을 전했다.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 현장(헬렌 서덜랜드 역 송선미).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 현장(헬렌 서덜랜드 역 송선미).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같은 배역의 송선미는 "저는 그냥 상우 선생님이 제안하시면 언제든지 '예스'인지라 합류했다. 사실 이 작품에 참여하는 후배들에 대한 믿음이 강해 하겠다고 했고, 많은 생각과 질문을 하면서 매일을 보내고 있다. 누구의 삶과 굉장히 비슷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 지점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가고 있다"면서 "보시는 분들도 '따뜻한 삶의 행복은 무엇인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예술은 무엇인가' 등 여러가지 질문들을 하게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걸 준비하면서 관객들에게 많은 걸 주고 싶고 즐겁게 해주고 싶다"라며 이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누드모델 일을 하며 미술학도의 길을 잃지 않는 당찬 여대생 수잔 팍스 역은 노수산나와 김한나가 더블 캐스팅 됐다.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 현장(수잔 팍스 역 노수산나).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 현장(수잔 팍스 역 노수산나).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노수산나는 "오랜만에 선배님들이랑 공연 무대에 올라 즐겁다. '사람들은 누구나 지금의 나보다 변화를 원하지 않나'라는 질문을 하셨다. 누구나 지금의 내가 만족스럽냐 그렇지 않냐를 떠나 '변화했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모든 사람들이 하니까 그것을 작품에서 보여주고 싶다. 그런 부분이 공감이 가고 연습 시간에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게 즐겁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 현장(수잔 팍스 역 김한나).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 현장(수잔 팍스 역 김한나).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김한나 역시 "저도 오랜만에 연극을 하는데 재미있는 선배님들과 함께 해서 연습하러 오는 시간이 즐겁다. 저의 이런 재미를 무대를 보러 오시는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 현장(연출가 이상우).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 현장(연출가 이상우).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2022년 연극 '광부화가들'은 모든 배역이 더블캐스팅이다. 이상우 연출은 "초연 때는 원캐스트로 공연했다. 이번에는 8명의 캐릭터가 더블캐스팅으로 진행된다. 팀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캐스트가 무작위로 섞인다. 계산해보니 총 256개 조합이 나오는데, 총 65회 공연이니까 모든 확률의 공연을 다볼 수는 없지만 매회 보는 사람도 재미있는 공연이 될 거 라고 생각한다"며 기대와 성원을 당부했다. 

 

연극 '광부화가들'은 평범한 광부들이 미술감상 수업을 통해 화가가 되어가는 이 작품에서 문화와 예술이 그들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보여준다. 초연부터 외국공연임을 무색하게 하는 따뜻한 번역과 인간미 넘치는 연출로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 낸 연출가 이상우와 지난 작품에 이어 또는 새로이 이 작품에 참여하는 배우들이 보여줄 또 다른 감동이 기대된다. 12월 1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대단원의 막을 올려 2023년 1월 22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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