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29일(금)~31일(일)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공연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사진 왼쪽부터 국립극장 극장장 박인건, 작곡가 겸 지휘자 박범훈, 안무가 국수호) 2023.11.2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공연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사진 왼쪽부터 국립극장 극장장 박인건, 작곡가 겸 지휘자 박범훈, 안무가 국수호) 2023.11.2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3회 공연, 3번의 리허설, 3개월 간의 각 파트별 연습 등을 포함 30억원 정도의 예산이 추산됩니다. 하지만 저희는 고향 같아서 50주년을 뜻깊게 각인시키자는 결의를 가지고 헌신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래를 말하는 것이죠"

 

국립극장은 남산 이전 50주년을 맞아 기념공연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50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대형 칸타타(교성곡)로 각 분야 최고 거장인 작곡가 겸 지휘자 박범훈, 연출가 손진책, 안무가 국수호 세 명이 의기투합했다. 작품의 중심인 '월인천강지곡'은 작곡가 박범훈이 2년에 걸쳐 작곡한 미발표곡으로 독창·중창·합창과 동서양의 관현악이 결합한 칸타타로 서곡과 8개 악장으로 구성했다. 기악 반주는 국악기 위주로 편성하되 부족한 소리는 서양 악기로 채워 풍성하게 만들었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국립극장 극장장 박인건, 작곡가 겸 지휘자 박범훈, 안무가 국수호가 참석했다. 연출가 손진책은 건강상 이유로 불참했다.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공연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국립극장 극장장 박인건) 2023.11.2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공연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국립극장 극장장 박인건) 2023.11.2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박인건 극장장은 "국립극장이 남산에 자리잡은지 50년이 됐다. 국립극장은 공연장과 연습실, 행정시설과 무대 제작소까지 갖춘 국내 유일의 제작 극장이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연출이 가능해졌고, 분야별 예술단체가 한자리에 모이며 한국 창작예술의 거점으로 자리매김 했다.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에 고민이 많았는데 의견을 모으던 중 국립극장의 성장을 함께하신 분들과 함께 공연을 만들게 됐다"라며 이번 공연 제작 의의를 밝혔다. 

 

초연의 지휘는 작곡가 박범훈이 직접 맡는다. 작품의 극적인 선율을 끌어내 경건하면서도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연출가 손진책이 극 공연 못지않은 무대·영상·조명·의상 등을 조화롭게 펼쳐내는 가운데 안무가 국수호가 완성한 다채로운 움직임까지 더해져 통념을 깨는 현대적인 무대를 완성한다. 이 무대를 위해 국악관현악단과 서양 오케스트라가 합쳐진 관현악단 97명을 중심으로 합창단 174명, 창극단 11명, 무용단 31명 등 총 313명이 출연한다.

 

작품은 567년 전 세종대왕이 직접 쓴 '월인천강지곡'을 바탕으로 한다. '마치 달이 천 개의 강에 비추는 것과 같다'라는 의미를 지닌 '월인천강지곡'은 세종이 먼저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한극로 지은 찬불가로 석가모니의 전 생애를 담고 있다. 제작진은 월인천강지곡에 녹아든 군주로서의 외로움과 지아비로서의 지고지순한 순정, 한글이 만백성에게 전파되기를 바란 마음에 주목 '사랑'과 '화합'에 방점을 찍는다. 

 

