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환상동화 프레스콜(김동연 연출, 한소빈, 윤문선, 강하늘, 송광일, 장지후, 기세중, 박규원, 최정헌, 백동현) 2019.12.26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지난 2013년 공연 이후로 멈춰있던 세 광대들의 동화 '환상동화'가 다시 막을 올렸다. 

 

환상과 현실사이에서 펼쳐지는 한편의 동화로 많은 관객의 마음에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 '환상동화'는 전쟁, 사랑, 예술광대가 이끌어 가는 하나의 이야기이다. 피아노와 음악을 사랑한 남자 한스와 전쟁에 나간 오빠를 기다리는 여자 마리가 주인공이 되어 환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완성되는 세 광대의 이야기는 마치 우리의 삶과 닮았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길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연극 '환상동화'의 하이라이트 시연 프레스콜이 있었다. 이날은 총 4막에 걸쳐 하이라이트 시연이 펼쳐졌고 배우 강하늘, 송광일, 장지후, 기세종, 육현욱, 박규원 최정헌, 백동현, 한소빈, 윤문선이 참여했다. 

 

연극 환상동화 프레스콜(김동연 연출) 2019.12.26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시연 후에는 인터뷰가 이어졌다. 인터뷰에는 김동연 연출도 참석했다. 김동연 연출은 6년 전과 올해의 '환상동화'의 다른 점은 "중요한 점은 무엇을 바꾸는가보단 무엇을 지키고 간직하는가였다. 처음 이 작품을 대학가에 올릴때의 원래 의미를 지켜갈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다. 그래서 관객들이 만족할 수 있게 여러가지 비주얼적인 부분과 음악적인 요소들을 보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6년 만에 돌아왔는데 주목해야 할 부분은 광대 캐릭터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며 무대 위에서 우스꽝스러운 존재이지만 신과 같다고 생각한다. 사랑, 전쟁, 예술의 세 광대가 무대 위에서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관객들에게 익살스럽게 전달해 준다. 전쟁같은 이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꾸고 사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최종 메시지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연출은 "'환상동화'에는 전쟁도 있고 사랑도 있고 예술도 있다. 한스와 마리는 본인들이 정해진 운명을 사는거 같지만 최종적으로는 본인들이 원하는 꿈과 사랑을 향해 간다"는 것이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언급했다. 

 

연극 환상동화 프레스콜(한스 역 박규원, 예술광대 역 육현욱) 2019.12.26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에서 이미 호흡을 맞췄던 김동연 연출과 배우 강하늘은 이번 '환상동화'를 통해 두 번째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직전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좋은 호응으로 인해 '대세 배우'의 입지를 다시 한 번 굳힌 강하늘과의 작업에 대해서 김동연 연출은 입가의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김동연 연출은 "강하늘 배우는 잘생기고 인기도 높고 잘하고 있다. 연출로는 대만족이다. '신흥무관학교'때도 그랬지만 재능이 있는데 성실하기까지 해서 이 점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간혹 재능이 있으면 게으른 사람도 있지만 강하늘은 그런 점이 없다는 부분이 놀랍다. 다른 분야에서 강하늘과 같이 작업해 본 감독님들은 이 점에 대해 공감할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연극 '환상동화' 프레스콜 2019.12.26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100분간의 판타지

환상동화'에는 서로 다른 성격과 사상을 지닌 사랑광대, 전쟁광대, 예술광대가 등장해 살항, 전쟁, 예술의 속성을 모두 담고 있는 한편의 이야기를 만들며 전개된다. 광대들이 창작한 이야기 속의 주인공인 음악가 ‘한스’와 무용수 ‘마리’는 결핍을 지닌 존재다. 서로를 채워주며 나아가는 이들의 러브스토리는 익살스러운 광대들의 구연에 의해 펼쳐지며 흥미를 더한다. 
 

'환상동화'는 크게 두 가지 서사를 띄고 있다. 개성 넘치는 세 명의 광대를 보는 재미와 더불어 ‘한스’와 ‘마리’의 러브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다. 광대들이 보이는 마임, 마술, 음악, 노래 등의 다채로운 퍼포먼스는 ‘연극’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총체적인 예술이 집합된 공연으로 완성돼 색다른 매력을 맛볼 수 있다. 더불어 음악가 ‘한스’의 피아노 연주와 무용수 ‘마리’의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무용 안무는 그들의 러브스토리에 감동의 깊이를 더한다.

 

아울러 탄탄한 스토리의 근간인 대사도 주목할 만하다. 각자의 주장과 고집이 쎈 광대들이 툭툭 던지는 대사는 깊은 무게를 싣고 있다. 삶에 대한 통찰과 사조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고전 작품 한 편을 읽는 듯한 감상을 안겨주며 잠든 사유를 깨워준다. 수려한 대사를 전달하기 위한 배우들의 열연은 공연장의 열기를 더한다. 

 

연극 환상동화 프레스콜(사랑광대 역 강하늘, 전쟁광대 역 장지후, 예술광대 역 육현욱) 2019.12.26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사랑과 전쟁 그리고 예술을 이야기하는 세 광대 

슬픔과 사랑을 상징하는 사랑광대 역에는 최근 '대세 배우'의 주가를 높이고 있는 강하늘과 매 작품마다 감성 짙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송광일이 함께한다. 

