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2013년인가요? 오래됐네요 ... 다른 배우들은 다 다른 배역을 하고 있는데 '나는 왜 아직도 올리버인가' 라는 생각을 해 보고 물어봤죠. 대답은 '이거 밖에 할 게 없다'네요" 한편으로는 좋고 아쉬기도 한데 10년이 지나 늙어 가능할까 내심 걱정을 많이 했다" - 연극 '광부화가들' 올리버 역 강신일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올리버 역 강신일).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올리버 역 강신일).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어릴 때부터 가장으로 광부를 하다가 그림을 그리며 진정 좋아하는 일을 찾은 올리버. 그에게 헬렌은 후원을 제안한다. 올리버는 광부를 그만두는 건 포기하는 거라며 주저하고 그런 그에게 헬렌은 말한다 "하고 싶은 걸 하세요. 올리버 자신이 누군지 증명해보이는 거에요. 새로운 세상을 제안하는 것. 자기 인생을 자기 손으로 만들어보세요"라고.

 

연극 '광부화가들'은 1930년대 영국 동북부 뉴캐슬의 탄광지대 애싱턴을 배경으로 평생 좁고 캄캄한 갱도 안에서 삶을 위한 여정을 꾸려가던 광부들이 매주 화요일 저녁시간에 마련된 '미술감상수업'에 참여하게 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미술감상수업의 라이언 선생님은 시행착오 끝에 미술을 감상하기보다는 스스로 그림을 그려볼 것을 제안하고 시간이 지나며 광부들은 점점 화가가 되어갔다.

 

실제로 탄광촌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작가 리 홀은 이토록 놀라운 '애싱턴그룹'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2007년 연극 '광부화가들(The Pitmen Painters)'을 영국의 뉴캐슬 라이브 씨어터(Newcastle Live Theatre)에서 선보였다. 한국에서는 2010년 명동예술극장에서 연출가 이상우의 번역, 연출버전으로 초연되어 제3회 '대한민국 연극상 작품상' 수상,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선정 등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함께 받았다. 이후 2013년 명동예술극장에서 재공연 되었다.

 

약 10년만에 돌아온 연극 '광부화가들'은 한국 초·재연을 이끌어온 연출가 이상우의 진두지휘 하에 명작의 품격을 더욱 드높일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올리버 역 강신일).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올리버 역 강신일).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18일 서울 성북구 극단 신세계연습실에서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 공개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연습 공개 현장에 참석한 올리버 역의 배우 강신일은 "새로운 작품을 하는 기분이다. 올리버가 그림을 만나면서 새로운 빛을 발견하는 성장하는 과정이 핵심 관전 포인트다. 올리버뿐만 아니라 광부들 전체의 성장 과정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극중 '예술에는 정답이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 예술 잘 모릅니다. 제가 하는 것 중 가장 잘하는 것이 연기라 그냥 그걸 했을 뿐인데 그러다보니 만나는 사람들과 작업을 하면서 생성되는 에너지 같은 것들이 모여 예술이 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광부화가들'은 예술가가 아닌 광부들을 통해 '예술이 뭔가'라는 점을 생각해 보고 이야기가 전개되어 굉장히 좋게 받아들여졌다"고 덧붙였다.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올리버 역 박원상).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올리버 역 박원상).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같은 올리버 역의 박원상은 "올리버 역할을 하고 있는데 다른 올리버가 나올 거 같다. 사실 샘(이상우 연출)이 이 작품을 하자고 했을 때 명동예술극장에서 하는 줄 알고 덥석하겠다고 했는데 아니더군요(웃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작품에 임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대본 받고 보니 올리버뿐만 아니라 여기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이 성장하는 이야기다. 올리도도 그렇고 저도 무대 위에서 성장하고 싶고 그런 모습들이 관객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정식 공연이 오르는 날까지 올리버를 제대로 만나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했다.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로버트 라이언 역 박원상).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로버트 라이언 역 박원상).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극중 광부들의 미술감상 교실을 위해 애싱턴을 방문하는 강사 로버트 라이언 역을 맡은 이대연은 "오랜만에 동창회처럼 모여서 하는 연극이라 즐겁고 연극이라는 것이 같이 하는 사람들의 재미로 하는 거라 서로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고 그런다"면서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거니까 장르는 다르지만 연극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공감할 것도 많고 새겨들을 것도 많다. 그런 것들이 훨씬 더 공감하기 쉬웠던 거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로버트 라이언 역 박원상).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로버트 라이언 역 박원상). 2022.11 1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순수하고 단순하지만 표현이 서투르며 미술에 큰 재능을 보이는 지미 플로이드 역의 윤상화는 "저는 사실 어릴때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그림을 그려 볼까' 하고 있었는데 막히더군요. 스승도 없고 손을 놓고 있던 차에 이 작품을 만났는데 너무 재미있다"며 "지미라는 친구는 전혀 다르게 그림을 보고 세상을 보는데 저는 지미라는 친구에게 배우는 시간 같다. 그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 '광부화가들'은 평범한 광부들이 미술감상 수업을 통해 화가가 되어가는 이 작품에서 문화와 예술이 그들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보여준다. 초연부터 외국공연임을 무색하게 하는 따뜻한 번역과 인간미 넘치는 연출로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 낸 연출가 이상우와 지난 작품에 이어 또는 새로이 이 작품에 참여하는 배우들이 보여줄 또 다른 감동이 기대되는 연극 광부화가들은 2022년 12월 1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대단원의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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