작가이자 시인인 박해진이 작사를 맡아 원문의 '도솔래의'를 '흰 코끼리 타고 오신 세존'으로 풀어쓰는 등 지금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쉬운 노랫말로 만들었다.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공연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작곡가 겸 지휘자 박범훈) 2023.11.2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공연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작곡가 겸 지휘자 박범훈) 2023.11.2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박범훈 작곡가는 "코로나가 심했던 지난 2년, 박해진 시인과 연이 닿아 노랫말에 곡을 붙이는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지금까지 작업한 곡 중 가장 긴 시간을 고민한 작품이다. 21세기 '월인천강지곡'을 만들자는 방향성에 동의 했으나, 시를 노래로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까다로웠다"면서 "결국엔 단순하게 '우리의 소리'로 엮어보자는 결론이었다. 원곡 자체가 백성들을 위해 훈민정음이 많이 알려지도록 쓰인 곡이기에 쉽게 이해하고 부를 수 있는 곡으로 만들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0년 전 국립극장이 남산으로 이전할 때 '별의 전설', '수궁가' 등 개관작품 2개를 작곡한 것이 인연이 되어 이후 국립극장의 무용극 대부분을 작곡했다. 작곡가들은 항상 곡을 쓰고 나도 부족함을 느낀다. 국립극장 측에서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영광스럽게도 이번 작업을 함께하게 됐지만 그만큼 부담도 크다. 50년 전부터 인연을 함께 한 친구들(손진책 연출, 국수호 안무가)의 도움을 받아 이 작품을 올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세존(석가모니의 다른 이름)과 소헌왕후 역은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김준수와 이소연이 각각 맡았다. 창법과 곡 해석 등 노래 지도는 박범훈과 오랜 시간을 맞춰온 김성녀가 맡았다. 이외에도 세종 역의 김수인을 비롯해 민은경, 유태평양 등 창극단 주역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다양한 인물을 노래한다. 30여 명의 국립무용단원은 독무·3인무·6인무·군무 등 다채로운 움직임으로 극적 몰입을 끌어올리며, 인물의 내면을 표현하는 분신으로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관객의 몰입을 높인다.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공연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안무가 국수호) 2023.11.2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공연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안무가 국수호) 2023.11.28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안무가 국수호는 "1973년 개관한 국립극장에서 국립무용단 1호 남자 무용수로 활동했다. 국립극장이 저를 키워준 본태가 아니고 어머니가 되고 제가 성장하고 여러 가지 지금까지 하는데 저의 모든 밑걸음이 되어줬다. 50주년을 맞아 대작 안무에 참여하게 되어 감개 무량하다"며 "손진책 연출, 박범훈 작곡가와는 그때도 친구, 지금도 친구다. 제가 무용수로 성장하는 과정에는 항상 박범훈 선생의 곡이 있었다. 국립극장에서 함께 활동하고, 마당놀이 장르를 개척한 예술적 동지들이 지금은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작품의 합류는 굉장히 뜻깊다. 그 바쁜 세종대왕이 어떻게 작품을 남겼을까 관심을 두고 보니 사랑이었다. 소헌왕후에게 보내는 사랑이기도 하지만 백성을 생각하는 인내천 정신으로 그들에게 다가가려는 세종대왕의 백성사랑이 이 시를 짓게 했고 '월인천강지곡'이라는 불후의 명작을 탄생시키지 않았나 싶었다. 이에 제 움직임도 사랑, 부딪힘 그리고 내유와 외유를 통한 화합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감기로 불참한 손진책 연출도 전언을 통해 "600여 년 전 노래가 동시대 관객에게 와 닿게 하고, 칸타타이지만 총체성을 띤 무대로 지금껏 보지 못한 신선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사랑에 초점을 두고 연출했다. 조선 최고의 커플인 세종과 소헌왕후, 훈민정음을 퍼뜨리려고 했던 애민정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리와 음악을 시각화하는데 집중하며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은 군주로서의 외로움과 지아비로서의 지고지순한 순정, 한글이 만백성에게 제대로 전파되길 바라던 마음이 담긴 노래를 통해 '사랑'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다. 작품은 '일천 강에 달이 뜨네, 오늘의 달이 뜨네. 아 아름다움이여 일천 강에 뜨는 달이여. 달이 뜨네, 달이 뜨네. 오늘의 달이 뜨네' 라는 가사처럼 사랑은 어느 곳에나 존재하며, 우리 모두에게 와닿는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나라 안의 벽을 없애려는 강인한 의지와 사랑을 보였던 세종과 같이 달빛이 어디에 서나 비추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월인천강지곡'을 노래하며 따뜻하고 깊은 울림을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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