 

송광일은 "사랑광대 역은 가장 순수하다라고 생각해 감정이 솔직한 어린아이에게서 모티브를 많이 얻고 도움을 받았다. 한스와 마리의 이야기에 집중하다보면 광대들의 매력을 느끼실 수 있다. 세 광대는 각자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때문에 한스와 마리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면 광대의 매력 또한 고스란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강하늘은 "작품에 참여한 것에 만족을 나타내며 역할의 비중은 연출님의 선택에 맡겼다"면서 "가장 적합한 배역을 주셨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 연습 중"이라는 소감을 말했다.

 

예술과 광기를 상징하는 예술광대 역에는 카멜레온 같은 캐릭터 변신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원종환과 연기파 배우 육현욱이 캐스팅 되었다. 대립과 전쟁을 상징하는 전쟁광대 역에는 셈세한 감정선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연기 변신을 선보이는 기세중과 파워풀한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을 보여왔던 장지후가 화려한 변신을 한다. 

 

장지후는 "배우가 역할을 만들어내기 위한 주시는 연출님의 디렉팅은 굉장히 명확하다. 무대 위에서 연출님의 디렉팅을 잘 지켜나갈려고 노력 중"임을 강조했고, 기세중 배우는 "전쟁광대가 가장 이성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쟁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현실을 얘기하는 것이라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나갈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연극 '환상동화' 프레스콜(한스 역 박규원, 최정헌, 백동현) 2019.12.26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광대들의 이야기의 중심이자 고독과 내면에 빠진 한스 

광대들이 그리는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고독과 내면에 빠진 작곡가 한스 역에는 박규원, 최정헌, 백동현이 함께 한다.

 

넓은 캐릭터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박규원은 "극 중 가장 좋아하는 대사가 '한스는 단 하나를 잃었지만 그로인해 모든 것을 잃었다'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잃은 청력으로 인해 자신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음악도 잃는다. 살아가야 할 이유를 잃은 한스는 희망을 품고 카페에 가서 마리를 만나게 된다. 즉 한스에게 마리는 '삶의 이유가 생겨버린 존재"라며 한스와 마리의 필연적 운명에 대해 설명했다. 

 

매 작품 몰입도 높은 연기를 선보이는 최정헌은 "이번 작품에서 부러운 것 중 하나가 박규원 배우는 성악과를 나와서 피아노를 잘친다는 점이다. 조기교육의 필요성을 새삼 깨달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마리와 한스의 관계에 대해서는 "전쟁 중 청력을 상실하고 세상과 단절된 한스에게 마리는 다시 세상속으로 들어가게 하는 키와 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대학가 연극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신예 박동현은 "극 초반 프롤로그에서 사랑광대가 전쟁광대에게 태엽을 감아 돌려 소생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청력을 잃은 한스에게 마리는 바로 태엽이 아닐까 생각한다. 혼자 있을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한스에게 마리는 태엽을 등에 꽂고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생명력을 불어넣고 밝게 빛으로 채워나가는 모습에서 마리는 한스에게 태엽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연극 '환상동화' 프레스콜(마리 역 한소빈, 윤문선) 2019.12.26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한소빈, 윤문선이 표현하는 춤을 사랑하는 마리 

마리 역에는 자신만의 매력으로 공연계를 이끌 신예 한소빈과 연기와 발레 실력을 겸비한 신예 윤문선이 합류했다. 둘 다 이번 '환상동화'를 통해 연극에 입봉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윤문선은 "현역 무용수로 활동해왔고 이번 작품을 통해 연극에 입봉했다. 부담도 크고 셀레임도 있다. 엄청난 기회가 주어졌는데 영광스럽고 마리라는 캐릭터는 관객들에게 몸으로 정서를 표현하고 전달해야한다. 그 부분에 있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세 광대 중 예술광대가 가장 와닿는데 그 이유로는 예술광대가 가지고 있는 웅장함과 에너지가 사랑광대나 전쟁광대를 제압할 수 있어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소빈은 "첫 데뷔작으로 환상동화에 참여할 수 있어 감사하다. 크리스마스 선물같은 환상적인 데뷔인 거 같다. 마리 캐릭터는 몸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매력적인 배역이다. 저는 무용수 출신이 아니다보니까 몸을 만들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마리의 감정선이다. 단락단락 등장해서 몸으로 표현하고 감정을 전달해야하기 때문에 마리의 심리 상태나 감정선, 그리고 정서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표현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극 '환상동화' 프레스콜 2019.12.26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세 광대의 등장으로 시작하는 '환상동화'. 전쟁광대는 인간의 파괴본능을 자극하는 전쟁을, 사랑광대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애절한 사랑을, 예술광대는 영원불멸의 가치를 창조하는 예술의 이야기를 한다.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는 세 광대는 결국 전쟁, 사랑, 예술을 아우르는 이야기를 선택한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청력을 상실한 피아노 치는 남자 한스와 시력을 잃어버린 춤추는 여인 마리를 중심으로 전쟁터와 카페를 오가며 '환상동화'는 전개된다. 전쟁으로 비유되는 차가운 현실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세 광대는 마음을 움직이는 하나의 작은 이야기가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외치고 있다. 

 

이렇듯 대사, 움직임, 음악, 무용, 마임, 마술까지 다양한 장르가 결합되어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한편의 동화가 바로 '환상동화'이다. 연극 ‘환상동화’는 2020년 3월 1일까지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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